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형 교수 "폐암 신약 쏟아져…임상시험 참여하면 미래치료 미리 받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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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의 인터뷰 - 이기형 충북대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
"가장 좋은 약 가장 먼저 써야
면역항암제도 과거엔 임상 약
초기 시험 참여 환자 아직 건강"
국산 신약 렉라자 임상시험 참여
"국내 의료진·기업 힘 합쳐 개발
한국 제약시장에도 상당한 의미"
"가장 좋은 약 가장 먼저 써야
면역항암제도 과거엔 임상 약
초기 시험 참여 환자 아직 건강"
국산 신약 렉라자 임상시험 참여
"국내 의료진·기업 힘 합쳐 개발
한국 제약시장에도 상당한 의미"
“1~3세대 표적항암제가 출시되고 면역항암제까지 개발되면서 폐암 치료 성적은 많이 높아졌습니다. 일부 전이가 진행된 환자도 완치를 바라볼 수 있는 상황이죠. 임상시험은 미래 치료를 미리 받는 경험입니다. 적극 참여해야 합니다.”
이기형 충북대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사진)는 이렇게 말했다. 서울대 의대를 졸업한 뒤 충북대병원에서 환자를 돌보고 있는 그는 지난해 11월 글로벌 학술정보 분석 업체인 클래리베이트에서 정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연구자 중 한 명으로 꼽혔다. 해당 명단에 포함된 국내 암 전문가는 10명. 이 교수는 상위 1% 인용 논문을 가장 많이 보유한 연구자 명단에 올랐다.
이 교수는 유한양행에서 개발하고 있는 국산 신약 렉라자 임상 시험에도 참여하고 있다. 그는 “국내 의료진과 기업이 힘을 합쳐 개발한 국산 신약이 허가를 앞두고 있다는 것은 국내 제약 시장에서도 상당히 의미있는 일”이라고 했다. 다음은 1문1답.
▷영향력 있는 임상의학 연구자에 선정됐다.
“임상시험에 대한 인식도, 인프라도 없던 1990년대부터 신약 임상 연구에 관심이 많았다. 서울대병원에서 전임의(펠로) 생활을 막 마친 뒤 충북대병원에 와서 환자에게 임상시험 얘기를 꺼냈다가 혼이 난 적도 많았다. 이제는 임상시험을 찾아다니는 환자가 있을 정도로 환경이 바뀌었다. 폐암은 가장 흔한 암이고, 연구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치료제 시장도 넓고 제약사 경쟁도 치열하다. 아시아인에게 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EGFR) 돌연변이가 많다 보니 EGFR 변이 치료제 임상 연구에 참여할 기회가 많았다. 글로벌 혁신 신약으로 허가받은 치료제도 많아 논문 인용이 늘면서 얻게 된 결과라고 생각한다.”
▷신약 임상 연구엔 얼마나 참여하고 있나.
“진행 중인 연구는 100개가 넘는다. 암은 발생 기전과 분자생물학적 기전이 밝혀지면서 새로운 개념의 신약이 쏟아지고 있다. 치료 성적이 급속히 높아지고 있기 때문에 환자가 임상 시험에 참여하는 건 여러 이점이 있다. 최근 많이 활용되는 면역항암제도 과거엔 임상 약이었다. 초기 임상시험에 참여한 환자는 몇 년 뒤 미래 치료를 받은 것이다. 이들이 아직까지 건강하게 생활하는 것을 보면 보람을 느낀다.”
▷폐암은 특히 바이오마커(생체표지자) 기반 치료가 활발하다.
“발생 기전이 많이 밝혀졌다. 승인받은 암 표적만 8개 이상이다. 표적항암제가 나온 뒤 화학항암제보다 치료 성적이 획기적으로 발전했다. 다만 표적항암제를 쓴 대부분의 환자에게 내성이 생긴다. 평균 생존 기간은 증가했지만 장기 생존율 면에선 다소 취약하다는 단점이 있다. 면역항암제는 장기생존율을 높였지만 활용 범위가 제한적이다. 바이오마커가 있지만 예측력이 떨어진다. 표적항암제와 면역항암제는 장단점이 명확하다.”
▷국내선 비소세포폐암 환자 치료를 할 때 EGFR 변이 유무가 절대 지표다.
“비소세포폐암의 EGFR 돌연변이는 아시아에 많다. 여성과 비흡연자에게 많다. 국내 여성 폐암 환자의 절반에게서 EGFR 변이가 나온다. 서양은 다르다. 서양에선 KRAS 돌연변이가 많다. EGFR 변이 연구가 아시아권에서 많이 이뤄지는 이유다.”
▷EGFR 표적 치료제가 3세대까지 나왔다.
“1·2세대 EGFR 치료제는 사용 후 10개월~1년 내외에 내성이 생기지만 3세대 치료제인 오시머티닙은 19개월, 렉라자는 20개월을 웃도는 수준을 보인다. 3세대 치료제는 이전 세대 치료제보다 효능 면에서 뛰어나고 부작용이 적다. EGFR 변이 표적치료제의 대표 부작용은 피부 질환, 설사, 구내염 등이다. 3세대 치료제는 돌연변이가 있는 것은 억제하지만 변이가 없는 세포엔 영향을 주지 않아 부작용이 적다.”
