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MA·스미스소니언미술관 소장 게임 등 소개
게임, 현대미술이 되다…국립현대미술관 '게임사회'전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전시장이 거대한 게임장으로 변했다.

90년대 큰 인기를 끌었던 댄스댄스레볼루션(DDR) 게임기와 팩맨 아케이드 게임기 등 게임기가 전시장 곳곳에 자리 잡았다.

전시장에는 콘솔과 조이스틱을 이용해 PC 게임을 플레이해볼 수도 있고 총 모양 도구를 이용해 커다란 스크린에 나타난 적을 쏘아서 물리치기도 한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12일 시작되는 '게임사회'전은 놀이의 영역으로 치부되곤 하는 게임을 현대미술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전시다.

이미 게임은 현대미술의 영역에 깊숙이 들어와 있다.

미국 뉴욕현대미술관(MoMA)은 2012년 게임을 정식 소장품으로 수집했고 게임의 형식을 빌린 미디어 아트 등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MoMA가 게임을 소장할 당시에는 게임이 예술이냐 아니냐를 두고 논란도 있었지만 이번 전시를 기획한 홍이지 학예연구사는 "이미 게임은 예술이라는 인식이 자리 잡았다"고 설명했다.

전시는 이런 상황에서 현대미술과 게임의 접점을 찾아보고 게임의 문법과 미학이 시각예술과 우리의 삶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자는 취지로 기획됐다.

게임, 현대미술이 되다…국립현대미술관 '게임사회'전
전시장에는 게임의 문법과 기술을 이용한 현대미술 작품 30여점과 실제 게임 7점이 별다른 구분 없이 섞여서 전시된다.

MoMA와 스미스소니언 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는 '플로우', '플라워', '헤일로 2600', '마인크래프트', '포털', '팩맨', '심시티 2000' 등 비디오 게임 7점과 국내 게임 2점은 여러 형태로 실제 관객이 전시장에서 플레이할 수 있다.

람한은 가상현실(VR) 게임의 형식을 차용한 영상 설치 작품을 내놨다.

관람객들은 의자에 누워 가상현실을 보여주는 헤드셋을 착용한 채 1인칭 시점 게임의 주인공이 된다.

관객이 따라가는 스토리는 쌍둥이 자매의 관계와 심리에 관한 것으로, 실제 쌍둥이인 작가의 자전적인 이야기를 담고 있다.

다이넬 브레이스웨이트 셜리는 흑인 트랜스젠더들의 이야기를 '포인트 앤 슛' 게임으로 풀어낸다.

관객은 총 모양의 도구를 들고 거대한 스크린 속에 나오는 대상을 마주하고 총을 쏠지, 쏘지 않을지를 결정해야 한다.

관객에게 자신의 선택과 행동(무행동)이 다른 이들에게 직접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묻는 작품이다.

올해 에르메스 재단 미술상을 받은 김희천은 국립현대미술관을 배경으로 하는 게임이 등장하는 영상 설치작 '커터3'를 소개한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직원이 주인공이 되는 이 작품은 빈백에 기대 감상할 수 있다.

감상자들의 모습은 주변에 설치된 카메라를 통해 수집돼 작품 속에 반영된다.

게임, 현대미술이 되다…국립현대미술관 '게임사회'전
이번 전시에서는 장애인들의 전시 관람을 돕는 장치가 눈에 띈다.

실제 플레이할 수 있는 게임들에는 일반적인 게임패드 외에 조이스틱의 크기를 키우고 방향키 버튼 등의 위치를 바꿀 수 있는 게임 컨트롤러를 함께 배치했다.

또 높이를 낮춘 게임기도 추가로 설치해 휠체어 이용자나 어린이들이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국내 게임으로는 '카트라이더 드리프트'와 함께 시각장애인 교사가 텍스트 기반으로 만든 인디 게임 '서울 2033'이 소개된다.

전시는 9월10일까지. 이 중 김희천 작가 작품은 8월13일까지 전시된다.

유료 관람.
게임, 현대미술이 되다…국립현대미술관 '게임사회'전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