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결정력 약화…“신용 긴축 시작” [조재길의 핵심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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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밤 월드뉴스 총정리 5월9일] 간밤 월드뉴스를 총정리하는 한국경제신문 조재길 특파원의 핵심이슈입니다. 글로벌마켓나우 방송에서 사용한 파워포인트(PPT)가 기사 하단에 첨부돼 있습니다.(다운로드 가능)
Fed 설문 보니…“신용 긴축 시작”
지역은행 위기설이 진정되고 있는 가운데, 시중은행들의 대출 기준이 대폭 강화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미 중앙은행(Fed)이 시중은행 대출 책임자들을 대상으로 1분기 정기 설문 조사를 실시한 결과입니다.
대출 책임자들은 경기 둔화와 예금 유출, 상업용 부동산의 연체 가능성 등에 대비해 대출 여건을 강화하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가계에서 많이 이용하는 모기지와 자동차 대출 수요는 증가했으나, 상업용 및 산업용 부동산에 대한 수요가 많이 줄었습니다.
오스탄 굴스비 시카고연방은행 총재는 “신용 긴축은 이미 시작됐다”며 “통화 정책에도 반영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4월 기준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오는 10일 발표될 예정인 가운데, 물가가 생각보다 떨어지지 않을 것이란 우려가 나옵니다. 이날 뉴욕연방은행이 1년 후의 기대 인플레이션 설문조사 결과를 내놨는데, 4.4%였습니다. 전달(4.7%)보다는 떨어졌으나 여전히 Fed 목표치(2.0%)보다는 크게 높습니다.
엇갈린 루시드·팰런티어 주가
전기차 업체 루시드 그룹(LCID)과 팰런티어 테크놀로지(PTLR)가 증시 마감 직후 1분기 실적을 공개했는데 크게 엇갈렸습니다.
루시드의 1분기 주당순이익(EPS)은 -43센트로, 시장 예상치(-41센트)보다 저조했습니다. 매출은 1억4940억달러로, 예상치(2억990만달러)를 하회했습니다. 순손실이 눈덩이처럼 커졌습니다.
잔여 현금은 34억달러였고, 신용 한도는 7억달러였습니다. 회사 측은 “내년 2분기까지 운영하는 데 충분하다”고 했으나 시장 불안을 잠재우긴 역부족이었습니다. 루시드 주가는 시간외 거래 때 8% 넘게 밀리고 있습니다.
팰런티어 EPS는 5센트, 매출은 5억2500만달러였습니다. 각각 예상치(4센트, 5억600만달러)를 웃돌았습니다. 매출은 1년 전보다 18% 급증했습니다.
정부가 아닌 기업 고객 수는 1년 만에 50% 급증했습니다. 기업 고객 수가 155곳에 달했습니다. 팰런티어 측은 “연말까지 매 분기마다 지속적인 흑자를 기록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습니다. 팰런티어 주가는 시간외 거래에서 20% 넘게 뛰고 있습니다.
“고기 수요 급락”…타이슨 푸즈의 충격
미국의 대표적인 육류 가공·유통업체인 타이슨 푸즈(TSN) 실적은 충격을 줬습니다. EPS는 적자로 전환해 -4센트였습니다. 1년 전만 해도 2.29달러를 기록했던 곳입니다. 시장에선 79센트 흑자를 낼 것으로 봐왔습니다.
소와 돼지고기 매출이 주고 닭과 가공식품 매출은 늘었습니다. 도니 킹 최고경영자(CEO)는 “소와 돼지, 닭고기 수요가 동시에 둔화하는 건 매우 이례적”이라고 말했습니다.
올해 매출은 530억~540억달러가 될 것이란 가이던스를 내놨습니다. 종전 가이던스(550억~570억달러)보다 낮췄습니다.
타이슨 푸즈는 1분기 중 핵심 매출원인 소고기와 돼지고기 가격을 각각 5.4%, 10.3% 인하했습니다. 그런데도 전체 매출이 감소한 겁니다. 소값이 뛰는데 판매가격을 낮춰도 수요가 회복되지 못했습니다. 이익률이 감소할 수밖에 없습니다.
타이슨 푸즈 주가는 이날 16.41% 급락했습니다.
“아메리칸 항공 주가, 두 배 뛸 것”
JP모간이 아메리칸 항공(AAL) 주가가 1년 후 두 배가량 뛸 것이란 보고서를 내놨습니다.
제이미 베이커 애널리스트는 아메리칸 항공에 대한 투자의견을 중립에서 매수로 올렸습니다. 목표가는 26달러에서 29달러로 상향했습니다.
베이커 애널리스트는 “2025년 150억달러로 부채를 감축하겠다는 계획의 60%를 이미 달성했다”고 강조했습니다. 팬데믹(전염병 대유행) 이후 항공사들의 골칫거리로 떠오른 부채를 크게 줄이는 데 성공했다는 겁니다.
그는 “부채가 최고점을 찍었던 2021년 2분기 대비 주가는 35%나 낮은 상태”라며 “해외 여행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는 점까지 감안할 때 주가가 매력적”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아메리칸 항공 주가는 이날 3.53% 상승했습니다.
“콜라노비치·윌슨이냐, 배니스터냐”
월가의 대표적인 분석가들 사이에서 향후 시장에 대한 전망이 또 크게 엇갈렸습니다.
JP모간의 마르코 콜라노비치 수석전략가는 “최악은 지났다는 심리가 있는데 틀렸다”며 “고금리 여파로 연중 내내 실물 경제 및 주가가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금리 인하가 현실화한다 해도 침체 또는 금융위기 때문일 것”이라며 “방어주가 외면 받고 있는 점 역시 경기 침체의 주가 반영이 아직 안 됐다는 방증”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마이크 윌슨 모건스탠리 최고투자책임자(CIO) 역시 “거시 지표를 보면 기업 실적이 수 개월 내 악화할 것을 예고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인플레이션 둔화 자체도 기업들의 가격 결정력이 약화하고 있다는 의미”라고 했습니다.
반면 배리 배니스터 스티펠 수석전략가는 “거시 경제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데 인플레이션 역시 완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며 “S&P500지수는 2분기 및 3분기 말 4400까지 뛸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그는 “방어주보다 경기 순환주와 성장주 등을 선호한다”며 미디어·엔터테인먼트, 반도체, 기술 장비 등의 업종을 추천했습니다.
뉴욕=조재길 특파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