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셋값 하락으로 서울 종로구 집주인은 2년 전 전셋값 대비 평균 1억6000만원을 돌려줘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세보증금을 돌려주기 힘든 역전세난이 심화하면서 집주인의 전세자금 반환 대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9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역전세난과 전세 기피 현상으로 올해 1분기 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은행의 전세보증금 반환 목적의 ‘세입자 퇴거 조건부 대출’ 잔액은 17조2962억원으로 작년 말(17조1219억원)보다 2000억원 가까이 증가했다. 2021년 말(15조3009억원)에 비해서는 13%(1조9953억원) 급증했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 주간 변동률(한국부동산원 기준)이 작년 6월 13일(-0.01%) 이후 47주 연속 내림세를 보이는 등 역전세난이 확산하고 있어서다.

지역별로는 종로구 전셋값 낙폭이 2년 새 가장 컸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종로구의 평균 전셋값은 2년 전인 2021년 5월 전용 84㎡ 기준 6억9000만원이었지만 현재는 5억3000만원 수준이다. 송파구(8000만원 하락), 강동구(6000만원 하락) 등 신축 아파트가 많은 지역도 낙폭이 컸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입주량 증가와 전세의 월세화 등으로 당분간 역전세난이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심은지/이소현 기자 summ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