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천괴' 케리아, ‘힐리생 교수님’의 과제를 풀어라 [이주현의 로그인 e스포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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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현의 로그인 e스포츠] 는 게임을 넘어 스포츠, 그리고 문화콘텐츠로 성장하고 있는 e스포츠에 대한 이야기를 다룹니다. 인상 깊었던 경기들은 물론, 궁금했던 뒷이야기 나아가 산업으로서 e스포츠의 미래에 대해 분석합니다.오늘 T1이 2023 MSI(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 첫 경기를 치른다. 상대는 LEC(유럽, 중동, 아프리카 지역 리그)의 2023 스프링 우승 팀인 매드 라이온즈(MAD)다. 작년 MSI부터 2023 LCK(리그오브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 스프링에 이르기까지 4개 대회 연속 준우승이라는 아쉬운 성적을 거둔 만큼 T1이 독기에 찬 경기력을 보여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상대인 MAD도 만만치 않은 저력을 보여줄 것이라는 예상이다. 2023 LEC 스프링 정규 시즌에는 3승 6패로 8위에 그쳤으나 그룹 스테이지와 플레이오프를 거쳐 우승까지 차지했다. ‘미라클 런’을 선보인 만큼 자신감이 충만한 상태다.
두 팀 간 대결에서 주목받는 매치업은 서포터다. T1의 케리아(류민석)와 MAD의 힐리생(지드라베츠 갈라보프) 모두 팀의 운영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기 때문이다.
케리아는 명실상부한 ‘T1의 두뇌’다. 같은 팀인 정글러 오너(문현준)가 “(케리아의) 게임 이해도가 높아서 그 말을 들으면 잘 되는 것 같다”라고 평가할 정도로 신뢰를 받고 있다. 넓은 챔피언 폭도 강점이다. 그는 지난 2023 LCK 스프링 정규리그에서 무려 17개의 챔피언을 사용했다. 총 43번의 세트를 펼쳤으니 2.5경기 당 1번 꼴로 다른 무기를 꺼내든 셈이다. 특히 서포터 챔피언뿐 아니라 케이틀린, 칼리스타, 바루스 등 원거리 딜러 챔피언까지 기용하며 일명 ‘원딜 서포터’ 메타를 이끌기도 했다.
힐리생은 2014년에 데뷔한 잔뼈가 굵은 베테랑이다. 유니콘즈 오브 러브(UOL) 시절부터 이름을 날렸으며 2018 시즌 유럽 명문 구단인 프나틱으로 이적한 후에는 유럽 최고의 서포터로 꼽혔다. 올해부터 MAD로 팀을 옮겨 활약 중이다. 그는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 플레이 스타일로 국내에서도 유명한 선수다. 특히 쓰레쉬, 파이크 등 그랩류 챔피언으로 창의적인 플레이로 활약하며 한국에서는 ‘교수님’이라는 별칭으로 불린다. 물론 그만큼 기복이 심한 점은 약점으로 꼽힌다. 케리아가 팀의 운영 측면을 담당하면서 변수 창출, 라인전도 준수하게 소화하는 ‘육각형 서포터’라면 힐리생은 예상치 못한 변수를 만드는 플레이 메이킹에 특화된 ‘스페셜리스트’라고 할 수 있다. 그만큼 두 팀의 대결에선 힐리생의 변수를 케리아가 차단하고 유리한 판을 설계해 나가는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두 선수 간 대결에서 핵심 챔피언은 라칸과 쓰레쉬 그리고 애니가 될 것으로 보인다.
라칸은 MSI 플레이인 스테이지 기간 동안 11번 선택되어 가장 많이 기용된 서포터 챔피언이다. 금지도 10번 당해 밴픽률이 84%에 달할 정도로 주목받는 카드다. 케리아는 지난 2023 LCK 스프링 플레이오프에서 라칸을 3번 꺼내 2승 1패라는 좋은 성적을 거뒀다. 힐리생 역시 지난 2023 LEC 스프링 플레이오프에서 2번 사용해 1승 1패를 거둔 바 있다.
쓰레쉬 역시 두 선수 모두 친숙한 카드다. 케리아에게 쓰레쉬는 선수 생활 중 가장 많이 사용한 모스트 챔피언이다. 총 47번 꺼내들어 68%의 승률을 보였다. 특히 예측 그랩을 통한 슈퍼 플레이를 선보여 주목받은 무기다. 힐리생 역시 81번이나 사용한 익숙한 챔피언으로 53%의 승률을 기록 중이다.
애니는 조커픽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 플레이인에서 3번 선택되고 11번 금지된 애니는 기용된 3판 모두 승리를 거둬 100%의 승률을 자랑 중이다. 강력한 군중 제어기술(CC기)을 활용한 변수 창출이 현재 메타에 부합해 언제든 등장할 수 있다. 두 선수 모두 지난 스프링 시즌에 애니를 사용한 적이 있어 상황이 된다면 언제든 꺼내들 수 있다.
이주현 기자 2Ju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