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칼럼] 세계 경제 불확실성과 '모나리자 착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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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예측 어렵고 수시로 변동
선제 대응·체질 개선 중요해져
산업통상 전략도 근본적 리셋을
오늘로 출범 1년 맞은 尹정부
위기 극복·미래 개혁 올인해야
전광우 세계경제연구원 이사장·前 금융위원장
선제 대응·체질 개선 중요해져
산업통상 전략도 근본적 리셋을
오늘로 출범 1년 맞은 尹정부
위기 극복·미래 개혁 올인해야
전광우 세계경제연구원 이사장·前 금융위원장
프랑스 파리 루브르박물관에서 가장 많은 관람객을 끌어들이는 모나리자 초상화의 인기 비결을 챗GPT는 ‘불가사의한 수수께끼 같은 미소’에서 찾는다. 웃는 모습인지 아니면 슬프고 애잔한 모습인지 보는 시각과 관점에 따라 다르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최근 경제 전문지 이코노미스트는 ‘포스트 팬데믹 글로벌 경제는 모나리자와 같다’라는 기사를 실었다.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 이후 주류 분석가들은 세계 경제가 급격한 경기 침체의 경착륙으로 들어섰다고 봤지만 실제로 은행 파산 몇주 전까지만 해도 경기 후퇴 없는 연착륙을 뜻하는 ‘노랜딩(No Landing)’이 신조어로 주목받았었다. 불확실성이 큰 작금의 경제는 과거보다 예측이 어렵고 수시로 뒤바뀌는 ‘모나리자 착시현상(Mona Lisa effect)’이 극복해야 할 과제라는 얘기다.
미국의 올 1분기 경제성장률은 예상을 밑돌았으나 여전히 견고한 고용시장은 엇갈리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 기대가 컸던 중국의 리오프닝 효과는 4월 제조업 경기지표 둔화로 상쇄되는 분위기다. 경기 둔화와 인플레이션 압박 사이에서 고민하는 미 중앙은행(Fed)의 금리정책도 지난주 베이비스텝(0.25%포인트 인상) 단행 이후 선택지가 많지 않다. 주가 폭락으로 도산 직전까지 몰렸던 퍼스트리퍼블릭은행을 인수한 ‘월가의 구원투수’ 제이미 다이먼 JP모간 회장은 은행 위기가 끝나간다고 했지만, 지금은 위기의 시작 단계에 불과하다는 평가도 적지 않다.
상업용 부동산 부실이 본격적 은행 위기 확산의 기폭제가 될 것이라는 경고가 이어지고 있다. 총 5조달러가 넘는 미국 부동산 대출은 중소형 은행 비중이 3분의 1에 달해 가장 큰 위험 요인으로 꼽힌다. 금융산업 신뢰는 수십 년에 걸쳐 구축되지만 수일 만에 무너진다는 말이 현실이 됐다. 두 달 전 뱅크런으로 36시간 만에 쓰러진 SVB 사태는 ‘디지털 금융 시대의 은행 도산은 순식간’이라는 엄중한 사실을 보여준다. 2008년 3월 베어스턴스 파산 후 6개월 뒤 터진 리먼 사태와 지금을 비교하자면, 지금은 6개월까지 걸리지 않을 듯하다.
글로벌 불확실성이 커지고 예측 가능성은 떨어지는 현 상황에선 철저한 대외 모니터링과 시나리오별 대응 전략은 기본이고, 하방 리스크에 대한 선제적 관리와 역풍을 이겨낼 기본 체력 강화, 체질 개선이 중요해졌다. 대외 불확실성의 파고를 넘어야 하는 상황에서 위기 극복 여력을 잠식하는 재정 악화는 큰 문제다. 금년도 사상 최대 20조원의 ‘세수 펑크’가 예상되고 올 들어 1사분기 중 경상수지 적자를 기록하며 재정·경상수지 쌍둥이 적자 경고등이 켜졌다. 문재인 정부 5년간의 기록적 국가부채 증가, 역대급 공무원 증원, 공공기관 부실의 유산은 한국 경제 탄력성 회복에 큰 짐이다.
국내 경제의 약한 고리는 고금리발(發) 잠재적 금융 부실이다. 110조원을 넘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보증과 연체율이 늘어나는 37조원 수준의 소상공인·자영업자 만기 연장 대출이 금융시스템 전반의 위기로 번지지 않도록 연착륙 유도가 시급하다. 나아가 악화일로의 수출 감소와 무역적자 추세도 실물경기의 최대 걸림돌이다. 지난 4월 수출액은 지난해 동월 대비 14% 줄어들어 7개월 연속 감소했고, 한국의 최대 무역 흑자국이던 중국은 최대 무역 적자국으로 돌아서 대중 무역수지 적자가 고착화 조짐을 보인다. 산업통상 전략의 근본적 리셋을 서둘러야 할 이유다. 지난주 국제신용평가기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올해 한국 성장률을 1.1%로 낮췄고 신용위기 경고도 덧붙였다.
