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생명, 카카오페이손보 '만지작' 이유는…"펫·IoT시장 확장"

신시장 확장 위해 손보 라이센스 불가피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과의 손보 시너지도 '기대'

지주사 전환을 추진 중인 교보생명이 손해보험사 매물 인수에 본격 나서고 있다. 교보생명은 앞서 매물로 나온 MG손해보험 인수를 적극 추진했다가 중단, 최근에는 디지털 전문보험사인 카카오페이손해보험을 후보군에 포함했다. 교보생명의 손보사 인수는 지주사 전환을 위한 초석이기도 하지만, 포화된 생명보험시장을 벗어나 펫·사물보험 등으로 시장을 빠르게 확장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교보생명은 카카오페이손보를 포함한 손해보험사 인수를 검토 중이다. 업계에선 최근 교보생명이 카카오페이손보 실사를 거쳐 지분 51% 인수, 경영권 확보에 나설 것으로 전해지고 있지만 단순 지분 투자나 협업 수준에서 그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교보생명 측은 이와 관련해 "미래 성장동력 확보차원에서 손보사 진출을 검토하고 있지만 특정 회사 인수가 구체적으로 결정되지는 않았다"고 공식입장을 밝혔다. 카카오페이 측도 "카카오페이손보의 성장을 위해 다양한 방안을 논의 중이나, 최근 보도된 기사와 같이 경영권 양도에 대해 검토한 적은 없다"고 전했다.

하지만 내년 하반기 지주사 전환을 앞둔 교보생명의 손보사 인수 움직임은 더욱 본격화될 전망이다. 카카오페이손보를 비롯해 실제 인수가 검토됐던 MG손해보험, 사모펀드가 대주주로 있는 롯데손해보험 등이 매물로 거론된다.

특히 교보생명은 포화된 생명보험시장을 넘어 디지털을 기반으로 한 펫보험과 사물보험 등 신시장 진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실제 교보생명은 지난 2020년 과거 악사(AXA)그룹에 넘겼던 교보자동차보험 재인수를 추진하기도 했다. 손해보험 라이센스 확보를 통한 신시장 진출이 불가피하다는 판단이다.

교보생명은 업계 최초로 온라인 전문 보험사인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을 출범시키기도 했다. 교보생명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은 최근 펫보험을 전문으로 취급하는 인슈어테크업체 스몰티켓에 투자하기도 했다. 현재 교보라이프플래닛에 재직 중인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의 차남인 신중현씨도 미래 신성장동력으로 펫보험시장을 꼽고, 스몰티켓 투자에 앞장섰다는 후문이다.

향후 교보생명이 카카오페이손보를 비롯 손해보험사를 인수할 경우 교보라이프플래닛과의 디지털 시너지도 기대할 수 있다. 아직 국내 온라인 전문 보험사들이 적자에 머무르고 있긴 하지만 장기적 관점에서 봤을 때 디지털 보험은 보험사들이 꼭 확보해야 하는 신시장으로 꼽힌다. 특히 디지털 시장에서 한계로 꼽히는 '인(人)보험'을 넘어서기 위해선 손보 라이센스가 필수인 상황이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생보사들 사이에서 더 이상 '인보험', 특히 디지털 시장에서의 인보험은 한계가 있다는 이야기가 꾸준히 나오고 있다"며 "아직 시장이 크지 않지만 펫보험이나 IoT 등 사물보험시장 선점을 위해 결국 생보와 손보의 틀을 허무는 라이센스 확보나 전문 자회사 설립 등의 움직임이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장슬기기자 jsk9831@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