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쓰잘머리 있는' 사람입니까? [책마을]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최지운 새 소설집
<서른 개의 쓰잘머리 없는 이야기들>
<서른 개의 쓰잘머리 없는 이야기들>

최지운 작가의 새 소설집 <서른 개의 쓰잘머리 없는 이야기들>은 그래서 소설가, 나아가 문학에 대한 우화처럼 읽힌다.
![당신은 '쓰잘머리 있는' 사람입니까? [책마을]](https://img.hankyung.com/photo/202305/01.33419976.1.jpg)
예컨대 소설 '식사' 속 '남자'는 지방대를 전전하는 시간강사다. 소설 '상담' 속 '남자'는 지방대 교수로 갓 임용돼 수도권 대학으로 편입하려는 학생들의 자퇴를 막아야 하는 임무를 맡았다. 두 남자는 동일 인물이라고 읽어도 좋지만, 각각 독립된 이야기로 읽어도 상관 없다. 반면 공시생인 소설 '캔커피'의 '남자'는 앞서 언급된 소설 속 '남자'들과 같은 사람이라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소설책 맨 마지막에 덧붙여진 에필로그가 씁쓸한 뒷맛을 남긴다. 결국 이들이 훗날 '쓰잘머리 있는 사람'이 됐다고 변호해주는 내용으로, 소설책조차 쓸모의 논리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서글픈 인상을 준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