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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우의 퀀트 포커스

실적 시즌 개시 이후 수익률…서프라이즈 7.12%↑-쇼크 4.93%↓
미국 정책 수혜 등 수익 구조 좋아진 종목 주가 많이 올라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반환점을 돈 1분기 실적 시즌의 분위기가 나쁘지 않다. 컨센서스(증권가 전망치 평균)를 웃돈 성적표를 내놓은 ‘어닝 서프라이즈’ 종목들이 작년 4분기 실적시즌 때보다 많아졌고, 주가도 대체로 실적을 따라 움직이는 모습이다.

작년 4분기 실적시즌엔 발표된 실적과 주가 사이의 연관성이 약했다. 한경 마켓PRO는 <'컨센서스의 굴욕'? 서프라이즈·쇼크 종목 수익률 '비슷'>을 통해 실적과 주가가 따로 움직이는 기현상을 분석한 바 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4일까지 1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한 상장사 중 영업이익이 증권사 세 곳 이상의 전망치로 형성된 컨센서스(4월7일 집계치)를 20% 이상 웃돈 종목은 31곳이다. 컨센서스를 20% 이상 밑돈 실적을 내놓은 상장사 21 곳보다 많다. 4월7일은 삼성전자가 1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한 실적시즌 개시일이다.

작년 4분기 실적 시즌에는 삼성전자가 잠정실적을 발표한 1월31일에 집계된 컨센서스를 기준으로 서프라이즈 종목은 23곳에 불과한 반면, 쇼크 종목은 109곳에 달했다.

조창민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이번 실적시즌에 어닝 서프라이즈 종목이 많아진 데 대해 “그동안의 전망치가 다소 과도하게 하향조정됐던 점을 확인할 수 있다”는 의미를 부여했다.

또 그는 “주가 수익률과 어닝 서프라이즈 강도의 연관성도 높은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며 “다시 (주가에 대한) 펀더멘털의 설명력이 높아지고 있는 과정”이라고 판단했다.

지난 4일까지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한 30개 종목의 4월7일 이후 평균 주가수익률은 7.12%, 어닝 쇼크를 기록한 21개 종목의 평균 수익률은 –4.93%였다.

인프라 투자를 포함하는 미국의 리쇼어링 정책 수혜주를 비롯해 앞으로도 좋은 수익성을 유지할 것으로 기대되는 종목들이 주가수익률 상위를 차지했다. 미국 정부는 제조업 생태계를 복원하기 위해 세제 혜택을 비롯한 지원 정책으로 글로벌 기업들을 유혹하는 한편, 인프라 투자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자료=에프앤가이드 데이터가이드
자료=에프앤가이드 데이터가이드
영업이익 잠정치가 컨센서스를 20% 이상 웃돈 종목 중 지난 한달여 동안 주가가 가장 많이 오른 종목은 HD현대건설기계로, 39.94% 상승했다. 이 회사의 지난 1분기 영업이익은 800억원으로, 컨센서스(523억원)보다 52.96% 많은 수준이다. 영업이익이 컨센서스를 웃돈 비율이 가장 큰 건 아니지만, 주력시장이 중국에서 미국과 신흥시장으로 바뀌는 과정에서 나타난 호실적이라 시장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한영수 삼성증권 연구원은 HD현대건설기계의 1분기 실적에 대해 “특별한 일회성 요인 없이 달성한 수익성이라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며 “수익성이 우수한 북미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84% 급증하며 중국의 공백을 상쇄했다”고 설명했다.

HD현대건설기계와 마찬가지로 건설용 중장비를 만드는 두산밥캣의 1분기 영업이익은 3697억원으로 컨센서스(2198억원)을 68.21% 웃돌았고, 실적시즌에 들어선 뒤 주가는 24.55% 상승했다.

또 다른 미국 리쇼어링 정책 수혜주인 HD현대일렉트릭과 LS일렉트릭(LS ELECTRIC)도 실적 시즌 동안 주가가 각각 35.86%와 18.32% 상승했다. 미국 뿐만 아니라 네옴시티를 비롯한 대규모 복합도시 건설이 추진되는 중동 지역과 선박용 제품 수요로 향후에도 호실적을 이어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방탄소년단(BTS)의 단체활동 중단 이후에도 수익성이 유지됐다는 게 1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로 확인된 하이브도 한달여 동안 주가가 34.79% 상승했다. 하이브의 지난 1분기 영업이익은 컨센서스(417억원)보다 25.86% 많은 525억원이다.
자료=에프앤가이드 데이터가이드
자료=에프앤가이드 데이터가이드
반면 기대에 못 미친 1분기 실적을 내놓은 기업들 중에서는 2차전지 소재 관련 종목인 천보솔루스첨단소재의 주가가 각각 31.49%와 18.98% 하락했다. 천보는 1분기 주력 제품 가격이 크게 하락한 데다, 중국의 전기차 수요 부진으로 출하 물량까지 감소한 탓에 영업이익이 컨센서스(120억원)보다 86.36% 적은 16억3700만원에 그쳤다.

중국 리오프닝에 따른 화장품 수혜가 기대됐지만, 그에 못 미친 실적을 내놓은 아모레G아모레퍼시픽의 주가가 각각 15%대로 솔루스첨단소재의 뒤를 이었다.

반면 포스코퓨처엠은 1분기 영업이익은 컨센서스의 절반 수준에 불과했지만, 실적시즌 기간 동안 설비투자 결정과 수주 소식을 전한 영향으로 주가가 14.36% 상승했다.

컨센서스의 반토막 수준에 그친 141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효성중공업은 전력기기 시장의 호황 기대감에 힘입어 주가가 19.24% 올랐다.

한경우 기자 ca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