▷3세대 EGFR 표적 치료제의 1차 활용도 중요한 이슈다.
“전공의 때부터 배운 치료 원칙 중 하나는 가장 좋은 약을 가장 먼저 쓴다는 것이다. 나중에 약을 쓸 기회가 없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치료 원칙 관점에서 본다면 3세대 치료제를 암 진단 직후인 1차 치료부터 쓰는 게 바람직하다. 국내 보험 급여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이기형 충북대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사진)는 이렇게 말했다. 서울대 의대를 졸업한 뒤 충북대병원에서 환자를 돌보고 있는 그는 지난해 11월 글로벌 학술정보 분석 업체인 클래리베이트에서 정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연구자 중 한 명으로 꼽혔다. 해당 명단에 포함된 국내 암 전문가는 10명. 이 교수는 상위 1% 인용 논문을 가장 많이 보유한 연구자 명단에 올랐다.
이 교수는 유한양행에서 개발하고 있는 국산 신약 렉라자 임상 시험에도 참여하고 있다. 그는 “국내 의료진과 기업이 힘을 합쳐 개발한 국산 신약이 허가를 앞두고 있다는 것은 국내 제약 시장에서도 상당히 의미있는 일”이라고 했다. 다음은 1문1답.
▷영향력 있는 임상의학 연구자에 선정됐다.
“임상시험에 대한 인식도, 인프라도 없던 1990년대부터 신약 임상 연구에 관심이 많았다. 서울대병원에서 전임의(펠로) 생활을 막 마친 뒤 충북대병원에 와서 환자에게 임상시험 얘기를 꺼냈다가 혼이 난 적도 많았다. 이제는 임상시험을 찾아다니는 환자가 있을 정도로 환경이 바뀌었다. 폐암은 가장 흔한 암이고, 연구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치료제 시장도 넓고 제약사 경쟁도 치열하다. 아시아인에게 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EGFR) 돌연변이가 많다 보니 EGFR 변이 치료제 임상 연구에 참여할 기회가 많았다. 글로벌 혁신 신약으로 허가받은 치료제도 많아 논문 인용이 늘면서 얻게 된 결과라고 생각한다.”
▷신약 임상 연구엔 얼마나 참여하고 있나.
“진행 중인 연구는 100개가 넘는다. 암은 발생 기전과 분자생물학적 기전이 밝혀지면서 새로운 개념의 신약이 쏟아지고 있다. 치료 성적이 급속히 높아지고 있기 때문에 환자가 임상 시험에 참여하는 건 여러 이점이 있다. 최근 많이 활용되는 면역항암제도 과거엔 임상 약이었다. 초기 임상시험에 참여한 환자는 몇 년 뒤 미래 치료를 받은 것이다. 이들이 아직까지 건강하게 생활하는 것을 보면 보람을 느낀다.”
▷폐암은 특히 바이오마커(생체표지자) 기반 치료가 활발하다.
“발생 기전이 많이 밝혀졌다. 승인받은 암 표적만 8개 이상이다. 표적항암제가 나온 뒤 화학항암제보다 치료 성적이 획기적으로 발전했다. 다만 표적항암제를 쓴 대부분의 환자에게 내성이 생긴다. 평균 생존 기간은 증가했지만 장기 생존율 면에선 다소 취약하다는 단점이 있다. 면역항암제는 장기생존율을 높였지만 활용 범위가 제한적이다. 바이오마커가 있지만 예측력이 떨어진다. 표적항암제와 면역항암제는 장단점이 명확하다.”
▷국내선 비소세포폐암 환자 치료를 할 때 EGFR 변이 유무가 절대 지표다.
“비소세포폐암의 EGFR 돌연변이는 아시아에 많다. 여성과 비흡연자에게 많다. 국내 여성 폐암 환자의 절반에게서 EGFR 변이가 나온다. 서양은 다르다. 서양에선 KRAS 돌연변이가 많다. EGFR 변이 연구가 아시아권에서 많이 이뤄지는 이유다.”
▷EGFR 표적 치료제가 3세대까지 나왔다.
“1·2세대 EGFR 치료제는 사용 후 10개월~1년 내외에 내성이 생기지만 3세대 치료제인 오시머티닙은 19개월, 렉라자는 20개월을 웃도는 수준을 보인다. 3세대 치료제는 이전 세대 치료제보다 효능 면에서 뛰어나고 부작용이 적다. EGFR 변이 표적치료제의 대표 부작용은 피부 질환, 설사, 구내염 등이다. 3세대 치료제는 돌연변이가 있는 것은 억제하지만 변이가 없는 세포엔 영향을 주지 않아 부작용이 적다.”
▷3세대 EGFR 표적 치료제의 1차 활용도 중요한 이슈다.
“전공의 때부터 배운 치료 원칙 중 하나는 가장 좋은 약을 가장 먼저 쓴다는 것이다. 나중에 약을 쓸 기회가 없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치료 원칙 관점에서 본다면 3세대 치료제를 암 진단 직후인 1차 치료부터 쓰는 게 바람직하다. 국내 보험 급여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