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짜 마사지·뷔페 자랑하던 구글…'복지 파티' 끝난 까닭은 [긱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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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메타 세일즈포스 등 글로벌 빅테크들이 특전을 줄이고 있습니다. 경기침체에 따른 비용 축소 움직임이 강화되고 있는 건데요. 단순히 그 이유만은 아닙니다. 추가영 레몬베이스 콘텐츠 리드가 구글 메타 등이 특전을 줄이는 이유 세 가지를 한경 긱스(Geeks)를 통해 짚어봤습니다.
공짜 마사지, 점심 뷔페 등 다양한 특전(perks)을 구성원에게 제공하는 것으로 유명한 구글이 최근 눈에 띄게 특전을 줄이고 있다. 게다가 이러한 현상은 구글뿐 아니라, 메타, 트위터 등 미국 실리콘밸리 기업 전반에 나타나고 있다. 메타는 무료 세탁 서비스를 종료했고, 세일즈포스 역시 구성원들의 웰빙을 위해 제공하던 휴양 시설 이용을 중단했다.
이에 따라 인재를 채용하고 유지하기 위한 ‘군비 경쟁’으로까지 비유되던 특전이 이제는 철 지난 수단이 돼버렸다는 말이 나온다. 대량 해고에 복지비용 절감까지 이어지면서 미국 빅테크의 황금기가 막을 내리고 있다는 확대 해석도 이어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이런 분위기를 특전(perks)과 침체(recession)의 합성어인 ‘퍼크세션(perk-cession)’이라 부르기도 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극복한 이후 글로벌 IT 기업들은 상대적으로 적은 비용으로 구성원들의 애사심을 높이고 사무실에서 일하는 시간을 늘릴 수 있는 방안으로, 특전을 경쟁적으로 늘려왔다. 개방형 사무실, 공짜 음식과 커피는 구성원들이 모여 자연스럽게 아이디어를 공유하는 계기를 제공하면서 점심 및 휴식 시간을 효과적으로 근무 시간으로 바꿔놓기도 했다. 이런 지원책은 일에 열정을 쏟는 것을 강조하는 ‘허슬 문화(Hustle Culture)’와 맞물려 효과를 거두었다.
기업 역시 사무실 복귀 유인책으로서 특전이 별 효과를 거두지 못한다는 점을 알게 됐다. 구성원들이 이러한 특전을 ‘있으면 좋은 것' 정도로 느끼게 된 측면도 있다. 미국 IT 전문매체 와이어드에 따르면 직장 평가 사이트 글래스도어의 포스팅 7만 개를 분석한 결과, 체육관이나 공짜 음식을 언급한 비율이 2019년 8.3%에서 팬데믹을 지난 2022년 12월 4%로 절반 아래로 감소했다.
카페테리아에서 제공하는 음식, 피트니스, 마사지 등은 구성원들이 주 5일 출근하던 근무 체제에 맞게 설계되었기 때문에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것이 구글의 설명이다. CNBC가 입수한 구글 내부 문건은 "이제 대부분 주 3일 출근하기 때문에 공급과 수요가 맞지 않게 됐다. 우리는 월요일에 너무 많은 머핀을 구웠다"고 밝히고 있다. 일론 머스크는 트위터를 인수한 지 한 달이 채 안 된 지난해 11월 “아침을 먹는 사람보다 준비하는 사람이 더 많다"고 꼬집기도 했다.
구글은 2008년 금융 위기 당시와 마찬가지로 데이터에 기반해 효과적이지 않은 지출 영역을 찾아내겠다고 밝혔다. 구글의 전직 임원인 케발 데사이는 미국 인터넷 매체 복스에 “기업들은 불경기를 내부적으로 간소화, 능률화의 기회로 삼는다"며 “인기 없는 결정을 할 수 있는 기회”라고 말했다. WSJ은 챗GPT 등 생성형 AI의 부상을 ‘아이폰 모먼트’라고 부른다. 구글 역시 ‘속도와 효율성 개선을 통한 지속적인 절감'이라는 목표가 ‘특히 AI와 같은 투자 기회'에 대비한 것이라고 명시적으로 밝히고 있다.
