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주가 찍어줍니다" 간 커진 주식 리딩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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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인 사칭 수법 대담해져
피해 건수 5년 새 여섯 배 늘어
피해 건수 5년 새 여섯 배 늘어
“글로벌 투자전략가 박현주 회장입니다. 투자강의실에 가입하시면 저희가 주목하고 있는 2차전지주를 나눠드립니다.”
지난 9일부터 페이스북 등 SNS를 통해 박현주 미래에셋금융그룹 회장 사진을 프로필에 올린 일명 ‘박현주 리딩방’이 퍼지고 있다. 여기에 가입하면 카카오톡 1 대 1 채팅방으로 연결된다. 채팅방에선 SKC, 이아이디, KG케미칼 등을 2차전지 추천종목으로 소개하며 “적당한 구매 가격을 드리겠다”는 메시지가 뜬다.
물론 사기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금융감독원에 먼저 알린 뒤 사이버수사대에 신고했다”며 “고객들이 사칭에 속아 피해를 보는 일이 없도록 신속하고 강력한 대책을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해외 서버를 이용한 사기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최초 유포자를 찾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금융투자업계의 유명 투자전문가를 사칭한 ‘불법 주식 리딩방’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박 회장 외에도 강방천 에셋플러스자산운용 회장, 존 리 전 메리츠자산운용 대표 등을 사칭한 리딩방 사기가 발생했다.
존 리 전 대표를 사칭한 사기꾼들은 존 리 전 대표의 한국 이름인 이정복으로 카카오계정을 만든 뒤 프로필 소개에 ‘전 메리츠자산운용 대표이사’라고 써놨다. 피해 사례가 늘어나자 투자자들이 직접 존 리 전 대표에게 연락해 피해를 호소하기도 했다.
이들은 유명 투자전문가의 이름과 고수익을 내세워 투자자들을 유인한 뒤 일정한 회원료를 내면 유망한 주식 종목을 찍어준다.
금융당국의 허가 없이 운영하는 가짜 홈트레이딩시스템(HTS)으로 유인한 사례도 있다. 투자금이 보호되지 않는 것은 물론이고, 주가 조작 등에도 연루될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작년 접수된 유사 투자 자문 관련 피해구제 신청은 2809건에 이른다. 2017년 475건이었던 게 5년 새 여섯 배 늘었다. 피해자는 대부분 투자 경험이 별로 없는 고령자와 주부 등이다.
카카오톡 메시지를 통한 피해 사례가 가장 많은 만큼 카카오도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카카오 측은 “오픈채팅을 포함한 카카오톡의 모든 대화방은 사적인 영역으로 대화 내용을 확인할 수 없다”며 “다만 리딩방 관련 불법 홍보 시 그 오픈채팅방에 대해 영구 이용제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만수/배성재/선한결 기자 bebop@hankyung.com
지난 9일부터 페이스북 등 SNS를 통해 박현주 미래에셋금융그룹 회장 사진을 프로필에 올린 일명 ‘박현주 리딩방’이 퍼지고 있다. 여기에 가입하면 카카오톡 1 대 1 채팅방으로 연결된다. 채팅방에선 SKC, 이아이디, KG케미칼 등을 2차전지 추천종목으로 소개하며 “적당한 구매 가격을 드리겠다”는 메시지가 뜬다.
물론 사기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금융감독원에 먼저 알린 뒤 사이버수사대에 신고했다”며 “고객들이 사칭에 속아 피해를 보는 일이 없도록 신속하고 강력한 대책을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해외 서버를 이용한 사기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최초 유포자를 찾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금융투자업계의 유명 투자전문가를 사칭한 ‘불법 주식 리딩방’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박 회장 외에도 강방천 에셋플러스자산운용 회장, 존 리 전 메리츠자산운용 대표 등을 사칭한 리딩방 사기가 발생했다.
존 리 전 대표를 사칭한 사기꾼들은 존 리 전 대표의 한국 이름인 이정복으로 카카오계정을 만든 뒤 프로필 소개에 ‘전 메리츠자산운용 대표이사’라고 써놨다. 피해 사례가 늘어나자 투자자들이 직접 존 리 전 대표에게 연락해 피해를 호소하기도 했다.
이들은 유명 투자전문가의 이름과 고수익을 내세워 투자자들을 유인한 뒤 일정한 회원료를 내면 유망한 주식 종목을 찍어준다.
금융당국의 허가 없이 운영하는 가짜 홈트레이딩시스템(HTS)으로 유인한 사례도 있다. 투자금이 보호되지 않는 것은 물론이고, 주가 조작 등에도 연루될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작년 접수된 유사 투자 자문 관련 피해구제 신청은 2809건에 이른다. 2017년 475건이었던 게 5년 새 여섯 배 늘었다. 피해자는 대부분 투자 경험이 별로 없는 고령자와 주부 등이다.
카카오톡 메시지를 통한 피해 사례가 가장 많은 만큼 카카오도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카카오 측은 “오픈채팅을 포함한 카카오톡의 모든 대화방은 사적인 영역으로 대화 내용을 확인할 수 없다”며 “다만 리딩방 관련 불법 홍보 시 그 오픈채팅방에 대해 영구 이용제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만수/배성재/선한결 기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