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영동에 세 번째로 모습을 드러낸. 반달가슴곰 '오삼이(코드 번호 KM-53)'. 연합뉴스
충북 영동에 세 번째로 모습을 드러낸. 반달가슴곰 '오삼이(코드 번호 KM-53)'. 연합뉴스
지리산서 태어났지만, 경북과 경남, 충북 등을 광범위하게 돌아다니며 생활하는 반달가슴곰 '오삼이(코드 번호 KM-53)'가 충북 영동에 모습을 드러냈다. 오삼이가 영동에 나타난 것은 이번이 벌써 세 번째다.

5일 영동군은 전날 오전 8시50분께 상촌면 물한리 민주지산 부근에 반달곰 오삼이가 출몰했다고 밝혔다.

오삼이는 2020년 6월과 이듬해 6월에 이어 영동군에 세 번째 모습을 드러냈고, 지난해 6월에는 바로 옆 마을인 옥천군 청산면 명티리에 등장했다.

오삼이는 환경부의 지리산 반달곰 복원사업을 통해 태어난 53번째 한국(Korean) 수컷(Male) 곰이라는 뜻에서 코드 번호 'KM-53'을 부여받았고, 한반도 중남부를 떠돌며 생활하는 탓에 '콜럼버스 곰'이라고도 불린다.

'오삼이'는 경북 김천에서 국립공원공단이 부여한 코드 번호 'KM-53'에서 따와 지어준 이름이다.

2015년 1월 태어나 같은 해 10월 지리산에 방사된 수컷이지만, 2017년 두 차례나 지리산을 벗어나 회수된 적이 있고, 이듬해 5월 대전∼통영 고속도로 함양분기점 인근에 고속버스에 부딪혀 왼쪽 앞발이 골절되기도 했다.

치료 후 2018년 8월 경북 김천의 수도산에 재방사된 이후에도 한곳에 머물지 않고, 경북과 경남, 전북, 충북 등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2020년 6월 영동읍 화산2리에서 양봉용 벌통 4개를 부수고 꿀을 먹어 치운 오삼이는 이곳에서 20여일 머물다가 수도산 일대로 돌아갔다.

한창 호기심이 많던 두 살 무렵 지리산을 벗어나 이동하기 시작한 오삼이는 경남북과 전북, 충북 남부 일원까지를 서식지로 봐야 한다.

국립공원야생생물보전원 관계자는 "야생 곰은 계절이나 먹이, 번식 등을 위해 이동하는데 오삼이의 경우 다른 개체보다 활동반경이 크다"면서 "오삼이가 사람을 기피하도록 훈련됐고, 24시간 위치 추적하는 만큼 사람과 접촉할 일은 없겠지만 혹시 마주치면 뒷걸음질로 자리를 피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