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필·지민·피프티피프티, 모두 신스팝 신곡…"따뜻한 소리 특징"
1980년대 유행한 신시사이저 활용한 팝…'레트로' 열풍 타고 재유행
아련하게 젖는 복고 감성…거장부터 신인까지 빠진 신스팝 매력
데뷔 55년 차 '가왕' 조용필부터 6개월 차 신인 그룹 피프티 피프티, 세계적인 그룹 방탄소년단의 지민까지….
세대와 성별, 팬층도 제각각인 이들이 최근 내놓은 음원에는 공통점이 있다.

바로 1980년대 유행한 팝 장르인 '신스팝' 곡들이라는 것이다.

1970년대 말 처음 등장해 80~90년대를 주름잡았던 신스팝이 최근 '레트로'(복고) 열풍과 듣기 편안한 음악을 찾는 청취자들의 수요와 맞물려 주류로 떠오르고 있다.

아련하게 젖는 복고 감성…거장부터 신인까지 빠진 신스팝 매력
신스팝은 전자 악기의 일종인 신시사이저를 사용한 팝 음악을 아우르는 장르다.

1970년대 말 신시사이저가 대중적으로 보급되며 음악계에 자리 잡았으며 휴먼 리그, 듀란 듀란 등이 대표적인 가수다.

국내에서는 나미의 '빙글빙글', 조용필의 '단발머리' 등이 초창기 대표적인 신스팝 곡으로 꼽힌다.

신스팝의 특징은 테크노나 EDM(일렉트로닉 댄스 뮤직) 등 전자 악기가 사용된 다른 장르에 비해 따뜻하고 아날로그 악기에 가까운 소리를 낸다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도시적이고 세련된 분위기와 쉽고 흥겨운 멜로디를 지닌 경우가 많아 '아련하면서도 신이 나는' 음악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유튜브에서 신스팝을 모아 소개하는 영상들이 '퇴근길, 혹은 드라이브할 때 듣기 좋은 음악'이라고 소개하는 이유도 감성적이지만 처지지는 않는 신스팝의 특징 때문이다.

아련하게 젖는 복고 감성…거장부터 신인까지 빠진 신스팝 매력
1980년대까지 '첨단 음악'으로 여겨지던 신스팝은 1990년대 후반부터는 다소 촌스러운 스타일로 전락해 대중에게 외면받았다.

그러다 최근 캐나다의 인기 가수 위켄드, 두아 리파, 마일리 사이러스 등 해외 팝스타들을 중심으로 다시 등장하기 시작했고, 세계적인 복고 열풍을 타고 국내 대중음악계에서도 주류 장르 중 하나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K팝 사상 최단기간 빌보드 '핫100'에 진입하며 화제가 된 피프티 피프티의 '큐피드'도 청량한 신시사이저 사운드가 특징인 신스팝이다.

피프티 피프티의 리더 새나는 지난달 기자간담회에서 '큐피드'의 인기 이유에 대해 "듣기 편하고 몽글몽글한 느낌의 신스팝이라 해외 팬들이 먼저 들어준 것 같다"고 말했다.

정민재 대중음악평론가는 "최근에 사랑받는 신스팝은 신시사이저의 따뜻하고 인간적인 사운드를 부각하는 특징이 있다"며 "아련한 감성과 복고풍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아련하게 젖는 복고 감성…거장부터 신인까지 빠진 신스팝 매력
신스팝의 또 다른 특징은 록, 디스코, 발라드, 댄스 등 여러 장르와 결합해 다양한 형태로 만들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 조용필과 지민, 피프티 피프티가 내놓은 곡들은 모두 같은 신스팝 곡이지만 세부 장르로 들어가면 차이점이 있다.

조용필의 '필링 오브 유'(Feeling of You)는 록을 기반으로 한 1980년대 '뉴 웨이브'에 가까운 청량하고 흥겨운 분위기의 신스팝이다.

앞서 지민이 발표한 첫 솔로 음반 타이틀곡 '라이크 크레이지'(Like Crazy)는 강한 드럼 비트에 애절한 멜로디가 어우러진 댄스팝에 가까우며, 피프티 피프티의 '큐피드'는 디스코 분위기를 강하게 풍긴다.

이처럼 무궁무진하게 활용 가능한 신스팝의 유행은 당분간 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정민재 평론가는 "신스팝은 신시사이저를 어떤 장르와 분위기로 활용하느냐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변주될 수 있다"며 "최근 들어 유행이 시작된 만큼 당분간은 유행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련하게 젖는 복고 감성…거장부터 신인까지 빠진 신스팝 매력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