그렇다면, 특전을 줄이는 과정에서 주의할 점은 무엇일까. 특전을 제공하는 정책을 수정하기 위해서는 ‘무엇을 줄이고 있는지’에 못지않게 ‘무엇을 줄이지 않고 있는지'에도 주목해야 한다. 미국인적자원관리협회(SHRM)는 인재를 보유하기 위한 핵심적인 복지는 줄이지 않고 있다는 점 역시 놓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SHRM은 건강 관리, 퇴직금, 유급 휴가, 육아 휴직 등 핵심적인 복지는 그대로 두는 경우가 더 많다는 가트너의 분석을 인용해, 지금까지 비용 삭감은 주로 무료 음식, 체육관 등 인기가 줄어든 특전을 축소하는 것에 집중됐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또 무엇보다 구성원들이 스스로 회사에서 보상과 투자를 줄였다고 소외감을 느끼고 소속감이 떨어지는 상황을 피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 전문가들은 구성원들이 가치 있게 여기는 지원을 강화하는 정공법을 택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전반적으로 단기적이고 즉각적인 만족감을 주는 특전에서 장기적인 관점에서의 자기 계발 장려, 일과 삶의 균형 보장, 공정한 보상 제공 등으로 중심추가 옮겨가는 양상을 띠고 있다.
구성원의 성과를 인정하고 팀의 성공을 축하하는 등 긍정적인 업무 분위기를 조성하고, 다양성 및 포용성을 확대하는 것도 요구되고 있다. 맥킨지의 조사에 따르면 회사에 비해 구성원들이 더 중요하게 여기는 요소로 리더, 동료들로부터의 존중과 신뢰, 소속감, 승진 가능성. 유연 근무 등이 꼽혔다.
추가영 | 레몬베이스 콘텐츠 리드(Content & Communications Lead)
일하는 사람들이 성과를 내고 성장하는 방식을 혁신하는 스타트업 레몬베이스에서 쌓은 지식을 콘텐츠에 담아 널리 알리는 일을 담당하고 있다. 레몬베이스에 합류하기 전엔 한국경제신문에서 기자로 일하며 창업 정책, 혁신 기업을 일군 기업가들에 대한 이야기를 전했으며 넷플릭스의 ‘자유와 책임의 문화’를 담은 『파워풀』을 번역했다. 이후 혁신을 이끄는 사람과 문화를 관찰하고 기록하는 일을 이어가고 있다.
공짜 마사지, 점심 뷔페 등 다양한 특전(perks)을 구성원에게 제공하는 것으로 유명한 구글이 최근 눈에 띄게 특전을 줄이고 있다. 게다가 이러한 현상은 구글뿐 아니라, 메타, 트위터 등 미국 실리콘밸리 기업 전반에 나타나고 있다. 메타는 무료 세탁 서비스를 종료했고, 세일즈포스 역시 구성원들의 웰빙을 위해 제공하던 휴양 시설 이용을 중단했다.
이에 따라 인재를 채용하고 유지하기 위한 ‘군비 경쟁’으로까지 비유되던 특전이 이제는 철 지난 수단이 돼버렸다는 말이 나온다. 대량 해고에 복지비용 절감까지 이어지면서 미국 빅테크의 황금기가 막을 내리고 있다는 확대 해석도 이어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이런 분위기를 특전(perks)과 침체(recession)의 합성어인 ‘퍼크세션(perk-cession)’이라 부르기도 했다.
경기 침체에 따른 '퍼크세션'
특전 감소의 이유는 경기 침체와 무관하지 않다. 올해 들어 구글, 메타 등 거대 테크기업들은 비용 절감을 목표로 내걸었다. 루스 포라트 구글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지난 3월 말 전 직원에게 보낸 메일의 제목이 바로 ‘지속적인 절약에 대한 전사적 OKR(목표와 핵심 결과)’이었다. 앞서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도 2023년을 ‘효율성의 해’라고 명명했다.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극복한 이후 글로벌 IT 기업들은 상대적으로 적은 비용으로 구성원들의 애사심을 높이고 사무실에서 일하는 시간을 늘릴 수 있는 방안으로, 특전을 경쟁적으로 늘려왔다. 개방형 사무실, 공짜 음식과 커피는 구성원들이 모여 자연스럽게 아이디어를 공유하는 계기를 제공하면서 점심 및 휴식 시간을 효과적으로 근무 시간으로 바꿔놓기도 했다. 이런 지원책은 일에 열정을 쏟는 것을 강조하는 ‘허슬 문화(Hustle Culture)’와 맞물려 효과를 거두었다.
팬데믹 이후 구성원들의 요구 변화
하지만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사무실 근무 시간이 급격히 줄어들면서 인식의 변화가 일어났다. 재택 및 원격 근무가 늘면서 어디서나 일할 수 있다는 인식 역시 확대됐고, 회사는 구성원들에게 ‘근무 환경에서 실제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관해 물어보게 된 것이다. 시스코의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유연성(23%)은 높은 보수(34%) 다음으로 회사를 선택하는 중요한 요건으로 나타났다.기업 역시 사무실 복귀 유인책으로서 특전이 별 효과를 거두지 못한다는 점을 알게 됐다. 구성원들이 이러한 특전을 ‘있으면 좋은 것' 정도로 느끼게 된 측면도 있다. 미국 IT 전문매체 와이어드에 따르면 직장 평가 사이트 글래스도어의 포스팅 7만 개를 분석한 결과, 체육관이나 공짜 음식을 언급한 비율이 2019년 8.3%에서 팬데믹을 지난 2022년 12월 4%로 절반 아래로 감소했다.
