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사의 3분기 실적 시즌을 앞두고 증권사들이 주요 기업의 영업이익 추정치를 잇달아 낮추고 있다. 반도체, 2차전지 등 주요 업종 대표주의 실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당분간 국내 증시가 반등세로 돌아서긴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1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들이 실적을 전망하는 상장사 249곳의 3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69조1780억원으로 집계됐다. 1개월 전 전망치인 72조3324억원에서 3조1544억원 감소했다. 상장사 실적 전망치는 3개월 전 70조4964억원보다 늘었다가 최근 줄고 있다.가전·스마트폰용 반도체 수요 부진 우려가 커지며 반도체 ‘투톱’의 실적 눈높이가 낮아진 영향이다.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 전망은 한 달 전 13조6606억원에서 최근에는 11조2313억원으로 17.7% 줄었다. SK하이닉스는 6조8456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을 것으로 추정됐다. 한 달 전보다 전망치가 3.52% 감소했다.2차전지 기업도 실적 눈높이가 내려가고 있다. 2차전지 대장주로 꼽히는 삼성SDI의 3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1799억원으로 한 달 전에 비해 8.5% 감소했다. 에코프로비엠은 영업이익이 작년 대비 95.9% 줄어든 19억원에 그치고 엘앤에프는 518억원의 영업손실을 봤을 것으로 추정됐다. 반도체, 2차전지 외 업종도 실적 눈높이 낮아지고 있다. 상장사 249곳 중 최근 1개월 사이 이익 전망이 5% 이상 상향된 곳은 10곳에 불과하고 5% 이상 하향된 곳은 32곳에 달했다.증권사들은 실적 기대치가 낮은 데다 미국 대선의 불확실성까지 더해지다 보니 이달 지수 상승 폭이 제한될 것으로 보고 있다. 키움증권은 10월 코스피지수의 예상 변동 폭을 2550~2800, 대신증권은 2450~2750, KB증권은 2480~2780
글로벌 증시는 상반기 인공지능(AI) 열풍에 힘입어 미국의 거대 기술주를 중심으로 랠리를 펼쳤다. 하반기에는 미국 중앙은행(Fed)의 빅컷(기준금리 0.5%포인트 인하)과 중국의 대규모 경기 부양책이 불을 지폈다. 하지만 한국 증시는 상반기 AI 열풍에도, 하반기 금리 인하와 경기 부양 호재에도 좀처럼 힘을 쓰지 못했다. 경기 침체 우려로 바닥을 기던 중국 증시까지 반등에 나서자 한국 증시의 소외감은 더 두드러졌다. 전문가들은 반도체, 2차전지 등 특정 종목군에 과도하게 쏠린 국내 증시의 민낯이 여실히 드러났다고 평가하고 있다. 내년 금융투자소득세 도입 여부를 둘러싸고 불확실성이 커진 점도 국내 증시의 약세를 부추기고 있다. 개인 증시 이탈에 지수 휘청지난 7월 초 2900선을 넘보던 코스피 지수가 다시 2500선으로 내려앉은 건 ‘반도체 겨울론’의 직격타를 맞은 영향이 크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투톱의 시가총액은 유가증권시장에서 23.3%를 차지하고 있다. ‘미국 경기침체론’까지 부각되자 외국인 투자자는 빠르게 국내 증시를 이탈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외국인은 한국 증시를 ‘반도체 증시’로 여긴다”며 “반도체 업황이 꺾일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자 한국 증시도 내던졌다”고 말했다.이 때문에 8월 ‘블랙먼데이’ 이후에도 국내 증시는 눈에 띄게 더딘 회복세를 보였다. 코스피지수는 지난달 5일 대비 6.25% 오르는 데 그쳤다. 미 나스닥지수(12.28%)와 중국 상하이종합지수(16.63%), 일본 닛케이225지수(22.87%) 등에 비해 낮은 회복률이다.코스닥지수는 시총 최상위에 자리한 2차전지 업황에 발목을 잡혔다. 유가증권시장으로 기업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