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함부르크 개항축제에 설치된 홍보관에서 현지인이 부산 음식과 특산물을 경험하고 있다.  부산시 제공
독일 함부르크 개항축제에 설치된 홍보관에서 현지인이 부산 음식과 특산물을 경험하고 있다. 부산시 제공
2030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를 위한 핵심 전략인 ‘부산 이니셔티브’가 본격적으로 가동됐다. 부산 이니셔티브는 지난달 4~7일 국제박람회기구(BIE)의 부산 현지 실사 당시 부산시가 공개한 청사진이다. 한국이 보유한 경제 성장 경험과 민주주의를 내세워 세계 전역에 걸친 네트워크를 결성해 인류가 마주한 각종 위기를 해결하겠다는 계획이다.

부산시는 다음달 엑스포 개최지 선정을 위한 ‘마지막 관문’으로 평가받는 4차 프레젠테이션(PT)에서 이 같은 전략으로 승부수를 던지기로 했다.

9일 부산시에 따르면 박형준 부산시장은 이날부터 오는 17일까지 튀니지, 나미비아, 남아프리카공화국, 보츠와나 등 4개국을 방문해 한국의 경제 성장 및 민주주의 확보 경험을 각국 관계자들과 공유할 계획이다. 6·25전쟁을 딛고 성장한 스토리를 나누고, 기후변화와 디지털 불평등, 교육 기회의 불평등, 보건 수준의 격차, 식량 부족 등 각국이 겪고 있는 다양한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함께 모색하겠다는 것이다.

아프리카 각국의 현실적인 문제에 대한 ‘부산의 해법’이 공감대를 얻는다면 부산엑스포 유치 활동도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부산시는 기대하고 있다.

박 시장의 아프리카 방문 일정에는 2차전지 관계자들을 포함해 부산 지역 기업인이 다수 동행한다. 친환경 기술 분야 전문가들인 만큼 아프리카 국가들이 처한 환경문제 해결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부산시는 설명했다.

부산 이니셔티브에 공감을 나타내는 국가가 늘면서 부산의 엑스포 유치에 대한 기대도 커지는 분위기다. 지난 1~3일 부산에서 열린 ‘아시아정당국제회의(ICAPP) 제39차 상임위원회’에선 부산에서 엑스포를 개최하는 것을 지지하는 ‘부산 성명서’가 정식 채택됐다. 이 회의에선 아시아권 기업인들로 이뤄진 기업협의회도 결성됐다.

현지호 화승 총괄부회장이 의장을 맡아 ‘아시아의 에너지 자립을 위한 탄소 중립화와 기후변화 대응’을 주제로 국가 간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현대자동차, SK그룹 등 국내 여러 기업과 아시아, 호주, 튀르키예 기업인들이 참여했다. 부산의 대표 기업인 화승은 이번 협의회에서 논의된 내용을 바탕으로 2025년까지 친환경 분야 매출을 지금보다 90% 늘린다는 계획이다. 외국 기업과 새 친환경 사업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부산시는 25~27일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열리는 ‘기후산업국제박람회’에서도 엑스포 유치를 위한 홍보에 적극 나설 방침이다. 이 행사엔 세계 446개 기업이 참가해 친환경 기술을 선보일 예정이다. 엑스포 개최지는 다음달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4차 PT 이후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박 시장은 “부산 이니셔티브는 이미 시작됐다”며 “한국이 보유한 강점을 살려 전 세계 국가와 협력 체계를 촘촘하게 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민건태 기자 mink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