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제조업보다 전기 사용량 5배…선로·변전소 조기증설 논의
포항 이차전지 기업 투자 쇄도에 산업단지 전력공급 부족
경북 포항에 이차전지 기업을 중심으로 투자가 쇄도하면서 산업단지에 공급하는 전력부족이 우려된다.

포항 영일만 일반산업단지와 블루밸리 국가산업단지는 일반 제조업을 고려해 전력공급 계획을 세웠으나 일반 제조업보다 전기 소모가 5배 정도 많은 이차전지 업체가 몰리면서 현 상태로는 전력부족 문제가 심각하다.

10일 경북도에 따르면 영일만 산업단지는 이차전지 산업 활성화로 2024년 기업들이 필요로 하는 전력 규모가 461㎿다.

여기에는 현재 송전선로와 변전소로 감당할 수 있으나 2026년부터 추가로 필요한 수요가 문제다.

포항시와 투자 양해각서를 체결한 기업들이 시에 2026년부터 2030년까지 추가로 전력이 필요하다고 요청한 규모는 298㎿다.

추가로 필요 용량을 충당하기 위해서는 현재 한전이 계획한 송전선로와 변전소 신설을 앞당겨야 하나 상황이 여의찮다.

한전은 2028년 10월까지 240㎿ 규모 송전선로와 변전소 신설을 계획하고 있다.

도는 한전과 2026년까지 조기 건설을 협의하고 있으나 송전선로에 대한 주민 수용성이 가장 큰 걸림돌이다.

경북도 관계자는 "송전선로 조기 건설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게 주민 수용성이다"며 "상황에 따라 2028년보다 당길 수도 있고 더 늦춰질 수도 있는 등 유동적이다"고 말했다.

블루밸리 국가산단도 변전소 용량이 부족하기는 마찬가지다.

도와 시는 애초 산단 2단계가 준공하는 2025년에 기업이 필요로 하는 전력 규모를 349㎿로 파악했다.

이어 추가 필요 요청이 들어오면서 총 전력수요는 533㎿로 늘었다.

하지만 현 전력공급 능력은 240㎿에 그친다.

추가로 전력공급 규모가 293㎿ 더 필요함에 따라 도는 한전이 2027년 말 계획하고 있는 240㎿ 규모 변전소 신설을 일정을 2025년으로 앞당기는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

이렇게 하더라도 추가 투자 등을 고려하면 수요 전력 규모보다 공급이 부족할 수 있어 추가 대책이 시급하다.

도는 기업 전력 수요 신청 후 공급에 2년 정도 걸리므로 기업들이 실제 필요한 정확한 규모를 한전에 신청하고 불입금을 납부하도록 요청하고 있다.

경북도 관계자는 "산업단지를 만들 때 이차전지 기업이 많이 올 수도 있다는 가정을 못 했는데 일반 제조업보다 월등히 전기를 많이 필요로 하는 이차전지 산업이 급부상하면서 전력공급 부족 문제가 불거졌다"고 설명했다.

도는 필요 전력 규모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송전선로 신설, 주민 수용성 확보 등 전력공급 문제 해결에 빠르게 대처하기 위해 포항시, 기업, 한전 등과 태스크포스를 구성했다.

공장 증설 발표가 이어지면서 4단계까지 추진 중인 영일만 산단 산업 용지는 현재 분양률이 93%까지 치솟았다.

2단계로 나뉘어 조성 중인 블루밸리 국가산단 산업 용지도 1단계 약 60%, 2단계 약 50% 분양됐으며 기업 문의가 계속 이어져 곧 '완판'될 것으로 포항시는 전망한다.

포항 이차전지 기업 투자 쇄도에 산업단지 전력공급 부족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