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리번-왕이 채널 개통…美中 '대화있는 갈등기'로 접어드나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반년만에 고위 정무대화 재개…국방·무역 후속대화 여부 주목
미중 외교안보 라인의 최고위급 인사인 제이크 설리번 국가안보보좌관과 왕이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이 10∼11일(이하 현지시간) 오스트리아 빈에서 전격 회동함에 따라 미중관계가 '대화 없는 갈등'에서 '대화 있는 갈등'으로 이동할지 주목된다.
이번 회동은 작년 11월 발리에서 개최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간 첫 대면 정상회담 이후 약 6개월 만에 양국 간 고위급 정무 대화가 재개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작지 않아 보인다.
미중 발표를 종합하면 두 사람은 이틀 동안 총 8시간에 걸쳐 양자 관계, 대만, 우크라이나 전쟁 등에 대해 "건설적인 대화"를 했다.
또 설리번-왕이 채널을 지속적으로 가동한다는 데 뜻을 같이했다.
'정찰풍선(중국은 과학연구용 비행선이라고 주장) 사태'의 여파 속에, 2월 초로 예정됐던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의 중국 방문이 무기한 연기된 뒤 3개월여 동안 미중은 사실상 '대화 없는 갈등'의 시기를 보냈다.
점점 구체화하는 미국의 대중국 첨단 반도체 디커플링(공급망 배제), 차이잉원 대만 총통과 케빈 매카시 미 하원의장의 지난달 회동, 중국의 대만 포위 무력시위 등으로 미중갈등이 심화하는 와중에 양국의 정무 관련 고위급 대화 채널은 사실상 가동되지 않았다.
블링컨 장관의 방중 재추진에 대해 중국이 '미국의 태도 변화가 먼저'라며 소극적 태도를 보이자 미 연방수사국(FBI)의 정찰풍선 잔해 조사 결과 발표라는 변수가 제거되어야 정무 대화 채널을 재개통하겠다는 것이 중국의 입장이라는 외신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전격 이뤄진 미중 고위급 대화는 양국 모두 현재의 '대화 없는 갈등' 상황을 방치하면 위험하다는 점에 뜻을 같이한 데 따른 결과라고 전문가는 지적했다.
문일현 중국 정법대 교수는 12일 설리번-왕이 회동에 대해 "미국은 우크라이나 전쟁 형세가 갈림길에 도달했다는 인식 하에 중국의 대러 군사 지원에 쐐기를 박으려는 의도와 함께, 세계보건총회(WHA) 대만 초청 추진이 '하나의 중국' 원칙에 등을 돌리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설명하고 양해를 구하려는 의도가 있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문 교수는 또 "설리번과 왕이는 내달 2∼4일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를 계기로 미중 국방장관 회담을 개최하기 위한 사전 조율을 했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런 가운데, 미중간 후속 고위급 대화에도 관심이 쏠린다.
블룸버그 통신은 캐서린 타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왕원타오 중국 상무부장이 이달 말 회동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또 샹그릴라 대화를 계기로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과 리상푸 중국 국방부장간 회담도 성사 가능성이 없지 않아 보인다.
다만 리 부장이 미국 정부의 제재 대상에 올라 있어 이번 회동이 성사되려면 미국 측이 리 부장에 대한 제재를 해제해야 한다는 것이 중국 측 입장인 것으로 관측된다.
또 니컬러스 번스 주중 미국대사가 지난 8일 친강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 11일 왕원타오 상무부장과 각각 회동한 것도 미중간 고위급 소통을 준비하는 차원이었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와 함께 연기되어온 블링컨 장관의 방중과 미중 정상의 온라인 소통 등도 앞으로 추진될 수 있을 것으로 외교가는 보고 있다.
하지만 미중간의 고위급 소통 재개가 양국 관계의 질적 변화로 이어질 것으로 보는 이들은 많지 않다.
당장 19∼21일 일본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와 한미일 정상회의에서 다뤄질 대만 문제 등을 놓고 미중은 또 한 번 신경전을 벌일 가능성이 거론된다.
또 미국이 의회 승인 없는 신속처리 절차로 추진하고 있는 5억 달러(약 6천600억원) 상당 무기의 대만 제공 건도 미중관계의 변수로 남아 있다.
하지만 미국의 연방정부 부채 한도 문제, 중국의 경제성장 동력 회복 등 중대 내부 과제를 안고 있는 양국 모두 미중관계가 극한 대결로 치닫는 것은 막기 위해 고위급 대화 채널을 열어 놓아야 한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한 것은 분명해 보인다.
