미성년 투자자의 해외 주식 비중이 최근 5년간 두 배 가까이로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이 투자한 주요 해외 주식은 애플, 테슬라, 마이크로소프트 등 미국 빅테크 종목이었다. 과거 인기를 모았던 ‘어린이펀드’는 저조한 수익률로 갈수록 쪼그라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어린이 투자 23%는 해외 주식

'어린이 서학개미' 5년간 두 배 늘었다…인기 주식은 애플·테슬라
4일 한국경제신문이 미래에셋증권의 21만여 개 미성년 주식투자자(만 18세 미만) 계좌를 분석한 결과 이들의 자산 가운데 해외 주식 비중은 지난달 25일 기준 23%에 달했다. 2019년 말 12%에서 5년 새 두 배 가까이로 증가했다.

이 비중은 글로벌 증시가 약세이던 작년 말 21%였다. 2021년 말 25%에 비해 감소세를 보였지만 올 들어 국내외 증시가 회복하면서 다시 비중이 커졌다.

이들의 해외 주식 평가액은 2019년 1인당 84만원 수준에서 지난달 25일 기준 187만원으로 121.3% 늘어났다. 이들이 가장 많이 보유한 해외 종목은 애플(1만2655명), 테슬라(8031명), 마이크로소프트(5395명), 엔비디아(3974명) 순이었다.

미성년 투자자 자산 가운데 국내 주식 비중도 2019년 38%에서 지난달 25일 51%까지 올라갔다. 국내 주식 평가액은 같은 기간 1인당 275만원에서 412만원으로 49.8% 증가했다.

국내 종목 가운데서는 ‘국민주’로 꼽히는 삼성전자 보유자가 4만6628만 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카카오(1만3929명), 삼성전자 우선주(1만3867명), 네이버(7955명), SK아이이테크놀로지(6298명) 순이었다.

미성년 투자자의 자산에서 펀드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9년 25%에서 지난달 25일 기준 7%로 쪼그라들었다. 1인당 펀드 자산 평가액도 같은 기간 181만원에서 56만원으로 감소했다.

2020년부터 주식 직접투자 열풍이 불면서 미성년 투자자들도 펀드를 줄이고 국내외 주식 투자를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어린이펀드도 크게 감소

자산운용업계의 어린이펀드는 설정액이 크게 감소한 것으로 파악됐다. 1999년 처음 출시된 어린이펀드는 설정액이 한때 1조원이 넘었지만 지난 3일 기준 4342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어린이펀드는 어린이가 금융교육과 더불어 종잣돈을 마련하도록 조성된 펀드다. 운용보고서를 어린이 눈높이로 작성하고 장기적 관점에서 가치주에 투자하는 특징이 있다.

설정액 감소 원인은 부진한 수익률이다. 금융정보평가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어린이펀드 22개의 수익률은 3일 기준 10.5%로 국내 주식형 펀드 평균(17.8%)을 밑돌고 있다.

장기 수익률도 좋지 않다. 최근 2년 수익률은 -19.7%로 마이너스다. 3년 수익률은 31%지만 국내 주식형펀드 평균(44%)에 못 미친다. 운용업계 관계자는 “어린이펀드에 세제 혜택이 없어 일반 펀드 대비 메리트가 없는 점도 인기 하락 원인으로 꼽힌다”고 말했다.

배태웅/박의명 기자 btu10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