카페테리아에서 제공하는 음식, 피트니스, 마사지 등은 구성원들이 주 5일 출근하던 근무 체제에 맞게 설계되었기 때문에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것이 구글의 설명이다. CNBC가 입수한 구글 내부 문건은 "이제 대부분 주 3일 출근하기 때문에 공급과 수요가 맞지 않게 됐다. 우리는 월요일에 너무 많은 머핀을 구웠다"고 밝히고 있다. 일론 머스크는 트위터를 인수한 지 한 달이 채 안 된 지난해 11월 “아침을 먹는 사람보다 준비하는 사람이 더 많다"고 꼬집기도 했다.
AI 등 새로운 경쟁에 대비
실리콘밸리 기업들의 특전 및 복리후생이 경제 상황에 따라 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미국 투자 전문 매체 모틀리 풀에 따르면, 나스닥 종합지수가 1971년 이래 전년 대비 33% 이상의 하락 폭을 기록한 것은 지난해를 포함해 1974년, 2000년, 2008년 총 네 차례뿐이다. 기업들은 ‘버블 붕괴 이후’를 대비해야 한다는 점을 이미 경험적으로 알고 있다.구글은 2008년 금융 위기 당시와 마찬가지로 데이터에 기반해 효과적이지 않은 지출 영역을 찾아내겠다고 밝혔다. 구글의 전직 임원인 케발 데사이는 미국 인터넷 매체 복스에 “기업들은 불경기를 내부적으로 간소화, 능률화의 기회로 삼는다"며 “인기 없는 결정을 할 수 있는 기회”라고 말했다. WSJ은 챗GPT 등 생성형 AI의 부상을 ‘아이폰 모먼트’라고 부른다. 구글 역시 ‘속도와 효율성 개선을 통한 지속적인 절감'이라는 목표가 ‘특히 AI와 같은 투자 기회'에 대비한 것이라고 명시적으로 밝히고 있다.
그렇다면, 특전을 줄이는 과정에서 주의할 점은 무엇일까. 특전을 제공하는 정책을 수정하기 위해서는 ‘무엇을 줄이고 있는지’에 못지않게 ‘무엇을 줄이지 않고 있는지'에도 주목해야 한다. 미국인적자원관리협회(SHRM)는 인재를 보유하기 위한 핵심적인 복지는 줄이지 않고 있다는 점 역시 놓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SHRM은 건강 관리, 퇴직금, 유급 휴가, 육아 휴직 등 핵심적인 복지는 그대로 두는 경우가 더 많다는 가트너의 분석을 인용해, 지금까지 비용 삭감은 주로 무료 음식, 체육관 등 인기가 줄어든 특전을 축소하는 것에 집중됐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또 무엇보다 구성원들이 스스로 회사에서 보상과 투자를 줄였다고 소외감을 느끼고 소속감이 떨어지는 상황을 피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 전문가들은 구성원들이 가치 있게 여기는 지원을 강화하는 정공법을 택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전반적으로 단기적이고 즉각적인 만족감을 주는 특전에서 장기적인 관점에서의 자기 계발 장려, 일과 삶의 균형 보장, 공정한 보상 제공 등으로 중심추가 옮겨가는 양상을 띠고 있다.
구성원의 성과를 인정하고 팀의 성공을 축하하는 등 긍정적인 업무 분위기를 조성하고, 다양성 및 포용성을 확대하는 것도 요구되고 있다. 맥킨지의 조사에 따르면 회사에 비해 구성원들이 더 중요하게 여기는 요소로 리더, 동료들로부터의 존중과 신뢰, 소속감, 승진 가능성. 유연 근무 등이 꼽혔다.
추가영 | 레몬베이스 콘텐츠 리드(Content & Communications Lead)
일하는 사람들이 성과를 내고 성장하는 방식을 혁신하는 스타트업 레몬베이스에서 쌓은 지식을 콘텐츠에 담아 널리 알리는 일을 담당하고 있다. 레몬베이스에 합류하기 전엔 한국경제신문에서 기자로 일하며 창업 정책, 혁신 기업을 일군 기업가들에 대한 이야기를 전했으며 넷플릭스의 ‘자유와 책임의 문화’를 담은 『파워풀』을 번역했다. 이후 혁신을 이끄는 사람과 문화를 관찰하고 기록하는 일을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