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반환’ 올릭스, 유효성 데이터로 더 좋은 조건의 기술수출 기대
휴젤이 올릭스 비대흉터 치료제 후보물질 OLX101A의 아시아 지역 권리를 반환했다. 당초 양사가 계약을 맺을 당시 OLX101A는 독성 데이터도 없는 개발 초기 단계였다. 반면 현재 올릭스는 OLX101A의 휴먼 PoC(개념 증명, Proof of Concept)를 확보한 상태다. 향후 이전보다 더 좋은 조건의 기술수출을 재추진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릭스와 휴젤은 2013년 11월 1일 양사가 체결한 OLX101A의 특허 및 기술이전 계약이 해지됐다고 공시했다. 휴젤 측은 “내부 사업방침 변경에 따라 기술이전 계약 해지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앞서 휴젤은 상장을 앞두고 중장기 성장동력으로 바이오 신약사업에도 진출할 계획이었다. 창업자이자 과학자 출신의 문경엽 전 휴젤 대표의 의지가 강력했으며, 그 일환으로 올릭스와 계약을 맺게 됐다.

올릭스는 설립 초기였으며, 국내 바이오 시장에서 RNA 간섭 치료제(RNAi) 플랫폼이 생소할 시기였다. 당시 OLX101A는 독성 데이터도 없을 정도로 개발 초기 단계였다. 이 때문에 휴젤은 좋은 조건의 계약을 맺을 수 있었다.

올릭스는 선급금 및 단계별 마일스톤 포함 총 10억원에 OLX101A의 한국 포함 아시아 판권을 휴젤에 넘겼다. 최근 올릭스가 맺은 기술수출 계약과 비교하면 터무니없이 적은 금액이다.

올릭스는 2021년 중국 한소제약과 선급금과 단계별 마일스톤을 포함해 최대 약 5300억원 기술수출 계약을 맺었다. 심혈관 및 대사성 질환 등에 대한 치료물질을 발굴에 대한 계약이다. 한소제약은 중화권 독점 권리만 갖게 되며, 이외 국가에 대한 판권은 올릭스가 보유한다.

이동기 올릭스 대표는 “이번 기술반환으로 전 세계 권리를 올릭스가 확보하게 됐다는 것이 가장 큰 의미라고 볼 수 있다”며 “그동안 미용에 관심이 많은 아시아지역에 대한 기술수출 문의가 많이 들어왔어도 대응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올릭스는 OLX101A의 아시아지역 판권에 대한 기술수출을 재추진할 계획이다. 이전과 다른 점은 임상에서 안전성과 유효성 데이터를 확보했다는 것이다. 지난달 27일 올릭스는 OLX101A의 미국 임상 2a상 톱라인(topline) 결과를 수령했다고 발표했다. 1차지표는 흉터 재건술로부터 24주 시점에 비대흉터의 정도를 비교하는 것이다. 환자의 흉터 절반은 위약, 나머지 절반은 OLX101A를 투여하는 방식이다.

흉터의 시각·촉각적 특성 전반의 심각도를 1부터 10까지로 두고 측정했다. 심각도 점수가 낮을수록 정상 피부에 가깝다는 의미다. OLX101A의 점수는 투여 전 평균 점수인 5.1점에 비해 1.8점 감소해 통계적 유의성(P값=0.017)을 충족했다. 위약군은 5.0점에서 3.8점으로 1.2점이 감소했으나 통계적 유의성이 확인되지 않았다.

이 대표는 “환자의 흉터가 하나로 연결돼 있는 것을 정확히 반반 나눠서 유효성을 확인했다”며 “위약군의 흉터가 계속 커지면서 OLX101A군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상황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고무적인 결과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시아를 포함해 세계 지역에 대한 기술수출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김유림 기자 you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