결국 미중 관계를 작년 11월 발리에서 열린 미중 대면 정상회담 무렵의 수준으로 돌려놓음으로써 양국 관계를 '대화 있는 갈등과 경쟁'으로 관리하기 위한 첫 단추가 이번 설리번-왕이 회동이라고 외교가는 보고 있다.
/연합뉴스
이번 회동은 작년 11월 발리에서 개최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간 첫 대면 정상회담 이후 약 6개월 만에 양국 간 고위급 정무 대화가 재개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작지 않아 보인다.
미중 발표를 종합하면 두 사람은 이틀 동안 총 8시간에 걸쳐 양자 관계, 대만, 우크라이나 전쟁 등에 대해 "건설적인 대화"를 했다.
또 설리번-왕이 채널을 지속적으로 가동한다는 데 뜻을 같이했다.
'정찰풍선(중국은 과학연구용 비행선이라고 주장) 사태'의 여파 속에, 2월 초로 예정됐던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의 중국 방문이 무기한 연기된 뒤 3개월여 동안 미중은 사실상 '대화 없는 갈등'의 시기를 보냈다.
점점 구체화하는 미국의 대중국 첨단 반도체 디커플링(공급망 배제), 차이잉원 대만 총통과 케빈 매카시 미 하원의장의 지난달 회동, 중국의 대만 포위 무력시위 등으로 미중갈등이 심화하는 와중에 양국의 정무 관련 고위급 대화 채널은 사실상 가동되지 않았다.
블링컨 장관의 방중 재추진에 대해 중국이 '미국의 태도 변화가 먼저'라며 소극적 태도를 보이자 미 연방수사국(FBI)의 정찰풍선 잔해 조사 결과 발표라는 변수가 제거되어야 정무 대화 채널을 재개통하겠다는 것이 중국의 입장이라는 외신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전격 이뤄진 미중 고위급 대화는 양국 모두 현재의 '대화 없는 갈등' 상황을 방치하면 위험하다는 점에 뜻을 같이한 데 따른 결과라고 전문가는 지적했다.
문일현 중국 정법대 교수는 12일 설리번-왕이 회동에 대해 "미국은 우크라이나 전쟁 형세가 갈림길에 도달했다는 인식 하에 중국의 대러 군사 지원에 쐐기를 박으려는 의도와 함께, 세계보건총회(WHA) 대만 초청 추진이 '하나의 중국' 원칙에 등을 돌리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설명하고 양해를 구하려는 의도가 있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문 교수는 또 "설리번과 왕이는 내달 2∼4일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를 계기로 미중 국방장관 회담을 개최하기 위한 사전 조율을 했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런 가운데, 미중간 후속 고위급 대화에도 관심이 쏠린다.
블룸버그 통신은 캐서린 타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왕원타오 중국 상무부장이 이달 말 회동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또 샹그릴라 대화를 계기로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과 리상푸 중국 국방부장간 회담도 성사 가능성이 없지 않아 보인다.
다만 리 부장이 미국 정부의 제재 대상에 올라 있어 이번 회동이 성사되려면 미국 측이 리 부장에 대한 제재를 해제해야 한다는 것이 중국 측 입장인 것으로 관측된다.
또 니컬러스 번스 주중 미국대사가 지난 8일 친강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 11일 왕원타오 상무부장과 각각 회동한 것도 미중간 고위급 소통을 준비하는 차원이었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와 함께 연기되어온 블링컨 장관의 방중과 미중 정상의 온라인 소통 등도 앞으로 추진될 수 있을 것으로 외교가는 보고 있다.
하지만 미중간의 고위급 소통 재개가 양국 관계의 질적 변화로 이어질 것으로 보는 이들은 많지 않다.
당장 19∼21일 일본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와 한미일 정상회의에서 다뤄질 대만 문제 등을 놓고 미중은 또 한 번 신경전을 벌일 가능성이 거론된다.
또 미국이 의회 승인 없는 신속처리 절차로 추진하고 있는 5억 달러(약 6천600억원) 상당 무기의 대만 제공 건도 미중관계의 변수로 남아 있다.
하지만 미국의 연방정부 부채 한도 문제, 중국의 경제성장 동력 회복 등 중대 내부 과제를 안고 있는 양국 모두 미중관계가 극한 대결로 치닫는 것은 막기 위해 고위급 대화 채널을 열어 놓아야 한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한 것은 분명해 보인다.
결국 미중 관계를 작년 11월 발리에서 열린 미중 대면 정상회담 무렵의 수준으로 돌려놓음으로써 양국 관계를 '대화 있는 갈등과 경쟁'으로 관리하기 위한 첫 단추가 이번 설리번-왕이 회동이라고 외교가는 보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