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대관식] 보석 444개 왕관에서 운명의 돌까지…진귀한 보물 총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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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에드워드 왕관, 무게 2.23㎏…왕비관에서는 '피눈물의 다이아' 빠져
700년 대관식 의자, 12세기 성유 숟가락도 등장…의복 등 일부 재활용 대관식은 평소 보기 힘든 영국 왕실의 가장 귀한 보물이 총동원되는 행사다.
다만, 찰스 3세 국왕 부부는 선대 왕과 왕비의 옷과 왕관 등을 일부 재사용하고, 현대에서 논란이 될만한 품목은 조정했다.
◇대관식 왕관·제국 왕관·왕비관
찰스 3세의 대관식 왕관은 성 에드워드 왕관으로도 불리며 대관식에서 가장 상징적인 물품이다.
보석 444개가 박혔으며 무게가 2.23㎏에 달한다.
1661년 찰스 2세를 위해 제작돼 대관식에 사용됐으며, 이후 조지 5세가 200여년 만에 다시 썼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이 왕관의 무게를 감당하기 위해 연습을 많이 한 것으로 알려졌다.
11세기 마지막 앵글로 색슨 왕인 성 에드워드의 원래 왕관은 1649년 올리버 크롬웰 시절 의회가 녹여버려서 다시 만들었다.
평소엔 다른 왕관들과 함께 런던탑에 보관돼있고, 입장권을 사고 들어가야 볼 수 있다.
대관식 왕관은 너무 무겁기 때문에 예식이 끝나고 버킹엄궁으로 돌아갈 때는 무게 1㎏으로 가벼운 제국 왕관을 쓴다.
커밀라 왕비는 1911년 찰스 3세의 증조할머니인 메리 왕비가 대관식 때 썼던 왕비관을 손봐서 쓴다.
왕비관은 새로 제작하는 관행을 깼다.
20세기 이후 왕비들이 대관식에서 착용한 인도 식민지 '피눈물'의 상징인 코이누르 다이아몬드는 뺀다.
◇황금마차·700년 된 대관식 의자·운명의 돌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 버킹엄궁으로 돌아가는 '대관식 행렬'에서 찰스 3세 국왕 부부는 황금마차를 탄다.
나무에 금박을 입혀 만든 황금마차는 1831년부터 대관식 때마다 사용됐다.
무게가 4t(톤)에 달하고 크기가 길이 8.8m, 높이 3.7m로 거대하다.
왕실 회색 말 8필이 끌며 걷는 속도로만 굴러간다.
서스펜션이 가죽으로 돼 있어 승차감이 매우 좋지 않아서 20대였던 여왕도 타고 고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찰스 3세 부부는 웨스트민스터 사원으로 갈 때는 신형 '다이아몬드 주빌리 마차'를 탄다.
2012년 여왕 즉위 60주년 기념으로 제작됐으며, 무게 3t에 전동창문, 냉난방장치, 최신식 서스펜션 등이 갖춰졌다.
2014년 의회 개회식에 참석할 때 처음 사용됐다.
대관식 의자는 1300년에 에드워드 1세 지시로 제작됐으며 1399년 헨리 4세 대관식 때부터 사용됐다.
에드워드 1세는 스코틀랜드에서 전리품으로 빼앗아 온 무게 150㎏의 붉은 사암인 '운명의 돌'을 아래에 넣기 위해 이 의자를 만들었다.
'운명의 돌'은 성스러운 물품으로 여겨지며 스코틀랜드 국왕의 왕권을 상징한다.
◇웨스트민스터 사원…국왕의 힘 상징하는 보주·홀·반지
웨스트민스터 사원 대관식은 1066년 윌리엄 1세 때 시작됐으며, 찰스 3세가 40번째 국왕이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장례식도 이곳에서 치러졌다.
대관식 때 찰스 3세는 승인, 서약, 성유 의식 등을 마친 뒤 보주(orb)와 홀(笏·scepter), 검 등 군주의 힘을 나타내는 레갈리아(대관식에 쓰이는 물품)를 받는다.
공 모양의 보주는 17세기에 금으로 제작됐다.
보석 띠로 3면이 나뉜 것은 세계가 3개 대륙으로 이뤄졌다는 중세 시대 지식에 따른 것이고, 꼭대기 십자가는 기독교 세계를 상징한다.
국왕의 오른손에 놓였다가 왕관을 쓸 때는 제단에 올려진다.
