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억 들인 '메타버스 서울', 하루 방문자 400명 그쳐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누적 방문자 수 4만7695명(114일)
하루 평균 418명 수준
IT업계 관계자 "메타버스 운영은 민간도 어려워"
하루 평균 418명 수준
IT업계 관계자 "메타버스 운영은 민간도 어려워"
서울시가 24억원 가량을 들여 구축한 ‘메타버스 서울’(사진) 이용자 수가 하루 400명 선에 그치고 있다.
9일 서울시에 따르면 메타버스 서울을 처음으로 선보인 1월 16일부터 이달 8일까지 이 서비스의 누적 방문자 수는 4만7695명이다. 하루 평균 418명이 방문했다. 그간 앱 설치 건수는 1만7355건에 불과했다. 매일 새로 앱을 내려받아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람은 100여 명에 불과하다는 뜻이다.
메타버스 서울은 시공간을 초월해 행정 업무를 볼 수 있는 플랫폼이다. 구청, 주민센터를 방문하지 않고도 온라인상에서 지방세 납부, 민원 접수, 등본 발급 등의 업무를 볼 수 있다.
서울시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시청 등 관공서 방문이 어려워지고, 메타버스에 관심이 커지자 2021년 10월 메타버스 서울 조성 계획을 발표했다. 2026년까지 405억원을 들이기로 했다. 이미 지난해 24억1600만원을 썼고, 올해도 28억1395만원을 편성했다.
올초 서비스가 정식 개장한 후 1주일 동안 하루 평균 방문자 수는 1130명 수준이었다. 시민들은 가상의 캐릭터로 시청, 서울광장 구석구석을 방문하고 시장실에서 오세훈 시장의 아바타와 악수하거나 하이파이브를 해보며 “재미있다”는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급격히 관심은 시들해지고 있다. 시정 서비스의 본질인 각종 세금 납부와 등본 발급은 굳이 메타버스를 이용할 이유가 많지 않다. 메타버스 내에서 등본을 발급받으려면 서울시의 블록체인 기반 서비스 ‘서울지갑’ 앱을 별도로 깔아야 한다. 번거롭고 오류도 잦다.
대용량 데이터를 요구하는 메타버스 자체 속성도 간편한 서비스와는 거리가 멀다. 가상현실 속에서 새로운 공간으로 이동하면 매번 50MB 이상의 정보를 내려받아야 한다. 다른 이용자와 교류할 기회가 적어 앱에 더 오래 머물러 있을 이유도 많지 않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비스 도입 초기라 이용자가 적긴 하지만 싱가포르 등 해외 여러 매체에서 취재 요청을 해올 정도로 전세계적으론 혁신 사례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더 재미있게’ 앱을 보강하겠다는 계획이다. 시장의 실제 목소리를 인공지능(AI)으로 구현해 서울 시내 투어를 한다거나 복잡한 정책을 시민 눈높이에 맞춰 쉽고 재미있게 설명하는 식이다. 이외에 부동산 계약 체험하기, 재난재해안전체험관(지진·태풍·화재), 동대문디지털플라자(DDP) 체험 등 콘텐츠를 늘려나갈 예정이다.
다만 애초에 서울시가 자체적으로 메타버스 운영을 할 필요가 있느냐는 의문도 제기된다. 한 IT업계 관계자는 “통신사나 게임사에서 개발한 메타버스 안에 서울시청 서비스를 ‘입점’시키기만 해도 충분히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며 “민간기업도 쉽지 않은 메타버스 운영을 세금으로 운영되는 지방자치단체가 욕심낼 필요가 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최해련 기자 haeryon@hankyung.com
9일 서울시에 따르면 메타버스 서울을 처음으로 선보인 1월 16일부터 이달 8일까지 이 서비스의 누적 방문자 수는 4만7695명이다. 하루 평균 418명이 방문했다. 그간 앱 설치 건수는 1만7355건에 불과했다. 매일 새로 앱을 내려받아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람은 100여 명에 불과하다는 뜻이다.
메타버스 서울은 시공간을 초월해 행정 업무를 볼 수 있는 플랫폼이다. 구청, 주민센터를 방문하지 않고도 온라인상에서 지방세 납부, 민원 접수, 등본 발급 등의 업무를 볼 수 있다.
서울시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시청 등 관공서 방문이 어려워지고, 메타버스에 관심이 커지자 2021년 10월 메타버스 서울 조성 계획을 발표했다. 2026년까지 405억원을 들이기로 했다. 이미 지난해 24억1600만원을 썼고, 올해도 28억1395만원을 편성했다.
올초 서비스가 정식 개장한 후 1주일 동안 하루 평균 방문자 수는 1130명 수준이었다. 시민들은 가상의 캐릭터로 시청, 서울광장 구석구석을 방문하고 시장실에서 오세훈 시장의 아바타와 악수하거나 하이파이브를 해보며 “재미있다”는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급격히 관심은 시들해지고 있다. 시정 서비스의 본질인 각종 세금 납부와 등본 발급은 굳이 메타버스를 이용할 이유가 많지 않다. 메타버스 내에서 등본을 발급받으려면 서울시의 블록체인 기반 서비스 ‘서울지갑’ 앱을 별도로 깔아야 한다. 번거롭고 오류도 잦다.
대용량 데이터를 요구하는 메타버스 자체 속성도 간편한 서비스와는 거리가 멀다. 가상현실 속에서 새로운 공간으로 이동하면 매번 50MB 이상의 정보를 내려받아야 한다. 다른 이용자와 교류할 기회가 적어 앱에 더 오래 머물러 있을 이유도 많지 않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비스 도입 초기라 이용자가 적긴 하지만 싱가포르 등 해외 여러 매체에서 취재 요청을 해올 정도로 전세계적으론 혁신 사례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더 재미있게’ 앱을 보강하겠다는 계획이다. 시장의 실제 목소리를 인공지능(AI)으로 구현해 서울 시내 투어를 한다거나 복잡한 정책을 시민 눈높이에 맞춰 쉽고 재미있게 설명하는 식이다. 이외에 부동산 계약 체험하기, 재난재해안전체험관(지진·태풍·화재), 동대문디지털플라자(DDP) 체험 등 콘텐츠를 늘려나갈 예정이다.
다만 애초에 서울시가 자체적으로 메타버스 운영을 할 필요가 있느냐는 의문도 제기된다. 한 IT업계 관계자는 “통신사나 게임사에서 개발한 메타버스 안에 서울시청 서비스를 ‘입점’시키기만 해도 충분히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며 “민간기업도 쉽지 않은 메타버스 운영을 세금으로 운영되는 지방자치단체가 욕심낼 필요가 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최해련 기자 haery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