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해외입양 컨퍼런스'에서 노충래 교수 주장
"입양에 대한 국가책임 명확히 해야…아동관점에서 입양 중요"
입양 과정에서 국가의 책임을 명확히 해 중앙당국, 사법당국, 인가단체 등에 의한 입양으로 공공 책임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노충래 이화여대(사회복지학) 교수는 10일 국회에서 '한국사회의 해외입양 왜곡된 인식 너머의 진실' 주제로 열린 컨퍼런스에서 이렇게 강조하며 "국내외 입양아동의 적응을 돕는 사후서비스, 뿌리찾기 사업 등의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컨퍼런스는 11일인 입양의 날을 앞두고 최재형(국민의힘) 의원실 주최, 전국입양가족연대 주관으로 열렸다.

노 교수는 "입양은 많은 아동에게는 축복이었지만, 일부 아동에게는 상처가 되기도 했다"며 "입양의 역사에서 많은 오류가 있었음에도 최선의 아동 이익 관점에서 아동보호체계가 변화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구체적으로 "부모의 관점이 아닌 아동의관점에서 입양이 진행돼야 한다"며 입양 부모가 아동의 성별, 연령, 의료적 상태 등을 근거로 입양해서는 안된다"고 밝혔다.

또 "미혼모부(母父) 가정을 지원하고 베이비박스에 유기된 아동의 친생부모 찾기 노력을 강화하며 원가정 보호를 우선으로 해야 한다"며 "친인척 입양을 확대하고 국내 입양과 아동보호체계를 바꿔 아동이 국내에서 보호를 받게 해야 한다.

국외 입양은 최후의 수단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세계 10대 경제국가로 성장한 한국은 아동보호체계, 가족정책, 특히 미혼모 정책에 대해 정부가 선제적으로 예방하고 조기 개입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며 "많은 입양부모들이 사랑으로 입양아를 돌보고 양육하며 대안가정으로서 역할을 충실히 한다는 사회적인 인정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날 컨퍼런스에는 해외 입양인들이 참석해 입양 관련 정책 등에 대해 의견을 발표하기도 했다.

스티브 모리슨(67) 미주 한국입양홍보회(MPAK-USA) 회장은 "자체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 한국 내에서 진행된 실태조사에서와 달리 해외 입양인들의 80%는 자신들의 입양에 만족하고 있었다"고 소개했다.

모리슨 회장은 "입양 반대 운동을 하는 사람들은 시설보호가 입양보다 낫다고 주장하지만, 설문조사에서 대부분은 시설보호보다 해외입양을 통해서라도 가정에서 자라는 것이 옳다고 판단하고 있었다"며 "대책 없는 입양 반대 운동은 입양인들과 아동들을 위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고 강조했다.

모리슨 회장은 5살까지 원가정에서 자라다가 이듬해 고아원에 입소했다.

14살에 미국으로 입양돼 미국 우주항공연구소에서 근무한 뒤 은퇴했다.

한국입양홍보회를 설립자로, 스스로 2명의 아이를 입양해 키우기도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