홀은 속세의 힘을 상징하는 십자가 홀과 영적 역할을 뜻하는 비둘기 홀 두 가지다.
십자가 홀은 찰스 2세 이후 대관식에 늘 쓰였으며 세계에서 가장 큰 투명 다이아몬드인 530캐럿 '컬리넌Ⅰ'이 박혀있다.
국왕의 반지는 붉은 루비가 십자가 모양으로 박혔으며, 오른손 네 번째 손가락에 끼워 왕의 위엄을 드러낸다.
1831년에 제작된 윌리엄 4세의 것을 에드워드 7세 때부터 사용했다.
'헌납의 검'은 1821년 조지 4세 대관식 때 제작된 것으로, 대주교는 검을 축복한 뒤 왕에게 건네며 선을 보호하고 악을 처벌하는 데 사용하라고 명령한다.
군의 수장 역할을 상징하는 '속세 정의의 검', 신앙의 수호자로서 역할을 상징하는 '영적 정의의 검', 칼끝이 없는 '자비의 검'(커타나)도 쓰인다.
◇동물 친화적 성유…할아버지 옷 재사용 찰스 3세는 할아버지 조지 6세의 대관식용 흰색 리넨 원피스인 '콜로비움 신도니스', 대관식 검을 차기 위한 혁대인 검대, 대관식 장갑 등을 재사용하는데 이는 이례적인 일이다.
금색 소매가 달린 금색 코트인 '슈퍼튜니카'와 그 위에 입는 금색 '제국 망토' 역시 재사용한다.
찰스 3세는 대관식 초기엔 진홍색 예복을, 끝날 때는 보라색 예복을 입는다.
성유를 바를 때 입는 '콜로비움 신도니스'는 신 앞에 순결함을 나타낸다.
성유는 예루살렘에서 난 올리브에 참깨, 장미, 재스민, 계피, 오렌지꽃 등으로 향을 낸 동물친화적 올리브 오일이다.
이전 성유에는 사향유와 향유고래에서 나오는 용연향이 포함돼있어서 동물 학대나 야생동물 보호와 관련한 우려가 있었다.
성유를 바를 때 쓰는 숟가락은 12세기 은도금 제품으로, 대관식 용품 중에 가장 오래된 것이다.
/연합뉴스
700년 대관식 의자, 12세기 성유 숟가락도 등장…의복 등 일부 재활용 대관식은 평소 보기 힘든 영국 왕실의 가장 귀한 보물이 총동원되는 행사다.
다만, 찰스 3세 국왕 부부는 선대 왕과 왕비의 옷과 왕관 등을 일부 재사용하고, 현대에서 논란이 될만한 품목은 조정했다.
◇대관식 왕관·제국 왕관·왕비관
찰스 3세의 대관식 왕관은 성 에드워드 왕관으로도 불리며 대관식에서 가장 상징적인 물품이다.
보석 444개가 박혔으며 무게가 2.23㎏에 달한다.
1661년 찰스 2세를 위해 제작돼 대관식에 사용됐으며, 이후 조지 5세가 200여년 만에 다시 썼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이 왕관의 무게를 감당하기 위해 연습을 많이 한 것으로 알려졌다.
11세기 마지막 앵글로 색슨 왕인 성 에드워드의 원래 왕관은 1649년 올리버 크롬웰 시절 의회가 녹여버려서 다시 만들었다.
평소엔 다른 왕관들과 함께 런던탑에 보관돼있고, 입장권을 사고 들어가야 볼 수 있다.
대관식 왕관은 너무 무겁기 때문에 예식이 끝나고 버킹엄궁으로 돌아갈 때는 무게 1㎏으로 가벼운 제국 왕관을 쓴다.
커밀라 왕비는 1911년 찰스 3세의 증조할머니인 메리 왕비가 대관식 때 썼던 왕비관을 손봐서 쓴다.
왕비관은 새로 제작하는 관행을 깼다.
20세기 이후 왕비들이 대관식에서 착용한 인도 식민지 '피눈물'의 상징인 코이누르 다이아몬드는 뺀다.
◇황금마차·700년 된 대관식 의자·운명의 돌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 버킹엄궁으로 돌아가는 '대관식 행렬'에서 찰스 3세 국왕 부부는 황금마차를 탄다.
나무에 금박을 입혀 만든 황금마차는 1831년부터 대관식 때마다 사용됐다.
