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수연 추모사업 추진위원장 김동호 인터뷰…7∼9일 1주기 추모전
"타고난 배우 강수연, 그런 배우 다시 만나긴 쉽지 않죠"
"강수연은 한마디로 말하자면 '타고난 배우'죠. 그런 배우를 다시 만나긴 참 어렵겠단 생각이 들죠."
강수연 1주기 추모전을 준비해온 '강수연 추모사업 추진위원회'의 김동호 추진위원장(현 강릉국제영화제 이사장)은 지난 3일 연합뉴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한국이 낳은 '원조 월드 스타' 강수연은 지난해 5월 7일 별세했다.

세상을 떠나기엔 아직 이른 나이인 55세였다.

강수연 추모에 뜻을 모은 영화인들은 김 위원장을 중심으로 추모사업 추진위원회를 꾸렸다.

추진위는 오는 7일부터 9일까지 강수연 1주기 추모전 '강수연, 영화롭게 오랫동안'을 개최한다.

추모전은 메가박스 성수와 한국영상자료원에서 강수연이 출연한 주요 작품을 상영하고 해당 작품의 감독과 배우 등이 관객과의 대화 등을 통해 강수연을 회고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김 위원장은 추모전에 대해 "강수연의 연기 경력 등을 조명하고 그가 한국 영화사에 남긴 족적을 되돌아보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달 중순에는 강수연 추모집도 발간된다.

강수연이 앨범에 보관하고 있던 미공개 사진을 포함한 사진집인 이 책에는 봉준호 감독과 설경구 배우 등 영화인들이 강수연을 추모하는 글도 수록된다.

김 위원장은 추모집에 대해선 "요즘 젊은 세대는 아무래도 강수연을 잘 모를 수 있다"며 "젊은 세대도 '강수연은 이런 배우였다'고 한눈에 알 수 있도록 사진 중심으로 편집했다"고 설명했다.

"타고난 배우 강수연, 그런 배우 다시 만나긴 쉽지 않죠"
강수연 추모전의 기획 의도는 '강수연의 업적과 위상을 2023년의 시점에서 새롭게 제고하는 것'이다.

강수연 추모의 현재적 의미로 볼 수 있다.

김 위원장은 "요즘 한국 영화가 전 세계의 주목을 받는 영화로 떠올랐는데 과거 한국 영화의 저력이 뒷받침된 것"이라며 "이 점에서 1980∼1990년대 한국 영화를 세계에 알린 강수연의 역할이 컸다"고 강조했다.

강수연은 스물한 살 때인 1987년 임권택 감독 영화 '씨받이'로 베네치아 국제영화제 여우주연상을 받으며 '월드 스타'의 칭호를 얻었다.

세계 3대 영화제에서 수상한 한국 배우는 강수연이 최초였다.

1989년에는 '아제아제 바라아제'로 당시 공산권 최고 권위였던 모스크바 영화제에서 최우수 여자배우상을 받았다.

김 위원장과 강수연의 인연은 각별하다.

모스크바 영화제에서 강수연을 처음 만난 김 위원장은 그가 세상을 떠나기 직전까지 함께했다.

영화인장(葬)으로 치러진 강수연의 장례식을 준비한 장례위원회 위원장을 맡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1989년 모스크바 영화제에 같이 간 때부터 30여년 동안 친딸같이 가까운 동료로 지냈다"며 "1주기를 맞으니 새삼스럽게 빈자리가 크게 느껴진다"고 털어놨다.

그는 강수연이 세상을 떠나기 20여일 전에도 같이 식사했다며 "강수연은 그때도 굉장히 밝았다.

새로 찍은 영화 '정이'의 넷플릭스 공개를 앞두고 정말 좋아했다"고 회고했다.

김 위원장은 강수연 1주기 추모전 뒤에도 다양한 방식의 추모사업을 할 계획이다.

그는 "2주기인 내년에는 강수연에 관한 좀 더 학술적인 책도 발간하려고 한다"며 "강수연을 영화사적 관점에서, 연기론적 관점에서 조명하는 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