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는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2년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는 소식이 나온 가운데 혼조세를 보였다.

10일(미 동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오전 10시 34분 현재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50.65포인트(0.15%) 하락한 33,511.16을 기록 중이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14.18포인트(0.34%) 오른 4,133.35를, 나스닥지수는 전장보다 120.15포인트(0.99%) 상승한 12,299.71을 나타냈다.

투자자들은 4월 CPI와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다음 행보, 부채한도 관련 소식 등을 주시하고 있다.

미 노동부가 발표한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4.9% 올라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이코노미스트들의 예상치와 전월치인 5.0% 상승을 밑돌았다.

이날 수치는 2021년 4월 이후 2년 만에 가장 낮은 상승률이다.

4월 CPI는 전월 대비로는 0.4% 올라 시장의 예상에 부합했으나 전월의 0.1% 상승보다는 상승 속도가 가팔라졌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음식료 가격을 제외한 4월 근원 CPI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5% 오르고, 전월보다는 0.4% 올랐다.

이는 모두 시장의 예상과 일치한다.

미국의 CPI는 지난해 6월에 9% 근방이던 데서 5% 근방으로 떨어졌으나 여전히 연준의 목표치인 2%를 크게 웃돈다.

물가 지표 발표 이후 미국 국채금리는 하락세를 보였다.

10년물 국채금리는 6bp가량 떨어진 3.45% 근방에서, 2년물 국채금리는 6bp가량 하락한 3.96% 근방에서 움직였다.

전날 백악관에서의 부채한도 협상은 결론 없이 끝났다.

1시간가량 진행된 전날 회동에서 백악관과 공화당은 합의를 끌어내지 못하고 입장 차만 확인하는 데 그쳤다.

바이든 대통령은 회동에서 "미국의 디폴트(채무불이행)는 옵션이 아니다"라는 점을 확실히 했다면서 "디폴트를 피할 수 있다고 절대적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미국 사법 당국이 은행주에 대한 공매도를 들여다보고 있다는 소식도 나왔다.

이날 한 주요 외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법무부가 은행 파산을 촉발한 시장의 변동성과 관련한 공매도 활동을 들여다보고 있으며, 이와 관련 시장 조작 가능성도 들여다보고 있다고 보도했다.

일각에서는 금융위기 당시처럼 은행주에 대한 공매도를 일시 중단하는 조치를 꺼내 들 수 있다고 예상하고 있으나 미 증권거래위원회(SEC)는 현재 이를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날 실적을 발표한 리비안의 주가는 예상보다 손실 규모가 작았다는 소식에 8% 이상 뛰었다.

에어비앤비는 실적은 예상치를 웃돌았으나 2분기 매출이 시장이 예상한 수준을 밑돌면서 주가는 10% 이상 하락 중이다.

소프트웨어업체 트윌리오의 주가는 2분기 매출 예상치가 시장의 예상보다 낮게 제시되면서 16% 이상 하락했다.

로블록스의 주가는 회사의 분기 손실이 예상보다 컸으나, 일간 활성 사용자가 두 자릿수대 증가율을 기록했다는 소식에 8% 이상 올랐다.

이날은 장 마감 후 디즈니와 로빈후드가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이번 지표가 인플레이션이 하락 추세에 있음을 보여주지만, 여전히 인플레이션이 높은 상황이라 연준이 당장 금리를 내릴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라자드의 로널드 템플 수석 시장 전략가는 마켓워치에 "4월 CPI와 고용 보고서가 추세의 시작이라면 연준은 신중한 낙관론을 펼칠 근거를 갖게 됐다"라며 "잡음을 제외하면 이번 보고서는 인플레이션이 아래로 떨어지고 있음을 분명히 보여준다"라고 평가했다.

그는 "다음 달 지표가 이번과 같다면 연준이 금리 인상 중단 가능성 쪽으로 기울 것"이라고 말했다.

글렌메드의 제이슨 프라이드는 이번 보고서가 인플레이션이 2% 목표를 향해 지속해서 나아간다는 확신을 주지는 못할 것이라며 "이것만으로는 연준의 추가 금리 인상을 촉진하지는 않겠지만,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뜨거운 상황에서 조만간 금리 인하가 나오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유럽증시는 일제히 하락 중이다.

독일 DAX지수는 0.42 하락 중이며, 영국 FTSE지수는 0.33% 밀리고 있다.

프랑스 CAC 지수는 0.62% 하락하고, 범유럽지수인 STOXX600 지수는 0.48% 떨어지고 있다.

국제유가도 하락세를 보였다.

6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보다 1.60% 하락한 배럴당 72.52달러를, 7월물 브렌트유 가격은 전장보다 1.49% 밀린 배럴당 76.28달러를 기록했다.

뉴욕증시, CPI 발표 속 혼조세로 출발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