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CPI 영향 없다?…부채한도 X싸움 투자법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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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금요일(5일) 미국의 4월 신규고용은 예상보다 강한 25만3000개나 증가한 것으로 나왔지만, 2~3월 이전 두 달 치 신규고용은 14만9000개 하향 조정됐습니다. 그래서 지난 3개월 동안 월평균 신규고용은 22만2000개로 감소했습니다. 이전 3개월 평균인 34만5000개보다 줄어든 것입니다. 그래서 미 중앙은행(Fed)의 추가 긴축 걱정보다는 연착륙에 대한 희망과 기대를 불렀죠. 그래서 지난 금요일 주가는 2% 안팎 폭등했습니다. 팩웨스트 등 지역은행 불안도 약간은 누그러지면서 이들의 주가도 크게 반등했고요.
S&P500 지수는 4100을 다시 넘어섰습니다. 그러나 4200은 지난 9개월간 거래범위의 상단입니다. 이를 돌파하려면 뭔가 촉매제가 필요할 것입니다.
8일(미 동부시간) 뉴욕 증시의 주요 지수는 보합세로 출발한 뒤 종일 보합권에서 오르내렸습니다. 별다른 촉매제가 없었기 때문이겠죠. 다우는 0.17% 내렸고 S&P500 지수는 0.05% 강보합세를 보였습니다. 나스닥은 0.18% 상승세로 거래를 마쳤습니다. 월가에는 낙관론과 비관론이 맞서 있습니다. 아니 비관론이 우세하지만, 주가는 계속해서 강세를 유지하고 있지요.
블룸버그는 "강세론자들은 ▲강력한 노동 시장 ▲냉각되는 인플레이션 추세 ▲긴급대출까지 동원해 지역은행을 지원할 의지가 있는 미 중앙은행(Fed) 등을 근거로 증시가 골디락스(Goldilocks) 환경에 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약세론자는 ▲금리 인하에 대한 과도한 가격 책정으로 인해 위험이 하방으로 향하고 있고 ▲주가의 기술적 상단 돌파는 더 높아진 금리에 부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양측 모두 논거가 있지만 가까운 미래에는 S&P500 지수가 3800-4200 범위에서 계속 횡보할 가능성이 있다. Fed는 인플레이션 퇴치 임무를 완수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크며 긴축에 집중할 것이다. 이는 골디락스 환경처럼 보이지는 않는다"라고 지적했습니다.
팩트셋도 "낙관론 내러티브는 ▲하반기 Fed의 전환(pivot) 기대 ▲예상보다 나은 기업 실적 ▲ 강력한 노동시장에 기반한 연착륙 시나리오 ▲지속하는 기업의 자사주 매입 ▲AI 주도의 생산성 순풍을 중심으로 전개되고 있다. 반면 비관론은 ▲Fed의 긴축 장기화 ▲긴축의 지연된 영향 ▲은행 스트레스로 인한 대출 기준 강화 ▲부채한도 교착 상태 ▲잠재적 연방정부 예산지출 삭감 ▲좁은 시장의 폭 ▲높은 주식 밸류에이션 ▲시스템 펀드들의 확대된 주식 포지셔닝 등을 근거로 주장하고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강세론자들은 적지만 모멘텀을 타고 있습니다. 증권사 스티펠은 "올해 S&P500 지수 전망치를 기존 4200에서 2~3분기에 4400로 5%가량 높인다"라고 발표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는 계속해서 경기 방어주에 비해 경기 민감주를 선호한다. 미국 경제에는 굉장히 끈질긴 힘이 있다는 고무적인 신호가 있다. 역사적으로 이는 순환주에 유리하다"라고 밝혔습니다. 실제 최근 고용뿐 아니라 미 공급관리협회(ISM)의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상승하는 등 미국 경제 데이터는 강세를 보입니다. 씨티가 집계하는 미국 경제 서프라이즈 지수는 상승하고 있고, 애틀랜타 연방은행(GDP나우)의 2분기 GDP 증가율 추정치는 2.7%에 달하고 있습니다. 스티펠의 베리 배니스터 전략가는 "성장에 대해 보고 있는 것을 좋아한다. 모든 데이터를 보지만 몇 가지 핵심 변수로 범위를 좁히면 금융여건 지수 등이 중요하다. 그게 결국 주가를 목표주가로 이끄는 요인이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사람들이 지수 4400은 밸류에이션 상 비싸다고 말하지만 10년물 인플레이션 연동 국채(TIPS)의 수익률이 주식 위험을 감수하는 것의 대안이라는 걸 명심해야 한다. 주식을 주가수익비율(P/E) 20배에 매수하면 5% 실질 주식 수익률을 얻는다. 하지만 현재 TIPS 국채 수익률은 1.15~1.2%에 불과하다. 돈은 기본적으로 거의 무료로 쓸 수 있다. 실질 금리는 이제 겨우 제로를 넘어섰다. 이는 더 높은 주식 밸류에이션을 정당화한다"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지역은행 위기에 대해선 "시장은 약간의 PTSD(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를 앓고 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나 1980년대 S&L 사태(주택대부조합 부실화로 수백여 곳이 파산했음)를 떠올린다. 하지만 지금은 상대적으로 몇몇 은행에 국한되어 있고, 그렇게 장기화할 것으로 보지 않는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렇다고 그가 시장을 장밋빛으로만 보는 것은 아닙니다. 배니스터 전략가는 "나는 올해 말까지 고용이 충분히 약화할 것으로 생각한다. 그건 경기 사이클 후반기를 가리키는 신호이며, 지금처럼 소비자신뢰지수 등에서 (지금처럼) 미래지수가 아니라 현재지수까지 끌어내릴 것이다. 그렇게 되면 끝난다. 나는 우리가 상당한 둔화를 겪으리라 생각한다"라고 말했습니다.