오늘은 윤석열 정부 출범 1년이 되는 날이다. ‘투자의 달인’ 워런 버핏은 최근 주주에게 보내는 서한에서 “지난 60년간의 경이적인 성과(380만% 투자 수익률)는 12번의 중요한 결정으로 가능했다”며 “남다른 성공의 비결은 5년에 한 번꼴의 좋은 투자에서 비롯됐다”고 했다. 5년 임기 대통령제인 한국에 적용될 법하다. 지난 1년간 지경학적 난기류 속에 국가 생존 전략의 핵심인 자유 동맹 확대와 한·미·일 공조 복원은 최대 성과를 냈다.
앞으로는 경제위기 상황 극복과 국가 미래를 위한 개혁에 올인해야 한다. 성공적인 대통령직 수행을 위해서는 강력한 국정 동력을 이끌 ‘자신감’의 액셀과 함께 넓은 포용력을 갖춘 ‘겸손함’의 브레이크가 안전 운행을 위한 필수 덕목이다.
미국의 올 1분기 경제성장률은 예상을 밑돌았으나 여전히 견고한 고용시장은 엇갈리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 기대가 컸던 중국의 리오프닝 효과는 4월 제조업 경기지표 둔화로 상쇄되는 분위기다. 경기 둔화와 인플레이션 압박 사이에서 고민하는 미 중앙은행(Fed)의 금리정책도 지난주 베이비스텝(0.25%포인트 인상) 단행 이후 선택지가 많지 않다. 주가 폭락으로 도산 직전까지 몰렸던 퍼스트리퍼블릭은행을 인수한 ‘월가의 구원투수’ 제이미 다이먼 JP모간 회장은 은행 위기가 끝나간다고 했지만, 지금은 위기의 시작 단계에 불과하다는 평가도 적지 않다.
상업용 부동산 부실이 본격적 은행 위기 확산의 기폭제가 될 것이라는 경고가 이어지고 있다. 총 5조달러가 넘는 미국 부동산 대출은 중소형 은행 비중이 3분의 1에 달해 가장 큰 위험 요인으로 꼽힌다. 금융산업 신뢰는 수십 년에 걸쳐 구축되지만 수일 만에 무너진다는 말이 현실이 됐다. 두 달 전 뱅크런으로 36시간 만에 쓰러진 SVB 사태는 ‘디지털 금융 시대의 은행 도산은 순식간’이라는 엄중한 사실을 보여준다. 2008년 3월 베어스턴스 파산 후 6개월 뒤 터진 리먼 사태와 지금을 비교하자면, 지금은 6개월까지 걸리지 않을 듯하다.
글로벌 불확실성이 커지고 예측 가능성은 떨어지는 현 상황에선 철저한 대외 모니터링과 시나리오별 대응 전략은 기본이고, 하방 리스크에 대한 선제적 관리와 역풍을 이겨낼 기본 체력 강화, 체질 개선이 중요해졌다. 대외 불확실성의 파고를 넘어야 하는 상황에서 위기 극복 여력을 잠식하는 재정 악화는 큰 문제다. 금년도 사상 최대 20조원의 ‘세수 펑크’가 예상되고 올 들어 1사분기 중 경상수지 적자를 기록하며 재정·경상수지 쌍둥이 적자 경고등이 켜졌다. 문재인 정부 5년간의 기록적 국가부채 증가, 역대급 공무원 증원, 공공기관 부실의 유산은 한국 경제 탄력성 회복에 큰 짐이다.
국내 경제의 약한 고리는 고금리발(發) 잠재적 금융 부실이다. 110조원을 넘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보증과 연체율이 늘어나는 37조원 수준의 소상공인·자영업자 만기 연장 대출이 금융시스템 전반의 위기로 번지지 않도록 연착륙 유도가 시급하다. 나아가 악화일로의 수출 감소와 무역적자 추세도 실물경기의 최대 걸림돌이다. 지난 4월 수출액은 지난해 동월 대비 14% 줄어들어 7개월 연속 감소했고, 한국의 최대 무역 흑자국이던 중국은 최대 무역 적자국으로 돌아서 대중 무역수지 적자가 고착화 조짐을 보인다. 산업통상 전략의 근본적 리셋을 서둘러야 할 이유다. 지난주 국제신용평가기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올해 한국 성장률을 1.1%로 낮췄고 신용위기 경고도 덧붙였다.
오늘은 윤석열 정부 출범 1년이 되는 날이다. ‘투자의 달인’ 워런 버핏은 최근 주주에게 보내는 서한에서 “지난 60년간의 경이적인 성과(380만% 투자 수익률)는 12번의 중요한 결정으로 가능했다”며 “남다른 성공의 비결은 5년에 한 번꼴의 좋은 투자에서 비롯됐다”고 했다. 5년 임기 대통령제인 한국에 적용될 법하다. 지난 1년간 지경학적 난기류 속에 국가 생존 전략의 핵심인 자유 동맹 확대와 한·미·일 공조 복원은 최대 성과를 냈다.
앞으로는 경제위기 상황 극복과 국가 미래를 위한 개혁에 올인해야 한다. 성공적인 대통령직 수행을 위해서는 강력한 국정 동력을 이끌 ‘자신감’의 액셀과 함께 넓은 포용력을 갖춘 ‘겸손함’의 브레이크가 안전 운행을 위한 필수 덕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