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실 칼럼] 英 왕실 인기 순위 꼴찌 카밀라는 이미지 변신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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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닷컴 더 라이프이스트
비호감 주홍글씨 지우고 영국왕비가 된 커밀라왕비의 이미지 변신
다이애나 빈 드레스 제작한 올드필드 택한 커밀라왕비
행동 하나가 이미지 브랜드를 한순간에 바꿀 수도
공작부인에서 왕비로 바뀐 칭호
"외부 필진의 기고 내용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독자 문의 : thepen@hankyung.com
다이애나 빈 드레스 제작한 올드필드 택한 커밀라왕비
행동 하나가 이미지 브랜드를 한순간에 바꿀 수도
공작부인에서 왕비로 바뀐 칭호
콘월 공작부인(Duchess of Cornwall)에서 왕비로 바뀐 칭호영국 찰스 3세가 강조해온 환경 보호와 지속가능한 발전이라는 가치에 발맞춘 듯 대관식 드레스도 간소화된 디자인으로 비교적 검소하게 하고 18세기 이후 첫 ‘왕관 재활용’을 선택하면서 18세기 이후 대관식에서 새 왕관을 맞추지 않은 첫 번째 왕비, 바로 53년여 동안 불륜이라는 주홍글씨가 새겨졌던 커밀라왕비다. 2005년 당시 왕세자 신분이던 찰스 3세와 결혼하며 콘월 공작부인(Duchess of Cornwall) 호칭을 받았었고, 지난해 9월 엘리자베스 2세 서거 이후 ‘왕비(Queen Consort)’로 격상하면서 논란이 지속돼왔다. 하지만 이번 대관식에서 커밀라 왕비는 명실상부 왕비에 오르며 결혼 18년 만에 국왕의 배우자로 공식 인정받은 셈이다.
다이애나 빈 옷 만든 올드필드 택한 커밀라언론에 따르면 커밀라왕비는 찰스 3세의 동생인 에드워드 왕자의 부인 소피 라이스존스, 찰스 3세의 첫 부인 다이애나 왕세자빈 등 왕실 여성의 옷을 단골로 제작해온 영국 디자이너 올드필드가 만든 화이트컬러의 실크 드레스를 착용했다. 커밀라왕비의 대관식 드레스에는 자연에 대한 애정을 상징하는 들꽃 자수가 수놓아졌는데 이는 장미(잉글랜드), 엉겅퀴(스코틀랜드), 수선화(웨일스), 토끼풀(북아일랜드) 등 영국 연합왕국을 구성하는 4개 지역의 상징 꽃 자수가 모두 포함되었다고 한다.
왕실 인사 중 인기순위 꼴찌 커밀라왕비의 이미지변신 시동왕실 인사 중에 인기 순위가 가장 낮은 것으로 알려진 커밀라 왕비의 이미지변신이 세계적으로 초미의 관심사가 되었다. 대관식 관련 거리 파티와 지역 행사에서 제공되는 ‘빅런치’ 메뉴를 직접 선정하면서 심각한 생활비 위기를 겪고 있는 영국 국민들 앞에 소박함을 선보였던 것 또한 커밀라왕비의 이미지변신 노력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다이애나비로부터 찰스 왕세자를 빼앗은 불륜녀라는 이미지를 벗고 국민의 어려움을 헤아리는 배려심 넘치는 왕비로서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이미지변신 시동을 걸 필요가 있고 그 노력은 이미 시작되었다.
커밀라 왕비의 이미지가 변화된 계기1947년 런던에서 평민 아버지와 남작의 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서 유복한 환경에서 승마, 폴로 같은 귀족적인 취미를 즐긴 커밀라 왕비는 1970년 폴로 경기에서 찰스 3세를 만나 인연이 시작되었다. 하지만 1973년 찰스 3세가 군에 입대하며 멀어졌고 그는 같은 해 왕실 기병대 소령인 앤드루 파커 볼스와 결혼해 두 자녀가 있다. 지금까지 커밀라 왕비의 부정적인 이미지가 긍정적으로 변화된 계기들은 조금씩 있었다. 특히 찰스 3세 영국 국왕이 북아일랜드에 있는 성을 방문해 방명록에 서명하다가 갑자기 짜증을 내는 장면이 언론에 포착이 되었다. 펜의 잉크가 흘러 손에 묻자 벌떡 일어나며 "오, 이런. 정말 싫어. 빌어먹을 펜을 참을 수가 없어. 한두 번도 아니고 말이야." 라며 짜증을 냈다. 그러면서 옆에 서 있던 커밀라(75) 왕비에게 늘 그래왔던것처럼 펜을 툭 건넸다. 그 사이 찰스 3세는 얼굴을 찌푸리며 손수건을 꺼내 자기 손에 묻은 잉크를 닦느라 바빴다.
찰스 3세 국왕의 짜증을 다 받아준 모습이 국민들의 마음에 변화를커밀라 왕비는 보좌진이 와서 문제의 펜을 가져가자, 별일 아니라는 듯 양손에 잉크를 털었다. 그러면서 혼잣말로 "(잉크가 흐르는 펜을 받아들고) 어머나, 사방으로 흘러내렸네" 하고 하는 장면이 전파를 탔다. 1분이 채 되지 않는 짧은 장면이었지만, 커밀라 왕비가 찰스 3세를 어떻게 내조했는지 엿볼 수 있는 장면이었다. 찰스 3세는 엄격한 왕실 의무를 짊어진 탓인지 예민한 성격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 찰스 3세의 짜증을 받아준 이는 지난 50여 년간 그의 곁을 지킨 커밀라 왕비였다고 영국언론들은 보도했고 이를 계기로 커밀라왕비의 주홍글씨는 조금씩 옅어지기 시작했다고 분석한다.
행동하나하나가 그동안의 이미지 브랜드를 한순간에 바꿀 수도개인의 이미지를 만드는 데는 7초의 시간이 걸리지만 그 이미지를 바꾸는데 있어서는 무려 70년이 걸리고 완전히 지우는 데는 700년이 걸릴 수도 있다. 특히 조직이나 국가를 대표하는 리더의 이미지브랜드는 시장 가치의 44 %에 기인한다는 분석도 있다. 특히 외부에서는 잘 관리된 이미지브랜드는 긍정적인 언론의 주목을 받으며 홍보 재난을 관리하는 힘이기도 하다. 찰스 3세가 1981년 다이애나 빈과 결혼한 뒤 다이애나 빈은 1995년 “우리 결혼은 세 사람이 있어 복잡했다”는 BBC 인터뷰로 파문을 일으켰었다. 1996년 찰스 3세와 이혼했고 한 해 뒤 프랑스 파리에서 교통사고로 숨진 다이애나 빈을 기억하는 적지 않은 국민들에게 8년 후 치러진 찰스 3세와 커밀라 와비의 결혼은 국민적 냉대를 받아왔다. 하지만 그 차가운 시선들을 견디고 53년만에 영국의 왕비가 된 만큼 그동안 진하게 각인된 주홍글씨를 지우고 대신에 새롭고 아름다운 이미지로 거듭나기를 기대해본다. <한경닷컴 The Lifeist> 퍼스널이미지브랜딩랩 & PSPA 대표/ 명지대학교 이미지코칭전공 겸임교수 박영실박사
"외부 필진의 기고 내용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독자 문의 : th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