비관론자들은 계속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모건스탠리의 마이크 윌슨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주식 시장은 계속 Fed의 금리 인하와 지속적 경제 성장이라는 두 가지 다른 세계에서의 가장 좋은 결과를 동시에 기대하고 있다. 우리는 이 두 가지 결과가 함께 나타날 가능성이 적은 것으로 보고 있고 우리 이코노미스트들은 2023년에 금리 인하를 예상하지 않는다. 주가는 이런 가능성이 낮은 결과에 대해 낙관적으로 가격을 책정하고 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현재 뉴욕 증시는 P/E 18배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습니다. 이는 지난 10년 평균보다 16%가량 프리미엄을 주고 있는 것입니다. 역사적으로 S&P500 지수가 18배 이상으로 거래될 때면 컨센서스 이익 성장율이 평균 14%를 넘거나, 미 국채 10년물 금리가 2% 미만일 때가 대부분입니다. JP모건의 마르코 콜라노비치 글로벌 리서치 헤드도 "주식, 더욱 광범위하게는 위험자산 시장이 수용하지 않고 있는 건 올해 (기대하는) Fed의 금리 인하가 경기 침체 시작이거나 금융 시장의 심각한 위기 탓일 것이라는 점"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콜라노비치는 "큰 그림에서 기업 매출과 이익 성장이 모두 하향 궤도에 머물러 있다는 것도 여전하다"라고 덧붙였습니다.
지난 주말 버크셔 헤서웨이 주주총회가 있었죠. 워런 버핏은 버크셔의 1분기 영업이익이 13% 증가했지만 "미국 경제의 믿을 수 없는 기간, 좋은 시절이 곧 끝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오늘 전반적으로 시장이 조용했던 이유는 오후 2시 Fed의 1분기 은행 시니어 대출 담당자 설문조사(SLOOS) 결과 발표를 앞두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지역은행 혼란 이후 은행들이 얼마나 대출을 조이고 있는지 알 수 있는 자료입니다. 향후 경기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인이죠. 제롬 파월 의장은 지난주 5월 FOMC 기자회견에서 "SLOOS는 은행들이 대출 기준을 높이고 대출 속도를 줄이고 있다는 다른 데이터와 전반적으로 일치한다"라고 미리 밝힌 바 있습니다.
게다가 오늘 아침 오스탄 굴스비 시카고 연방은행 총재는 야후파이낸스 인터뷰에서 "신용 경색 또는 적어도 신용 감축이 시작되고 있다는 느낌을 확실히 받고 있다"라면서 "경기 침체 가능성이 있다고 말해야 한다"라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굴스비는 이미 SLOOS를 봤을 테지요.
오후 2시 발표된 SLOOS는 은행의 대출 기준이 강화되고 수요도 악화했음을 나타냈습니다. 다만 시장이 우려했던 것 수준은 아니었습니다. 공급 측면에서 중견, 대기업을 대상으로 C&I(상업 및 산업) 대출 기준을 강화한 은행의 순(net) 비율은 작년 4분기 44.8%에서 46%로 증가했습니다. 작년 4분기에 워낙 뛰었는데, 조금 더 올라간 것이죠. 소기업에 대한 비율은 46.7%로 조사됐습니다. 특히 상업용 부동산에 대한 대출 기준은 모든 카테고리에서 강화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수요 측면도 마찬가지로 냉각됐습니다. 대기업과 중견기업의 대출 수요 감소를 보고한 은행의 비율은 4분기 31.3%에서 55.6%로 증가했습니다. 이는 글로벌 금융 위기 당시인 2009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입니다. 소기업의 대출 수요 감소는 53.3%로 높아졌습니다.
RSM은 "가장 주목할 만한 변화는 모든 규모의 기업에서 C&I 대출의 급격한 감소였다. 더 엄격해진 대출 조건 및 담보 요구는 앞으로 더 강해질 것이다. 소기업에 대한 대출은 더 심하게 조여졌다"라면서도 "전반적으로 대출이 1분기에 눈에 띄게 긴축된 건 아니고 추세적으로 이어졌다"라고 평가했습니다.
