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MS) 등 빅테크 최고경영자(CEO)들이 참석해 4일(현지시간) 열린 백악관 인공지능(AI) 대책 회의에 깜짝 방문했다. 이날 백악관은 AI 분야 지원책을 내면서 빅테크 CEO들에게 윤리·도덕적 책임을 다해달라고 당부했다.

이날 회의는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주재로 열렸다. 생성형 AI 챗봇인 챗GPT가 등장한 뒤 AI 윤리를 비롯한 정부 차원의 안전장치 마련 방안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진 영향이다. 이날 회의에는 순다르 피차이 알파벳 CEO, 사티아 나델라 MS CEO, 챗GPT 개발사인 오픈AI의 샘 올트먼 CEO 등 AI를 선도하는 기업 CEO가 총출동했다. 백악관에서는 해리스 부통령을 비롯해 제프 자이언츠 대통령 비서실장, 제이크 설리번 국가안보보좌관, 레이얼 브레이너드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이날 회의에 깜짝 방문한 것은 부상하는 AI 기술에 대한 미국의 복잡한 심경을 대변한다는 평가다. AI가 내포한 위험성을 간과할 수 없지만, 중국과의 기술 패권 경쟁을 감안할 때 마냥 규제만 할 수도 없기 때문이다. 해리스 부통령은 성명에서 “민간 부문은 AI 제품의 안전성과 보안에 대한 윤리·도덕·법적 책임을 지닌다는 입장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올트먼 CEO는 행사 뒤 기자들과 만나 “백악관은 올바른 방향으로 일이 진행되기를 원한다”며 “어렵지만 우리가 감당할 수 있는 일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백악관은 AI 기술 개발을 위한 당근책도 냈다. 국가과학재단에서 AI 기술 개발에 1억4000만달러를 투자하기로 하면서다. 기업들도 AI 시스템 평가에 참여하는 등 정부 정책에 적극 협조하기로 했다.

이지훈 기자 liz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