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경기 침체 우려로 구리값 6개월래 최저 [원자재 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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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수기인 2분기에 가격 부진, 전망 '암울'
미국의 금융부문 위기에 이어 중국마저 코로나19 방역 조치 해제 후 경기 회복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자 구리 시세가 6개월만에 최저 수준으로 하락했다.
1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7월 인도분 구리 선물 가격은 파운드당 3.70달러로(톤 당 8149달러)로 전날 대비 3.6% 내린 채 장을 마감했다. 런던금속거래소(LME) 등록 창고의 구리 재고는 목요일에 계속 증가해 지난 3월 20일 이후 최고치인 7만5950톤에 도달했다. 일반적으로 금속 제조업체 사이에서 소비 성수기로 여겨지는 2분기에 수요가 부진한 탓에 향후 가격 전망이 어두워지고 있다. 구리는 전력 케이블부터 냄비와 프라이팬, 휴대폰에 이르는 광범위한 공산품 제조에 사용되고 있어, 구리 가격은 경기 향방을 나타내는 지표로 사용된다. 1990~2000년대를 지나며 '세계의 공장' 중국의 경기와 밀접한 관계를 보이고 있다.
지난 3월까지만 해도 중국의 코로나19 셧다운이 풀리면서 경기가 회복될 것으로 기대되면서 구리 가격이 상승세였다. 세계 최대 원자재 트레이더 트라피구라 그룹은 올초 런던에서 열린 컨퍼런스에서 1년 안에 구리 가격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원자재 컨설팅 회사 CRU그룹은 “구리 가격이 t당 1만달러를 넘어설 수도 있다”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보니 기대에 비해 좋지 않은 중국의 경기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중국 구매 관리자를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에 따르면 올해 4월 제조업 부문이 처음으로 위축됐고, 구리 수입은 10월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중국 업자들이 지난해 하반기에 러시아산 구리 재고를 사재기한 탓에 올들어 4월까지 중국의 구리 가격은 런던 가격보다 톤당 평균 약 400위안(58달러)이상 낮게 형성됐다. 수입 수요를 측정하는 항구의 프리미엄은 3월 중순 이후 절반 이상 하락해 사상 최저치에 근접했다.
이현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