또 대출 기준이 조여져도 미국 경제나 증시가 금세 나빠지지는 않을 것이란 주장도 나왔습니다. 언리미티드 펀드의 밥 엘리엇 설립자는 "이번 경기 사이클에서 경제가 예상보다 좋았던 것은 (대출 공급이 아니라) 대부분 소득(소비)에 기인했다"라면서 "대출 기준 강화와 대출 감축은 실리콘밸리 은행(SVB)이 파산하기 이전부터 발생하고 있었다"라고 밝혔습니다.
SLOOS 발표 직후 S&P500 지수는 약 15포인트(0.35%) 정도 하락하기도 했지만 금세 회복했습니다. 오안다는 "SLOOS는 대출 수요에 대한 추악한 그림을 제외하고는 어떤 주요 놀라움도 제공하지 않았다. 전반적으로 설문조사는 경제에 대한 암울한 전망을 확인할 수 있었던 것이지만 주가는 거의 변하지 않았다"라고 밝혔습니다.
다만 금요일 폭등했던 지역은행 주가는 오늘 장 초반만 해도 급등세를 이어갔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오름세가 상당 폭 꺾였습니다. 아침에 30% 가까이 오르던 팩웨스트는 3.65% 상승세로 거래를 마쳤고, 웨스턴 얼라이언스 0.59%, 자이언 2.10% 오름세로 거래를 마쳤습니다. 아침부터 오르던 채권시장의 금리는 SLOOS가 발표된 후 추가 상승했습니다. SLOOS 보고서가 우려했던 정도는 아닌 만큼 Fed가 추가 긴축할 가능성을 조금 더 크게 본 것으로 풀이됩니다. 오후 5시께 미 국채 2년물은 전장보다 7.9bp 상승한 4.001%에 거래됐고, 10년물은 6.1bp 오른 3.507%를 기록했습니다. 2년물이 다시 4%를 넘어선 것이죠. 월가 관계자는 "지난주 강했던 고용보고서가 계속해서 영향을 미치는 가운데 오늘 애플의 회사채 발행(52억5000만 달러)이 금리 상승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습니다. 소폭 하락하던 달러화는 SLOOS 발표 이후 손실 폭을 지웠습니다. 달러도 통화정책을 잘 반영합니다.
이번 주 핵심은 역시 10일 발표되는 4월 소비자물가(CPI) 보고서입니다. 월가는 헤드라인 수치가 5.0%로 지난 3월과 같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하지만 한 달 전에 비해선 0.4%나 오를 것으로 봅니다. 3월(0.1%)보다 상승률이 높아지는 것이죠. 에너지와 음식을 제외한 근원 물가는 각각 5.4%, 0.4%로 예상합니다. 헤드라인은 3월(5.6%)보다 소폭 둔화하지만, 전월 대비로는 역시 3월(0.4%)과 같습니다. 골드만삭스는 헤드라인 수치는 5.09%, 0.50% 오르고 근원 물가는 5.59%와 0.47% 상승했을 것으로 관측합니다. 이는 콘센서스보다 약간 더 높은 것입니다. 골드만은 "근원 물가가 전월 대비 0.47%, 전년 대비 5.59% 올랐을 것으로 본다. 이는 중고차 가격이 1분기 경매 가격 강세를 반영해 4% 올랐을 것으로 보고, 의류 가격도 계절성(봄, 따뜻한 날씨)으로 인한 소비 증가로 0.8% 상승했을 것으로 추정해서다. 우리는 또 자동차 보험과 정비 가격도 계속 강했을 것으로 예상한다. 반면 여행 물가(항공료 -2%, 호텔비 -1%)는 인터넷 가격 하락 등을 봤을 때 감소했을 것으로 추정한다. 3월 주거비 인플레이션의 둔화 추세는 팬데믹 임대료 상승세가 꺾인 데 따른 것으로 진짜라고 본다. 우리는 주거비가 4월에도 3월과 같은 0.5% 상승(임대료 0.5%, OER 0.52%)했을 것으로 추정한다. 헤드라인 물가는 에너지와 식품 가격 상승을 고려해 0.5% 올랐을 것으로 보고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웰스파고는 "4월 CPI는 헤드라인 수치가 전년 대비 5.0%를 유지한 것으로 추정된다. 휘발유 가격 상승으로 인해 전월 대비로도 0.4% 상승했을 것으로 예상한다. 주유소에서 낸 휘발유 평균 가격은 4월 19일 갤런당 3.69달러로 4개월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런 휘발유 가격 탓에 4월 12개월 기대 인플레이션(미시간대)은 4.6%로 높아졌다. 우리는 소비자가 근원 상품 및 서비스 가격에서도 큰 안도감을 느끼지 못했을 것으로 본다. 근원 CPI는 한 달 동안 0.4% 상승한 상태를 유지하고, 연간으로는 5.5%에 달했을 것으로 추정한다. 주거비가 마침내 진정되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3월 급격한 둔화(2월 0.8%→3월 0.5%)는 향후 나타날 하향 추세의 속도를 과장했다고 생각한다. 별도로 경매 데이터에 따르면 차량 가격은 4월에도 견고하게 유지되었다. 전반적으로 경제 활동 둔화가 인플레이션의 실질적 둔화를 촉발할 것으로 예상하지만, 2%(Fed의 목표)로 떨어지는 경로는 매우 길고 험난할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밝혔습니다. 바이탈 날리지의 애덤 크리사펄리 설립자는 "4월 CPI에 대한 긴장감이 크고 걱정이 많지만, 이게 높게 나오거나 많이 떨어지지 않는다고 해도 Fed가 이것만으로 6월에 금리 인상을 결정하거나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우선적으로 6월 FOMC(13~14일) 이전에 5월 고용과 CPI 데이터가 추가로 발표됩니다. 