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의 판교R&D센터. 자료=엔씨소프트
엔씨소프트의 판교R&D센터. 자료=엔씨소프트
엔씨소프트가 예상보다 양호한 1분기 실적을 발표했지만 증권사들은 목표주가를 하향하며 부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다. 모바일 매출이 부진하면서 마케팅비용이 줄자 예상 밖의 실적 호조가 났다는 분석이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날 키움, 대신, 힌화투자증권은 엔씨소프트의 목표주가를 하향했다. 교보증권은 목표주가는 상향했지만 투자의견은 '매수'에서 '단기매수(Trading Buy)'로 하향했다.

전날 엔씨소프트가 예상을 넘는 1분기 실적을 발표했지만 상세 매출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결과를 내놓은 영향으로 풀이된다. 엔씨소프트의 1분기 영업이익은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였던 471억원을 크게 웃도는 816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전년동기(2442억원) 대비로는 66.5% 감소했다.

증권사들은 엔씨소프트가 게임 업데이트 부재로 매출이 줄자 영업비용도 감소해 예상치를 웃돈 실적을 냈다고 분석했다. 교보증권에 따르면 엔씨소프트의 1분기 인건비는 전분기 대비 9% 감소한 2119억원, 매출변동비는 전분기대비 21.3% 줄어든 1525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회사의 주력 게임인 리니지W와 리니지2M 매출은 직전분기 대비 각각 31%, 11% 감소했다.

김동우 교보증권 연구원은 "게임 전반의 대형 업데이트 부재로 마케팅비는 직전 분기 대비 90% 감소했고, 매출변동비도 모바일게임 매출 감소에 따라 함께 줄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엔씨소프트의 기대작인 'TL' 출시도 주가 상승 모멘텀으로 작용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모바일 부진으로 인한 TL의 흥행 부담이 커진데다, 북미·유럽 시장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낼 수 있는 컨텐츠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김소혜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TL의 글로벌 마케팅 행사가 실적 둔화 우려를 해소 시킬만한 유일한 모멘텀"이라며 "하반기 신작에 대해 막연하게 모멘텀을 부여하기보다는 흥행 성과에 대한 기대감을 높일 수 있는 근거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