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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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10년 넘게 돈을 모아 내 집 마련의 꿈을 이룬 40대 여성의 집 아래 뱀 수백마리가 살고 있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10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미국의 한 40대 싱글맘이 이런 믿기지 않는 사연의 주인공이 됐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콜로라도주에 사는 앰버 홀(42·여)은 2009년 혼자 두 아이를 키우게 된 이후 아이들과 두 마리의 래브라도 리트리버가 뛰어놀 수 있는 뒷마당이 있는 집을 원했고, 이를 위해 10년 넘게 돈을 모았다.

간호사로 일하면서 차곡차곡 돈을 모은 그는 지난 2월 콜로라도주 센테니얼에서 방 네 개에 뒤뜰이 딸린 지금의 집을 발견했다.

그동안 꿈꿔온 집이라는 생각에 홀은 모은 돈을 다 털어 지난 3월 매매계약을 하고 4월 드디어 이사했다.

하지만 이사한 지 몇 주 후 홀은 반려견 중 한 마리가 차고 구석에 웅크리고 있는 모습을 보고 다가갔다가 뱀 몇 마리가 벽에 뚫린 구멍 안으로 들어가는 것을 목격했다.

벽 안쪽을 살피던 홀은 그 안에 더 많은 뱀이 있다는 것을 발견했고, 동물관리기관에 전화를 걸어 도움을 요청했다.

홀은 이후 뱀 사냥꾼을 불러 차고 안에서 30마리가 넘는 뱀을 잡아 야생에 풀어줬지만, 지금까지도 차고와 뒤뜰 사이의 문턱에서 매일 한 마리 이상의 뱀이 발견되고 있는 상황이다.

홀의 집을 살핀 유해 동물 조사관들은 "약 2년 전부터 수백마리의 뱀이 집 아래 굴을 파고 살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홀은 "부동한 중개인으로부터 이 같은 사실을 듣지 못했다"고 토로했다.

홀의 집에서 발견된 뱀은 '가터 뱀'으로 다행히 독이 없는 종이다. 다만 길이가 61∼122㎝나 되는 큰 뱀이 집 안팎에서 계속 발견되고 있고, 가터 뱀은 여름에 번식하기 때문에 개체 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뱀 굴을 없애려면 그 위에 있는 데크와 콘크리트 바닥을 부수고 걷어내야 하는데 홀은 이미 이 집을 구입하기 위해 평생 모은 돈을 모두 사용했기 때문에 수리할 여유도, 다시 이사할 여유도 없다.

홀은 "이 집으로 이사 오는 데에 가진 것을 모두 쏟아부었다"라면서 "이곳에서 평화롭게 살 수 있을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결국 홀은 이 집에서 뱀 굴을 없애는 것이 첫 번째 주택 개량 작업 목표가 됐고, 이를 위해 저축하고 있다.

홀은 "그나마 위안인 것은 13세 아들과 11세인 딸도 겁에 질리긴 했지만, 뱀을 발견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고무로 된 뱀 장난감으로 나를 놀리며 장난을 치는 등 유머를 잃지 않고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