최신 데이터인 이들이 4월 수치보다 더 중요하고요. 지금의 경기 둔화 추세가 이어진다면 이들 데이터는 4월보다 조금 나빠졌을 수 있습니다. Fed는 안심할 수 있고, 시장에는 더 긍정적일 수 있다는 뜻입니다. 게다가 Fed의 금리 인상 기준은 지난주 FOMC에서 금리 인상 동결을 시사한 뒤 상당히 높아진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웬만큼 물가가 높게 나오지 않는다면 Fed는 금리를 동결한 채 계속해서 경제 상황을 주시할 것이란 게 월가의 대체적 콘센서스입니다. 이번 주 CPI 말고도 몇몇 물가 지표가 더 발표됩니다. 11일 4월 생산자물가 지수, PPI도 나오고요. 12일에는 5월 미시간대 소비자심리지수도 예비치가 나오는데, 여기에도 기대 인플레이션 조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오늘 나온 뉴욕 연방은행의 4월 소비자 조사를 보면 단기(1년) 인플레이션 기대는 3월 4.7%에서 4.4% 떨어졌지만, 장기(5년)는 전월의 2.5%에서 2.6%로 올라갔습니다.
부채한도 걱정은 여전합니다. 재닛 옐런 재무장관은 CNBC 인터뷰에서 "부채한도를 올리지 못하면 경제적 재앙을 초래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내일(9일) 조 바이든 대통령은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 등 의회 지도부를 백악관으로 초청해 부채한도 관련 대화를 나눕니다. 그러나 합의에 대한 기대는 그리 높지 않습니다. 옐런은 "대통령이 있는 곳과 공화당이 있는 곳 사이에는 매우 큰 격차가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게다가 하원과 상원이 동시에 개회하는 기간이 6월 1일 이전까지 8일밖에 남지 않아서 합의에 도달할 시간 자체가 모자랍니다. 옐런 장관은 주말 사이 ABC 인터뷰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수정헌법 14조를 적용할 가능성'에 대해선 "의회가 제 역할을 하는 것 외에는 미국 금융 시스템과 경제를 보호할 방법이 없다"라면서 "대통령이 부채를 계속해서 발행할지를 고려해야 하는 데까지 가서는 안 된다. 그것은 헌법상 위기를 부른다"라고 말했습니다. 수정헌법 14조는 '연방정부의 모든 채무는 준수돼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일부에선 대통령이 부채한도에 구애받지 않고 계속 부채를 발행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한다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이를 실제 적용한다면 미국 정치권의 싸움은 헌법으로 번질 것입니다.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날까요?
웰스파고는 세 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했습니다.
① 바이든 대통령과 공화당은 부채한도를 1~2년 동안 늘리거나 적용을 유예하는 것입니다. 웰스파고는 "바이든 대통령은 9일 회의에 의회 지도자들을 초청했지만, 지금부터 6월 초 사이에 이런 합의가 이루어질 수 있을지 회의적"이라고 지적했습니다.
② 양당이 협상을 위한 더 많은 시간을 벌기 위해 2024회계연도 시작일인 10월 1일까지 단기적인 부채한도 증액에 동의하는 것입니다. 지금으로서는 가장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되고 있습니다. 그냥 넉 달간 협상을 미루는 것이죠.
③ 정치적 교착 상태가 계속되고 합의 없이 6월 초 위험지대를 지나가는 것입니다. 재앙적 결과가 나타날 수 있지만, 그때까지 세수가 예상보다 늘거나 재무부가 돈을 더 아껴 쓴다면 7월 말까지 넘어갈 수도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투자자들은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요?
UBS는 부채한도, 경기 침체, 은행 위기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다음 세 가지를 권고했습니다.
① 미국 금융주를 가장 선호하지 않는다. 디폴트 가능성이 커지면 경기 순환 부문이 특히 취약해진다. 시장 변동성을 피하려는 투자자는 방어적 섹터에 더 높은 비중을 두는 걸 고려해야 한다.
② 단기 금리는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장기 금리는 좀 더 하락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우리는 보다 완화적인 Fed의 통화정책을 예상하는 펀드매니저들은 포트폴리오를 만기가 긴 채권으로 약간 더 비중을 옮겨가는 게 적절할 것으로 예상한다.