무게가 4t(톤)에 달하고 크기가 길이 8.8m, 높이 3.7m로 거대하다.
왕실 회색 말 8필이 끌며 걷는 속도로만 굴러간다.
서스펜션이 가죽으로 돼 있어 승차감이 매우 좋지 않아서 20대였던 여왕도 타고 고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찰스 3세 부부는 웨스트민스터 사원으로 갈 때는 신형 '다이아몬드 주빌리 마차'를 탄다.
2012년 여왕 즉위 60주년 기념으로 제작됐으며, 무게 3t에 전동창문, 냉난방장치, 최신식 서스펜션 등이 갖춰졌다.
2014년 의회 개회식에 참석할 때 처음 사용됐다.
대관식 의자는 1300년에 에드워드 1세 지시로 제작됐으며 1399년 헨리 4세 대관식 때부터 사용됐다.
에드워드 1세는 스코틀랜드에서 전리품으로 빼앗아 온 무게 150㎏의 붉은 사암인 '운명의 돌'을 아래에 넣기 위해 이 의자를 만들었다.
'운명의 돌'은 성스러운 물품으로 여겨지며 스코틀랜드 국왕의 왕권을 상징한다.
◇웨스트민스터 사원…국왕의 힘 상징하는 보주·홀·반지
웨스트민스터 사원 대관식은 1066년 윌리엄 1세 때 시작됐으며, 찰스 3세가 40번째 국왕이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장례식도 이곳에서 치러졌다.
대관식 때 찰스 3세는 승인, 서약, 성유 의식 등을 마친 뒤 보주(orb)와 홀(笏·scepter), 검 등 군주의 힘을 나타내는 레갈리아(대관식에 쓰이는 물품)를 받는다.
공 모양의 보주는 17세기에 금으로 제작됐다.
보석 띠로 3면이 나뉜 것은 세계가 3개 대륙으로 이뤄졌다는 중세 시대 지식에 따른 것이고, 꼭대기 십자가는 기독교 세계를 상징한다.
국왕의 오른손에 놓였다가 왕관을 쓸 때는 제단에 올려진다.
홀은 속세의 힘을 상징하는 십자가 홀과 영적 역할을 뜻하는 비둘기 홀 두 가지다.
십자가 홀은 찰스 2세 이후 대관식에 늘 쓰였으며 세계에서 가장 큰 투명 다이아몬드인 530캐럿 '컬리넌Ⅰ'이 박혀있다.
국왕의 반지는 붉은 루비가 십자가 모양으로 박혔으며, 오른손 네 번째 손가락에 끼워 왕의 위엄을 드러낸다.
1831년에 제작된 윌리엄 4세의 것을 에드워드 7세 때부터 사용했다.
'헌납의 검'은 1821년 조지 4세 대관식 때 제작된 것으로, 대주교는 검을 축복한 뒤 왕에게 건네며 선을 보호하고 악을 처벌하는 데 사용하라고 명령한다.
군의 수장 역할을 상징하는 '속세 정의의 검', 신앙의 수호자로서 역할을 상징하는 '영적 정의의 검', 칼끝이 없는 '자비의 검'(커타나)도 쓰인다.
◇동물 친화적 성유…할아버지 옷 재사용 찰스 3세는 할아버지 조지 6세의 대관식용 흰색 리넨 원피스인 '콜로비움 신도니스', 대관식 검을 차기 위한 혁대인 검대, 대관식 장갑 등을 재사용하는데 이는 이례적인 일이다.
금색 소매가 달린 금색 코트인 '슈퍼튜니카'와 그 위에 입는 금색 '제국 망토' 역시 재사용한다.
찰스 3세는 대관식 초기엔 진홍색 예복을, 끝날 때는 보라색 예복을 입는다.
성유를 바를 때 입는 '콜로비움 신도니스'는 신 앞에 순결함을 나타낸다.
성유는 예루살렘에서 난 올리브에 참깨, 장미, 재스민, 계피, 오렌지꽃 등으로 향을 낸 동물친화적 올리브 오일이다.
이전 성유에는 사향유와 향유고래에서 나오는 용연향이 포함돼있어서 동물 학대나 야생동물 보호와 관련한 우려가 있었다.
성유를 바를 때 쓰는 숟가락은 12세기 은도금 제품으로, 대관식 용품 중에 가장 오래된 것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