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신무기로 내놓은 인공지능(AI) 챗봇 ‘바드’의 최대 장점은 챗GPT보다 유창한 한국어 실력이었다. 바드의 한국어에서 번역 문장 특유의 어색함이 느껴지지 않았다.

구글은 10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에서 개최한 연례 개발자 회의(I/O)에서 바드를 전면 공개하며 최우선으로 한국어 서비스에 나섰다. 챗GPT도 이에 앞서 한국어 지원을 시작해 국내에서도 AI 챗봇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바드' 한국어 실력, 챗GPT보다 한수 위였다
바드와 챗GPT의 성능을 비교하기 위해 같은 질문을 던져봤다. 먼저 현재 대한민국 대통령이 누군지 묻자 바드는 ‘윤석열 대통령’이라고 답했다. “2022년 3월 9일 실시된 20대 대통령 선거에서 48.56%의 득표율로 당선됐으며, 2022년 5월 10일 취임했다”는 정보도 함께 제공했다.

반면 챗GPT는 “2021년 9월 기준으로 대한민국 대통령은 문재인”이라며 “2023년 5월 11일에 대통령이 변경될 수 있으므로, 최신 정보를 확인해야 한다”고 답했다. 이는 챗GPT의 무료 버전(GPT-3.5) 정보가 2021년까지만 정보가 업데이트된 데 따른 것이다. 최신 정보가 담긴 버전은 유료다. 바드는 최신 정보도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국내 한 AI 개발자는 “바드는 최신정보를 학습해 이에 대한 답변이 가능하다는 것이 장점”이라며 “속도 면에서도 바드가 챗GPT보다 좀 더 빠른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날 행사에서 순다르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는 한국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챗GPT가 한국어에 취약하다는 점을 공략한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에 따르면 챗GPT의 전체 데이터 학습량 가운데 영어 비중이 97%고, 한국어는 0.02%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독도가 어느 나라 영토인가’라는 질문에 모두 “대한민국의 영토”라고 답했다. 하지만 온도 차가 있었다. 챗GPT는 “일본도 독도를 주장하고 있어 독도는 한·일 간의 영토 분쟁지로 알려져 있다. 양국 간 독도에 대한 이해차와 분쟁이 존재하고 있다”고 부연 설명했다. 바드는 “독도는 한국의 고유 영토라는 것을 국제적으로도 인정받고 있다. 그러나 일본은 근거 없는 영유권 주장을 계속하고 있다”고 답했다.

‘G7 정상회의가 언제 열리는가’라는 질문엔 모두 제대로 된 답변을 하지 못했다. 최신 정보를 학습하지 못한 챗GPT는 “알 수 없다”고 했다. 바드는 “2023년 5월 26일부터 28일까지 일본 홋카이도에서 개최된다”는 오답을 내놨다. 올해 G7 정상회의는 오는 19~21일 일본 히로시마에서 열린다. 바드는 몇 시간 뒤 같은 질문을 하자 이번엔 “2023년 6월 26일부터 28일까지 독일 바이에른 알프스의 엘마우에서 개최될 예정”이라고 답했다. 엘마우는 작년 G7 정상회의 개최지다.

정보기술(IT)업계 관계자는 “챗GPT는 물론 바드도 아직은 한국어 능력이 엄청나게 뛰어난 것 같지 않다”며 “네이버 카카오 등 국내 업체들이 풍부한 한국어 학습 능력을 무기로 바드, 챗GPT와 경쟁하면 승산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진석 기자/마운틴뷰=서기열 특파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