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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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최근 국내 노동시장이 견고한 배경으로 서비스업 취업자의 증가세를 꼽았다. 경기 부진으로 제조업 취업자가 줄었지만 보건·복지, 숙박 및 음식점업을 중심으로 취업자 수가 크게 늘며 고용 훈풍을 일으켰다는 것이다.

KDI는 8일 경제동향 5월호를 발간하고 "노동시장은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취업자 수가 큰 폭으로 증가하며 양호한 모습"이라며 이같이 진단했다.

통계청이 지난달 발표한 '2023년 3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 3월 취업자 수는 2822만3000명으로 1년 전보다 46만9000명(1.7%) 늘었다. 특히 서비스업 취업자 수는 1년 전 보다 51만5000명 증가했다. 전월 증가폭(40만7000명) 보다 10만명 이상 늘었다.

숙박 및 음식점업, 금융 및 보험업, 정보통신업 등의 부문에서 취업자 증가세가 가팔라졌다. 또 고령화 여파로 돌봄 수요가 급증하면서 요양보호사 등 보건 인력 채용도 늘었다.

반면 한국 경제의 핵심축인 제조업이 움츠러들면서 관련 고용은 부진한 흐름을 이어갔다. 지난 3월 제조업 취업자 수는 1년 전보다 4만9000명 줄며 3개월 연속 내리막길을 걸었다. 건설업 취업자 수도 1년 전에 비해 2만 명 감소했다. 경기 회복 여부에 따라 고용시장이 양극화 하고 있는 셈이다.

KDI는 "제조업과 건설업의 경기 부진으로 남성의 취업자 증가폭이(지난 2월 3만7000명→3월 6만8000명)으로 낮은 증가세에 머무른 반면 서비스업 개선으로 여성(27만5000명→40만1000명)은 높은 증가세를 이어갔다"고 설명했다.

한편 한국 경제는 수출이 큰 폭으로 감소하며 경기 부진이 지속되고 있지만 내수 회복에 힘입어 급격한 하강세는 다소 진정됐다고 KDI는 평가했다. KDI는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대외 수요 위축으로 수출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면서 "내수는 설비투자의 증가세가 제한적이지만 소비와 건설기성(건설업체의 시공실적)을 중심으로 부진이 완화됐다"고 밝혔다.

허세민 기자 se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