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전경.  /사진=연합뉴스
서울 시내 전경. /사진=연합뉴스
최근 외국인 투자자가 증권주를 투자 장바구니에 담고 있다.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발 차액결제거래(CFD) 손실액이 우려보다 크지 않다는 점과 증권사가 사업을 전개하기에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되고 있기 때문이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는 최근 한 달(4월10일~5월10일)간 단 하루를 제외하고 모두 NH투자증권을 순매수했다. 총 순매수 금액은 180억원이다. 같은 기간 미래에셋증권(130억원)과 삼성증권(610억원)에 대해선 2거래일을 제외하고 꾸준히 사들였다.

외국인이매수에 나선 건 최근 불거진 CFD 손실 규모가 우려만큼 크지 않을 것으로 보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관련 익스포저(위험노출액) 전체가 손실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며 “CFD 미수금으로 인한 증권사별 손실규모는 1000억원을 넘지 않을 것”으로 분석했다.

이날 금융감독원이 국회 정무위원회 양정숙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기준 13개 증권사의 CFD 거래잔액은 2조7696억원이었다. 증권사별로는 교보증권의 CFD 거래잔액이 6180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키움증권(5576억원), 삼성증권(3503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만약 키움증권의 경우 CFD 잔액 모두가 80% 손실이 났다고 가정하면 손실 금액은 4453억원으로 증거금(잔액의 40%) 2230억원을 넘어선다. 이에 추가 손실금 2200여억원 중 투자자로부터 회수하지 못한 금액만큼 증권사 손실로 반영된다. 하지만 실제 미수금 규모는 이러한 우려보다 심각하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급락한 종목은 전체 CFD 가운데 일부이고 증권사들도 채권 추심 등으로 투자금 회수가 가능해서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증권사들이 사업을 전개하기에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는 점도 외국인 순매수가 늘어나는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증권사 실적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주식 거래대금이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달 일평균 거래대금은 26조4000억원으로 전월 대비 21.8% 증가했다. 채권 금리가 하락하고 크레디트 스프레드(회사채와 국고채간 금리차)가 축소되는 점도 긍정적이다. 채권 금리 하락시 채권 가격은 올라가기 대문에 채권 운용 부문의 평가이익이 늘어난다.

전배승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가파른 금리상승 가능성이 낮아져 채권 관련 수익규모는 안정적 흐름이 예상되고, 국내외 증시여건 개선으로 ELS 조기상환이 확대되는 등 전반적인 운용이익 추이는 긍정적일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외국인 순매수 행렬이 이어지고 있는 NH투자증권에 대해 최근 한 달 동안 KB증권과 유안타증권이 목표주가를 올렸다. 미래에셋증권과 삼성증권 역시 각 1곳(한국투자증권), 2곳(NH투자증권, BNK투자증권)의 증권사가 목표주가를 상향조정했다.

하지만 이날 증권사 2곳(신한투자증권, 삼성증권)이 키움증권의 목표주가를 하향조정했다. 신한투자증권은 기존 13만5000원에서 12만원으로, 삼성증권은 13만7000원에서 12만5000원으로 내렸다.

키움증권이 다른 증권사보다 CFD 관련 손실 규모가 클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임희연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키움증권은 리테일 약정 시장점유율 30%, 신용융자 시장점유율 15.7%를 차지하는 국내 1위 사업자인 만큼 다른 증권사보다 익스포저와 손실 규모가 클 개연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또 자기자본 4조원대 달성에 따라 연내 초대형 IB 인가 신청을 예상했으나 이 또한 보류되면서 자본효율성 저하가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봤다.

문형민 기자 mhm9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