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이 인수 막바지인 대우조선해양의 인력 확충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인수 지연으로 이탈된 인력을 조기에 끌어모아 선박 수주를 확대하고 신사업 추진에 나서는 등 경영 정상화 속도를 높인다는 전략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그룹은 대우조선에서 한화 계열사로 이직한 직원을 대상으로 다음달부터 파견 근무를 제안할 방침이다. 파견 기간이 종료되면 개인 의사에 따라 잔류 또는 복귀를 선택할 수 있는 안을 짜고 있다. 대우조선을 잘 아는 이들 직원을 급파해 ‘업무 공백’을 메우겠다는 구상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엔 대우조선의 특수선(군함, 잠수함 등) 등 방산 분야에서 근무했던 직원들이 다수 일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른 기업으로 이직한 대우조선 출신 직원들을 대상으로 개별 면담에도 나서고 있다. HD한국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조선업체 직원이 1순위 대상이다. 조선업 경쟁력의 핵심 인력인 설계, 연구개발, 생산관리 등 사무직을 조기 확보하기 위해서다. 한화는 타사 대비 낮은 대우조선의 임금을 보전할 수 있는 인센티브 확대 방안도 강구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대우조선 직원의 1인 평균 연간 급여액은 7300만원이지만, HD현대중공업은 8472만원이다.

대우조선은 자체적으로 신입사원 채용에도 나섰다.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심사 기간이었던 지난달 20일엔 설계, 생산관리, 사업관리, 품질·안전 등 대부분 분야에서 신입 직원 모집 공고를 냈다. 지난 3일부터는 1년 이상 경력 보유자를 대상으로 생산직 채용도 진행 중이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필요시 계열사 인력 전환배치 방안을 검토 중이지만, 특정 계열사나 인물을 정해놓진 않았다”며 “조선업계 인재를 다각도로 채용하는 방안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대우조선의 임직원 수는 2014년부터 8년 연속 줄어들고 있다. 2017년 말(1만144명)까지만 해도 1만 명이 넘었지만 2020년 9028명, 2022년 8300명으로 감소했다.

김형규 기자 k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