③ 금은 과거 부채한도 교착 상태에서 그랬던 것처럼 단기적으로 좋은 성과를 낼 것이다. 실제 채무 불이행은 여전히 가능성이 작다고 보지만, 교착 상태는 달러(USD)의 가치를 약화할 것이다. 씨티그룹은 미국 정치권이 부채한도를 놓고 극한대결을 벌일 것을 예상한다면 정부 지출과 가장 관련이 있는 주식에 집중할 것을 권했습니다. 부채한도에 대한 싸움과 지출 삭감에 대한 논의가 심화함에 따라 이들 일부가 하락할 것인 만큼 풋옵션 등을 사라는 것입니다. 이런 주식으로는 보잉과 제너럴일렉트릭, 레이시온, 노스럽 그루먼 등을 꼽았습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
S&P500 지수는 4100을 다시 넘어섰습니다. 그러나 4200은 지난 9개월간 거래범위의 상단입니다. 이를 돌파하려면 뭔가 촉매제가 필요할 것입니다.
8일(미 동부시간) 뉴욕 증시의 주요 지수는 보합세로 출발한 뒤 종일 보합권에서 오르내렸습니다. 별다른 촉매제가 없었기 때문이겠죠. 다우는 0.17% 내렸고 S&P500 지수는 0.05% 강보합세를 보였습니다. 나스닥은 0.18% 상승세로 거래를 마쳤습니다. 월가에는 낙관론과 비관론이 맞서 있습니다. 아니 비관론이 우세하지만, 주가는 계속해서 강세를 유지하고 있지요.
블룸버그는 "강세론자들은 ▲강력한 노동 시장 ▲냉각되는 인플레이션 추세 ▲긴급대출까지 동원해 지역은행을 지원할 의지가 있는 미 중앙은행(Fed) 등을 근거로 증시가 골디락스(Goldilocks) 환경에 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약세론자는 ▲금리 인하에 대한 과도한 가격 책정으로 인해 위험이 하방으로 향하고 있고 ▲주가의 기술적 상단 돌파는 더 높아진 금리에 부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양측 모두 논거가 있지만 가까운 미래에는 S&P500 지수가 3800-4200 범위에서 계속 횡보할 가능성이 있다. Fed는 인플레이션 퇴치 임무를 완수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크며 긴축에 집중할 것이다. 이는 골디락스 환경처럼 보이지는 않는다"라고 지적했습니다.
팩트셋도 "낙관론 내러티브는 ▲하반기 Fed의 전환(pivot) 기대 ▲예상보다 나은 기업 실적 ▲ 강력한 노동시장에 기반한 연착륙 시나리오 ▲지속하는 기업의 자사주 매입 ▲AI 주도의 생산성 순풍을 중심으로 전개되고 있다. 반면 비관론은 ▲Fed의 긴축 장기화 ▲긴축의 지연된 영향 ▲은행 스트레스로 인한 대출 기준 강화 ▲부채한도 교착 상태 ▲잠재적 연방정부 예산지출 삭감 ▲좁은 시장의 폭 ▲높은 주식 밸류에이션 ▲시스템 펀드들의 확대된 주식 포지셔닝 등을 근거로 주장하고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강세론자들은 적지만 모멘텀을 타고 있습니다. 증권사 스티펠은 "올해 S&P500 지수 전망치를 기존 4200에서 2~3분기에 4400로 5%가량 높인다"라고 발표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는 계속해서 경기 방어주에 비해 경기 민감주를 선호한다. 미국 경제에는 굉장히 끈질긴 힘이 있다는 고무적인 신호가 있다. 역사적으로 이는 순환주에 유리하다"라고 밝혔습니다. 실제 최근 고용뿐 아니라 미 공급관리협회(ISM)의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상승하는 등 미국 경제 데이터는 강세를 보입니다. 씨티가 집계하는 미국 경제 서프라이즈 지수는 상승하고 있고, 애틀랜타 연방은행(GDP나우)의 2분기 GDP 증가율 추정치는 2.7%에 달하고 있습니다. 스티펠의 베리 배니스터 전략가는 "성장에 대해 보고 있는 것을 좋아한다. 모든 데이터를 보지만 몇 가지 핵심 변수로 범위를 좁히면 금융여건 지수 등이 중요하다. 그게 결국 주가를 목표주가로 이끄는 요인이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사람들이 지수 4400은 밸류에이션 상 비싸다고 말하지만 10년물 인플레이션 연동 국채(TIPS)의 수익률이 주식 위험을 감수하는 것의 대안이라는 걸 명심해야 한다. 주식을 주가수익비율(P/E) 20배에 매수하면 5% 실질 주식 수익률을 얻는다. 하지만 현재 TIPS 국채 수익률은 1.15~1.2%에 불과하다. 돈은 기본적으로 거의 무료로 쓸 수 있다. 실질 금리는 이제 겨우 제로를 넘어섰다. 이는 더 높은 주식 밸류에이션을 정당화한다"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지역은행 위기에 대해선 "시장은 약간의 PTSD(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를 앓고 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나 1980년대 S&L 사태(주택대부조합 부실화로 수백여 곳이 파산했음)를 떠올린다. 하지만 지금은 상대적으로 몇몇 은행에 국한되어 있고, 그렇게 장기화할 것으로 보지 않는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렇다고 그가 시장을 장밋빛으로만 보는 것은 아닙니다. 배니스터 전략가는 "나는 올해 말까지 고용이 충분히 약화할 것으로 생각한다. 그건 경기 사이클 후반기를 가리키는 신호이며, 지금처럼 소비자신뢰지수 등에서 (지금처럼) 미래지수가 아니라 현재지수까지 끌어내릴 것이다. 그렇게 되면 끝난다. 나는 우리가 상당한 둔화를 겪으리라 생각한다"라고 말했습니다.
