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금융당국이 지역은행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대형 은행으로부터 자금을 확보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실리콘밸리은행(SVB)과 시그니처은행 등의 파산으로 미국 연방예금보험공사(FDIC)의 자금력이 부족해져서다.

4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보도에 따르면 FDIC는 예금보험기금(DIF)을 확충하기 위해 은행에 ‘특별 수수료(보험료)’를 부과하는 방안을 이르면 다음주 발표할 예정이다. FDIC는 자산을 기준으로 수수료 부과 대상을 정할 예정이라 대형 은행이 주로 부담을 질 전망이다. 자산이 500억달러(약 66조원) 미만인 은행은 부과 대상에서 제외되거나 특별 수수료를 2년에 걸쳐 분납할 수 있어서다.

FDIC가 특별 수수료 부과를 검토하는 것은 지난 3월 파산한 SVB와 시그니처은행의 예금을 전액 보장하고, 퍼스트리퍼블릭은행의 파산 손실을 일부 부담하며 DIF에서 보험액이 대거 빠져나갔기 때문이다. DIF는 예금보험에 가입한 은행이 분기마다 내는 보험료로 충당한다. 미국 금융당국이 지역은행 위기 확산을 막기 위해 DIF를 활용하기로 하면서 그동안 최종 부담자가 누가 될 것인지를 놓고 논란이 이어졌다.

미국 증시에서 지역은행 주가는 최근 급락세를 이어가며 은행 위기 불안을 반영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미국 연방 및 주 당국이 은행주 급락 사태의 배경에 ‘시장 조작’이 있었는지 조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노유정/장서우 기자 yj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