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 종합백화점’으로 불리는 CJ ENM은 방송, 영화, 음악 등 엔터테인먼트 핵심 사업을 모두 아우르고 있다. 하지만 증권업계에서는 추락하는 공룡으로 불린다. 주가가 고점 대비 4분의 1토막 났을 정도로 급락하고 있어서다. CJ ENM의 시가총액은 1조6710억원이다. 음악 사업만 하는 JYP엔터테인먼트(3조2658억원)의 절반 수준이다.

○올해 상승분 모두 반납

'주가 4분의 1토막' CJ ENM…"OTT 해법 내놔야"
11일 CJ ENM은 7만6200원에 거래를 마쳤다. CJ ENM은 2018년 7월 CJ오쇼핑과 합병하며 현재 모습을 갖췄다. 합병 직후 주가는 28만6400원에서 고점을 찍고 장기간 흘러내렸다.

주가가 급락한 것은 방송 사업이 둔화하는 가운데 콘텐츠 투자 비용 급증, 대규모 인수합병(M&A) 부담 등으로 실적이 악화했기 때문이다. 넷플릭스 등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출현으로 티빙에 막대한 투자금을 쏟아부은 것도 영향을 미쳤다.

오쇼핑과의 합병 직후인 2019년 2693억원이었던 영업이익은 작년 1373억원으로 반토막 났다. 올해 1분기에는 503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로 전환했다. 한 자산운용사 대표는 “회사가 수익성을 관리하기보다 투자와 콘텐츠 흥행에 집중한 결과”라고 평가했다.

장기 하락세를 이어오던 CJ ENM은 작년 10월 구창근 대표가 신규 선임되면서 7만원 초반대이던 주가가 올 1월 11만원으로 50% 넘게 올랐다. 증권사 애널리스트 출신 구조조정 전문가인 구 대표라면 투자 위주의 경영을 중단하고 수익성을 다질 것이란 기대가 생긴 것이다. 구 대표는 CJ푸드빌(2017~2018년)과 CJ올리브영(2018~2022년) 대표를 지내며 구조조정과 사업 개편을 주도해 주목받았다.

○‘돈 먹는’ 티빙 정리할까

하지만 올해 2월 발표한 작년 4분기 실적에서 영업이익이 6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7% 급감하자 주가는 다시 약세로 돌아섰다. 올 1분기 실적마저 부진해 투자자의 관망세가 더 짙어졌다는 분석이다.

빠른 실적 개선을 원하는 투자자들은 CJ ENM이 티빙 사업을 정리하거나 축소하길 바라고 있다. 티빙은 올해 1분기에만 343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한 펀드매니저는 “CJ ENM이 넷플릭스, 디즈니와 경쟁을 지속할 경우 ‘뱁새가 황새를 따라가다 가랑이가 찢어지는 상황’이 발생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티빙에 오히려 집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팽팽히 맞선다. 김회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시청자가 OTT로 이동하면서 TV 광고는 계속 줄어드는 상황”이라며 “CJ ENM은 오히려 콘텐츠 투자를 늘려 티빙 구독자를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회사 관계자는 “기존 콘텐츠 사업 중심에서 벗어나 티빙의 성장을 통해 플랫폼 역량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