비관론자들은 계속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모건스탠리의 마이크 윌슨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주식 시장은 계속 Fed의 금리 인하와 지속적 경제 성장이라는 두 가지 다른 세계에서의 가장 좋은 결과를 동시에 기대하고 있다. 우리는 이 두 가지 결과가 함께 나타날 가능성이 적은 것으로 보고 있고 우리 이코노미스트들은 2023년에 금리 인하를 예상하지 않는다. 주가는 이런 가능성이 낮은 결과에 대해 낙관적으로 가격을 책정하고 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현재 뉴욕 증시는 P/E 18배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습니다. 이는 지난 10년 평균보다 16%가량 프리미엄을 주고 있는 것입니다. 역사적으로 S&P500 지수가 18배 이상으로 거래될 때면 컨센서스 이익 성장율이 평균 14%를 넘거나, 미 국채 10년물 금리가 2% 미만일 때가 대부분입니다. JP모건의 마르코 콜라노비치 글로벌 리서치 헤드도 "주식, 더욱 광범위하게는 위험자산 시장이 수용하지 않고 있는 건 올해 (기대하는) Fed의 금리 인하가 경기 침체 시작이거나 금융 시장의 심각한 위기 탓일 것이라는 점"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콜라노비치는 "큰 그림에서 기업 매출과 이익 성장이 모두 하향 궤도에 머물러 있다는 것도 여전하다"라고 덧붙였습니다.
지난 주말 버크셔 헤서웨이 주주총회가 있었죠. 워런 버핏은 버크셔의 1분기 영업이익이 13% 증가했지만 "미국 경제의 믿을 수 없는 기간, 좋은 시절이 곧 끝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오늘 전반적으로 시장이 조용했던 이유는 오후 2시 Fed의 1분기 은행 시니어 대출 담당자 설문조사(SLOOS) 결과 발표를 앞두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지역은행 혼란 이후 은행들이 얼마나 대출을 조이고 있는지 알 수 있는 자료입니다. 향후 경기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인이죠. 제롬 파월 의장은 지난주 5월 FOMC 기자회견에서 "SLOOS는 은행들이 대출 기준을 높이고 대출 속도를 줄이고 있다는 다른 데이터와 전반적으로 일치한다"라고 미리 밝힌 바 있습니다.
게다가 오늘 아침 오스탄 굴스비 시카고 연방은행 총재는 야후파이낸스 인터뷰에서 "신용 경색 또는 적어도 신용 감축이 시작되고 있다는 느낌을 확실히 받고 있다"라면서 "경기 침체 가능성이 있다고 말해야 한다"라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굴스비는 이미 SLOOS를 봤을 테지요.
오후 2시 발표된 SLOOS는 은행의 대출 기준이 강화되고 수요도 악화했음을 나타냈습니다. 다만 시장이 우려했던 것 수준은 아니었습니다. 공급 측면에서 중견, 대기업을 대상으로 C&I(상업 및 산업) 대출 기준을 강화한 은행의 순(net) 비율은 작년 4분기 44.8%에서 46%로 증가했습니다. 작년 4분기에 워낙 뛰었는데, 조금 더 올라간 것이죠. 소기업에 대한 비율은 46.7%로 조사됐습니다. 특히 상업용 부동산에 대한 대출 기준은 모든 카테고리에서 강화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수요 측면도 마찬가지로 냉각됐습니다. 대기업과 중견기업의 대출 수요 감소를 보고한 은행의 비율은 4분기 31.3%에서 55.6%로 증가했습니다. 이는 글로벌 금융 위기 당시인 2009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입니다. 소기업의 대출 수요 감소는 53.3%로 높아졌습니다.
RSM은 "가장 주목할 만한 변화는 모든 규모의 기업에서 C&I 대출의 급격한 감소였다. 더 엄격해진 대출 조건 및 담보 요구는 앞으로 더 강해질 것이다. 소기업에 대한 대출은 더 심하게 조여졌다"라면서도 "전반적으로 대출이 1분기에 눈에 띄게 긴축된 건 아니고 추세적으로 이어졌다"라고 평가했습니다.
또 대출 기준이 조여져도 미국 경제나 증시가 금세 나빠지지는 않을 것이란 주장도 나왔습니다. 언리미티드 펀드의 밥 엘리엇 설립자는 "이번 경기 사이클에서 경제가 예상보다 좋았던 것은 (대출 공급이 아니라) 대부분 소득(소비)에 기인했다"라면서 "대출 기준 강화와 대출 감축은 실리콘밸리 은행(SVB)이 파산하기 이전부터 발생하고 있었다"라고 밝혔습니다.
