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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스트리트 따라잡기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최근 뚜렷한 방향성 없이 혼조세를 보이는 미국 증시가 '태풍의 눈' 속에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태풍의 눈은 태풍 한가운데지만 태풍의 영향력이 가시화되지 않은 상태를 뜻한다. 지금 당장은 잠잠하지만 곧 상당한 변동은 겪을 수 있다는 얘기다.

CNBC는 9일(현지시간) "미국 증시가 폭풍의 눈 속에 있을지 모른다"며 "증시가 별다른 변동이 없지만 이는 차분한 분위기보다는 불안함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지난 8일 미국 시장은 보합·혼조세로 장을 마감했다.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0.17% 상승, 나스닥 종합지수는 0.17% 하락했다. S&P 500 지수는 거의 변동이 없었다.

일부는 투자자들이 경기 관련 주요 지수 발표를 기다리고 있는 까닭이다. 오는 10일 발표될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오는 11일 예정된 생산자물가지수 등이다. CNBC는 "금융당국은 최근 경제 관련 변수로 '지속적인 인플레이션과 긴축통화 정책'을 꼽았다"며 "이번주에 예정된 주요 지수는 이러한 우려를 강화하거나 불식시킬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각 지수가 어느 방향으로 나올지 예단할 수 없다는 의미다.

어제 미국 증시에서 지역은행 관련 주식은 하락세를 피했다. 팩웨스트 뱅크는 3.65%, 웨스턴 얼라이언스 뱅크는 0.6%, 자이언스 뱅크는 2.1% 각각 주가가 올랐다.

하지만 이는 '선방 수준'이 아니라는 게 CNBC의 평가다. CNBC는 "지난 5일 팩웨스트가 배당을 삭감하고 자본금을 확충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영향으로 지난 8일 장중 주가가 30%가량 오르기도 했다"며 "지난 8일 주가 움직임은 투자자들의 지역은행에 대한 신뢰를 보여준 것이 아니라 지역은행 주가 변동성이 그만큼 크다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CNBC는 "이날 SPDR S&P 지역은행 ETF(KRE)는 전일대비 2% 하락했다"고 덧붙였다.

CNBC는 "고금리 여파에 은행에 대한 우려가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며 "미국 중앙은행(Fed)의 상반기 금융안정보고서도 은행권의 불안정성을 우려했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채무 불이행(디폴트) 가능성도 미 증시에 그림자를 드리울 수 있다는 분석이다. 재닛 옐런 미 재무부 장관은 최근 미국 내 여러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수차례 미국의 디폴트 가능성을 경고했다. CNBC와의 인터뷰에선 미 의회가 정부부채 상한에 합의하지 못할 경우 '경제적 재앙'이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9일 의회 지도부 등과 관련 논의를 벌일 계획이다.

최근 미 증시는 투자 심리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각종 변수가 많은 상태라 움직임이 뚜렷하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CNBC는 골드만삭스 트레이딩 데스크를 인용해 "미 증시 움직임이 미적지근했지만, 표면을 들춰보면 보기보다 시장이 동요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고 보도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