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물가 선행지표 상승률이 주춤하면서 기준금리 동결에 대한 시장 기대가 커지고 있다.

미국 노동부는 11일 지난 4월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전년 동월 대비 2.3%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3월(2.7%)보다 상승률이 축소돼 2021년 1월 이후 2년여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에너지·식품 등을 제외한 근원 PPI는 전년 동월 대비 3.4% 올랐다. 원자재 가격 하락과 공급망 개선 효과 등이 물가 상승 둔화에 기여했다는 분석이다. PPI는 소비자물가의 선행 지표라는 점에서 미국의 인플레이션 둔화 추세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전날 노동부가 발표한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보다 4.9% 올라 시장 전망치(5.0%)에 못 미쳤다.

이뿐만 아니라 고용시장은 냉각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주(4월 30일~5월 6일)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26만4000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1년 10월 이후 최대치로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24만5000건)를 크게 웃돌았다.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한 미국 중앙은행(Fed)의 10연속 금리 인상 여파로 노동시장 과열이 식고 있다는 분석이다.

PPI가 시장 예상에 못 미치고, 실업은 증가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Fed의 금리 동결 가능성에 대한 시장 기대가 커졌다. 하지만 아직 낙관하기는 이르다는 관측도 있다. 4월 PPI에서 서비스 물가지수는 전월 대비 0.3% 올라 지난해 11월 이후 최대폭으로 상승했기 때문이다. 서비스 물가가 진정되지 않으면 인플레이션이 고착화할 수 있다.

이지훈 기자 liz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