SLOOS 발표 직후 S&P500 지수는 약 15포인트(0.35%) 정도 하락하기도 했지만 금세 회복했습니다. 오안다는 "SLOOS는 대출 수요에 대한 추악한 그림을 제외하고는 어떤 주요 놀라움도 제공하지 않았다. 전반적으로 설문조사는 경제에 대한 암울한 전망을 확인할 수 있었던 것이지만 주가는 거의 변하지 않았다"라고 밝혔습니다.
다만 금요일 폭등했던 지역은행 주가는 오늘 장 초반만 해도 급등세를 이어갔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오름세가 상당 폭 꺾였습니다. 아침에 30% 가까이 오르던 팩웨스트는 3.65% 상승세로 거래를 마쳤고, 웨스턴 얼라이언스 0.59%, 자이언 2.10% 오름세로 거래를 마쳤습니다. 아침부터 오르던 채권시장의 금리는 SLOOS가 발표된 후 추가 상승했습니다. SLOOS 보고서가 우려했던 정도는 아닌 만큼 Fed가 추가 긴축할 가능성을 조금 더 크게 본 것으로 풀이됩니다. 오후 5시께 미 국채 2년물은 전장보다 7.9bp 상승한 4.001%에 거래됐고, 10년물은 6.1bp 오른 3.507%를 기록했습니다. 2년물이 다시 4%를 넘어선 것이죠. 월가 관계자는 "지난주 강했던 고용보고서가 계속해서 영향을 미치는 가운데 오늘 애플의 회사채 발행(52억5000만 달러)이 금리 상승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습니다. 소폭 하락하던 달러화는 SLOOS 발표 이후 손실 폭을 지웠습니다. 달러도 통화정책을 잘 반영합니다.
이번 주 핵심은 역시 10일 발표되는 4월 소비자물가(CPI) 보고서입니다. 월가는 헤드라인 수치가 5.0%로 지난 3월과 같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하지만 한 달 전에 비해선 0.4%나 오를 것으로 봅니다. 3월(0.1%)보다 상승률이 높아지는 것이죠. 에너지와 음식을 제외한 근원 물가는 각각 5.4%, 0.4%로 예상합니다. 헤드라인은 3월(5.6%)보다 소폭 둔화하지만, 전월 대비로는 역시 3월(0.4%)과 같습니다. 골드만삭스는 헤드라인 수치는 5.09%, 0.50% 오르고 근원 물가는 5.59%와 0.47% 상승했을 것으로 관측합니다. 이는 콘센서스보다 약간 더 높은 것입니다. 골드만은 "근원 물가가 전월 대비 0.47%, 전년 대비 5.59% 올랐을 것으로 본다. 이는 중고차 가격이 1분기 경매 가격 강세를 반영해 4% 올랐을 것으로 보고, 의류 가격도 계절성(봄, 따뜻한 날씨)으로 인한 소비 증가로 0.8% 상승했을 것으로 추정해서다. 우리는 또 자동차 보험과 정비 가격도 계속 강했을 것으로 예상한다. 반면 여행 물가(항공료 -2%, 호텔비 -1%)는 인터넷 가격 하락 등을 봤을 때 감소했을 것으로 추정한다. 3월 주거비 인플레이션의 둔화 추세는 팬데믹 임대료 상승세가 꺾인 데 따른 것으로 진짜라고 본다. 우리는 주거비가 4월에도 3월과 같은 0.5% 상승(임대료 0.5%, OER 0.52%)했을 것으로 추정한다. 헤드라인 물가는 에너지와 식품 가격 상승을 고려해 0.5% 올랐을 것으로 보고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웰스파고는 "4월 CPI는 헤드라인 수치가 전년 대비 5.0%를 유지한 것으로 추정된다. 휘발유 가격 상승으로 인해 전월 대비로도 0.4% 상승했을 것으로 예상한다. 주유소에서 낸 휘발유 평균 가격은 4월 19일 갤런당 3.69달러로 4개월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런 휘발유 가격 탓에 4월 12개월 기대 인플레이션(미시간대)은 4.6%로 높아졌다. 우리는 소비자가 근원 상품 및 서비스 가격에서도 큰 안도감을 느끼지 못했을 것으로 본다. 근원 CPI는 한 달 동안 0.4% 상승한 상태를 유지하고, 연간으로는 5.5%에 달했을 것으로 추정한다. 주거비가 마침내 진정되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3월 급격한 둔화(2월 0.8%→3월 0.5%)는 향후 나타날 하향 추세의 속도를 과장했다고 생각한다. 별도로 경매 데이터에 따르면 차량 가격은 4월에도 견고하게 유지되었다. 전반적으로 경제 활동 둔화가 인플레이션의 실질적 둔화를 촉발할 것으로 예상하지만, 2%(Fed의 목표)로 떨어지는 경로는 매우 길고 험난할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밝혔습니다. 바이탈 날리지의 애덤 크리사펄리 설립자는 "4월 CPI에 대한 긴장감이 크고 걱정이 많지만, 이게 높게 나오거나 많이 떨어지지 않는다고 해도 Fed가 이것만으로 6월에 금리 인상을 결정하거나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우선적으로 6월 FOMC(13~14일) 이전에 5월 고용과 CPI 데이터가 추가로 발표됩니다. 최신 데이터인 이들이 4월 수치보다 더 중요하고요. 지금의 경기 둔화 추세가 이어진다면 이들 데이터는 4월보다 조금 나빠졌을 수 있습니다. Fed는 안심할 수 있고, 시장에는 더 긍정적일 수 있다는 뜻입니다. 게다가 Fed의 금리 인상 기준은 지난주 FOMC에서 금리 인상 동결을 시사한 뒤 상당히 높아진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웬만큼 물가가 높게 나오지 않는다면 Fed는 금리를 동결한 채 계속해서 경제 상황을 주시할 것이란 게 월가의 대체적 콘센서스입니다. 이번 주 CPI 말고도 몇몇 물가 지표가 더 발표됩니다. 11일 4월 생산자물가 지수, PPI도 나오고요. 12일에는 5월 미시간대 소비자심리지수도 예비치가 나오는데, 여기에도 기대 인플레이션 조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오늘 나온 뉴욕 연방은행의 4월 소비자 조사를 보면 단기(1년) 인플레이션 기대는 3월 4.7%에서 4.4% 떨어졌지만, 장기(5년)는 전월의 2.5%에서 2.6%로 올라갔습니다.
