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칼럼] 히로시마 원폭 한인 희생자 위령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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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자칼럼] 히로시마 원폭 한인 희생자 위령비](https://img.hankyung.com/photo/202305/AA.33383271.1.jpg)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오에 겐자부로가 히로시마 원폭 20주년인 1965년 낸 르포 문학 <히로시마 노트>의 한 대목이다. 월간지에 2년간 연재한 것을 단행본으로 묶은 이 책에는 히로시마 원폭 피해자들의 삶과 죽음, 극한의 고통 속에서도 인간성을 놓지 않은 휴머니즘이 배어있다. 작가는 “어린 아기만 살리고 본인은 타 죽었다는 자기희생의 삽화보다도 이 어린 엄마의 선택이 가슴을 때리지 않을까”라고 했다.
평화공원 한쪽에는 강제징용 등으로 히로시마에 왔다가 희생당한 조선인들을 기리는 ‘한국인 원폭 희생자 위령비’가 있다. 히로시마 원폭 투하로 7만 명이 즉사했고 20만 명이 사망에 이르렀다. 한국인 사망자 수는 2만~3만 명으로 추정된다. 위령비에는 “히로시마 시민 20만 희생자의 1할에 달하는 한국인 희생자 수는 묵과할 수 없는 숫자다”라고 새겨져 있다.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오는 19~21일 히로시마 G7정상회의 기간에 이 위령비를 공동 참배한다고 한다. 한·일 정상 첫 공동 참배이자 한국 대통령으로도 최초다. 동아시아 평화를 위한 한·일 협력의 또 하나 상징적인 일로 기념될 만하다. 폴란드 바르샤바 방문 중 유대인 위령탑 앞에서 무릎을 꿇은 빌리 브란트 전 독일 총리의 말이다. “평화가 전부는 아니다. 그러나 그것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윤성민 논설위원 smy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