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정상 셔틀 외교를 위해 1박2일 일정으로 방한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8일 한일의원연맹 소속 여야 의원들을 만났다. 여당은 기시다 총리에게 한·일 외교 정상화에 대한 긍정적 메시지를 전달했지만 야당은 과거사 문제에 대해 더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기시다 총리는 이날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한일의원연맹 회장인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과 간사장인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약 50분간 만났다.

정 의원은 회동 직후 기자들과 만나 “(면담에서 기시다 총리에게) ‘한·일관계를 위해 반 컵의 물잔이 빠르게 채워지고 있는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며 “일본의 성의 있는 노력을 좋게 평가하고 강제징용 피해자에 대한 기시다 총리의 따뜻한 메시지도 매우 인상적이었다고 말씀드렸다”고 했다.

이어 “과거사 문제에 대해 일본도 성의 있는 노력을 하려는 느낌을 충분히 감지할 수 있었다”며 “후쿠시마 오염수 문제와 관련해 한국인의 건강과 안전 문제에 대해 반드시 약속하겠다는 그런 정상회담에서의 약속 표현도 (좋은) 평가를 한다고 했다”고 전했다.

반면 윤 의원은 “면담에서 ‘한국 국민은 기시다 총리가 아베 시대를 넘어 기시다 시대를 열고 있지 못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며 “과거 문제에 대한 양국 정상의 보다 더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는 말씀을 드렸다”고 했다. 또 윤 의원은 전날 기시다 총리가 ‘가슴 아프다’는 표현을 한 것에 대해 “과거 (아키히토) 일왕이 이야기한 ‘통석(痛惜)의 염(念)’보다 못하고, 심지어 아베 전 총리가 이야기한 ‘회오(悔悟)’가 포함되지 않아 부족한 점이 많다”고 지적했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