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도 수입 결제서 위안화 비중 작년에 23%로 증가
中, 지난해 러시아 상품 수입하며 위안화 결제 52% 급증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석탄과 석유 등 중국의 러시아산 원자재 수입이 늘면서 미 달러화 대신 중국 위안화 결제가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러시아산 원자재 수입 규모가 금액 기준으로 전년보다 52% 증가한 880억 달러(약 117조5천억 원)에 달했으며, 이들 거래 결제의 상당 부분이 위안화로 이뤄졌다.

중국 공식 통계 자료에서도 지난 3월 중국의 국경 간 거래에서 처음으로 위안화 결제 규모가 달러화를 제치고 가장 많이 사용된 것으로 확인됐으며, 이를 계기로 중국 정부의 위안화 국제화 노력도 가속화되고 있다.

러시아 중앙은행도 지난해 러시아 수입 결제에서 위안화가 차지하는 비중이 전년의 4%에서 23%로 증가했다고 지난 3월 밝혔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현재 중국과 러시아 간 무역의 3분의 2가 위안화로 결제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 세계은행 은행 간 송금망인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에 따르면 국제 결제통화 비중은 달러화와 유로화가 각각 39.45와 35.8%를 차지하는 데 비해 위안화는 2.5%에 불과한 상태다.

중국은 10년 전부터 위안화의 국제화를 추진했으나 석유와 가스, 구리, 석탄 등의 국제 거래 가격이 달러화 기준으로 책정되기 때문에 위안화 거래는 중국의 대규모 원자재 구매에서만 산발적으로 이뤄졌었다.

하지만 지난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제재가 강화돼 서방 구매자들이 러시아 제품 구매를 꺼리고, 특히 지난해 4월부터 러시아 주요 은행이 SWIFT에서 제외되면서 상황이 변하기 시작했다.

중국은 이후 할인된 가격으로 러시아산 원자재를 대거 구입했으며, 이에 따라 SWIFT를 대체하는 중국 국경간위안화지급시스템(CIPS)의 총결제 규모가 지난해 96조7천억 위안(약 1경8천543조 원)으로 전년 대비 21.5% 증가했다.

중국뿐 아니라 아르헨티나가 지난달 달러 보유 부담을 줄이기 위해 중국산 수입품을 위안화로 결제키로 했으며 프랑스 에너지기업 토탈에너지도 지난 3월 액화천연가스(LNG)를 판매하면서 처음으로 위안화로 결제했다.

홍콩소재 BNP파리바 자산운용의 치로 선임 투자전략가는 "미국이 주도하는 러시아 제재 이후 달러화 익스포저(위험 노출)를 줄이기 위해 위안화 진영에 합류하는 국가가 늘면서 장기적으로 '눈덩이 효과'(snowball effect)가 일어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는 "이 같은 변화는 1∼2년에서 심지어 30년까지 매우 장기적으로 일어날 것"이라며 "향후 몇년간은 위안화가 주로 상품과 에너지 교역에 사용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