부채한도 걱정은 여전합니다. 재닛 옐런 재무장관은 CNBC 인터뷰에서 "부채한도를 올리지 못하면 경제적 재앙을 초래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내일(9일) 조 바이든 대통령은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 등 의회 지도부를 백악관으로 초청해 부채한도 관련 대화를 나눕니다. 그러나 합의에 대한 기대는 그리 높지 않습니다. 옐런은 "대통령이 있는 곳과 공화당이 있는 곳 사이에는 매우 큰 격차가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게다가 하원과 상원이 동시에 개회하는 기간이 6월 1일 이전까지 8일밖에 남지 않아서 합의에 도달할 시간 자체가 모자랍니다. 옐런 장관은 주말 사이 ABC 인터뷰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수정헌법 14조를 적용할 가능성'에 대해선 "의회가 제 역할을 하는 것 외에는 미국 금융 시스템과 경제를 보호할 방법이 없다"라면서 "대통령이 부채를 계속해서 발행할지를 고려해야 하는 데까지 가서는 안 된다. 그것은 헌법상 위기를 부른다"라고 말했습니다. 수정헌법 14조는 '연방정부의 모든 채무는 준수돼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일부에선 대통령이 부채한도에 구애받지 않고 계속 부채를 발행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한다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이를 실제 적용한다면 미국 정치권의 싸움은 헌법으로 번질 것입니다.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날까요?
웰스파고는 세 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했습니다.
① 바이든 대통령과 공화당은 부채한도를 1~2년 동안 늘리거나 적용을 유예하는 것입니다. 웰스파고는 "바이든 대통령은 9일 회의에 의회 지도자들을 초청했지만, 지금부터 6월 초 사이에 이런 합의가 이루어질 수 있을지 회의적"이라고 지적했습니다.
② 양당이 협상을 위한 더 많은 시간을 벌기 위해 2024회계연도 시작일인 10월 1일까지 단기적인 부채한도 증액에 동의하는 것입니다. 지금으로서는 가장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되고 있습니다. 그냥 넉 달간 협상을 미루는 것이죠.
③ 정치적 교착 상태가 계속되고 합의 없이 6월 초 위험지대를 지나가는 것입니다. 재앙적 결과가 나타날 수 있지만, 그때까지 세수가 예상보다 늘거나 재무부가 돈을 더 아껴 쓴다면 7월 말까지 넘어갈 수도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투자자들은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요?
UBS는 부채한도, 경기 침체, 은행 위기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다음 세 가지를 권고했습니다.
① 미국 금융주를 가장 선호하지 않는다. 디폴트 가능성이 커지면 경기 순환 부문이 특히 취약해진다. 시장 변동성을 피하려는 투자자는 방어적 섹터에 더 높은 비중을 두는 걸 고려해야 한다.
② 단기 금리는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장기 금리는 좀 더 하락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우리는 보다 완화적인 Fed의 통화정책을 예상하는 펀드매니저들은 포트폴리오를 만기가 긴 채권으로 약간 더 비중을 옮겨가는 게 적절할 것으로 예상한다.
③ 금은 과거 부채한도 교착 상태에서 그랬던 것처럼 단기적으로 좋은 성과를 낼 것이다. 실제 채무 불이행은 여전히 가능성이 작다고 보지만, 교착 상태는 달러(USD)의 가치를 약화할 것이다. 씨티그룹은 미국 정치권이 부채한도를 놓고 극한대결을 벌일 것을 예상한다면 정부 지출과 가장 관련이 있는 주식에 집중할 것을 권했습니다. 부채한도에 대한 싸움과 지출 삭감에 대한 논의가 심화함에 따라 이들 일부가 하락할 것인 만큼 풋옵션 등을 사라는 것입니다. 이런 주식으로는 보잉과 제너럴일렉트릭, 레이시온, 노스럽 그루먼 등을 꼽았습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