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 건수 증가 등에 처리 속도 느려지지만 수용 가능 범위"
"분산원장식, 중앙집중식보다 운영복원력 좋지만 관리 어려워"

한국은행이 지난해 구축한 CBDC(중앙은행 발행 디지털화폐) 모의시스템이 송금 등 외부 금융기관과의 연계 거래 실험에서도 정상적으로 운영됐다.

한은이 8일 발표한 'CBDC 모의시스템 금융기관 연계실험 결과'에 따르면 이번 실험은 모의시스템이 보다 현실에 가까운 환경에서도 제대로 작동하는지 확인하기 위해 작년 7월부터 12월까지 약 5개월 동안 진행됐다.

15개 금융기관(14개 은행과 금융결제원)이 연계 실험에 참여해 CBDC 모의시스템과 분산원장 네트워크(18개 노드)를 구성했다.

한은 "CBDC 모의시스템, 금융기관 연계해도 정상 작동"
우선 CBDC의 64개 주요 기본 기능은 금융기관 연계 상태에서도 정상적으로 작동했다.

한은과 금융기관들은 추가로 ▲ 초당 거래 입력 건수 증가 ▲ 동시 활성 이용자 수 증가 ▲ 거래 대기열 크기 축소 ▲ 블록 구성 비중 조정의 4가지 시나리오에 따라 성능 실험도 수행했다.

거래 입력 수를 늘린 결과, 1초당 거래 처리 건수(TPS)는 앞서 단일 클라우드 환경에서 CBDC 모의시스템을 실험한 값(2천100건 수준)보다 10% 정도 적은 1천900건으로 측정됐다.

하지만 국내 주요 소액지급결제 인프라인 전자금융공동망의 현재 TPS가 최대 1천200건 정도(월말·급여 이체일 등)인 만큼, 10% 정도의 성능 저하는 수용할 수 있는 범위라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한은 "CBDC 모의시스템, 금융기관 연계해도 정상 작동"
지속적으로 대량 거래를 입력하면 응답 대기시간 지연 문제 등도 나타났지만, 거래 대기열 크기와 블록 구성 비중 등을 조정함으로써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이울러 이번 실험에서는 특정 기관의 노드에서 거래 처리 관련 오류가 발생해도, 나머지 참여 기관들의 업무는 정상적으로 수행됐다.

기존 중앙집중식 IT(정보기술) 시스템과 비교해 분산원장 시스템의 운영 복원력이 우수하다는 뜻이다.

하지만 참가 기관 담당자들은 대체로 중앙집중식보다 분산원장식이 문제 해결 방식, 담당자 간 의사소통 등에 어려움이 있다고 평가했다.

유희준 한은 디지털화폐기술1팀장은 "실제 CBDC 시스템을 분산원장 기반으로 운영하려면 상황을 파악할 수 있는 관제 시스템을 구축하고 관련 업무 프로세스도 수립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한은은 올해에도 실험 참여 기관을 늘려 연계 실험을 지속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