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전의 교훈…"국방 AI, 우리가 안 쓰면 적들이 쓴다" [긱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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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 기반 ‘초거대 위성 모델’을 이달 말 세계 최초로 공개합니다.”
국방 AI 스타트업 포럼은 한국경제신문 AI미래포럼(AIFF)과 한국국방연구원 국방데이터연구단이 주최하고, 한국IT서비스학회와 한국국방기술학회가 후원하는 AI 스타트업 소개 행사다. 3회차를 맞은 현장엔 SIA를 포함해 T3Q, 아스트론시큐리티 등 3개 스타트업이 자리했다.
적 전투기 기종, AI는 다 안다

실제로 적진을 찍은 위성 데이터는 분량이 적거나 흐린 경우가 많다. 북한군 역시 촬영을 예상하고 표적을 숨겨 이동하기 때문이다. 초거대 AI 모델은 이런 상황에서 인간처럼 추론하고 판단을 내릴 수 있다. 흐릿한 적 전투기가 찍혀도 AI가 기종을 짚어내는 것이 가능하다. 전 대표는 “2년 전부터 준비를 이어왔으며, 슈퍼 컴퓨터 센터와도 협력했다”며 “하반기 초거대 AI를 공개한 다음, 1000억개 파라미터 보유 모델도 개발 예정”이라고 전했다.

"AI, 대량 살상 무기 빼곤 신속 실증해야"

데이터를 저장하는 지점이 다양해지며, 자연히 보안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은 늘었다. 계정 탈취 등 3가지 요인은 클라우드 보안 사고의 90%를 차지한다는 설명이다. 아스트론시큐리티는 ‘클라우드 네이티브 응용프로그램 보호 플랫폼(CNAPP)’을 강조하는 업계 트렌드를 AI 기술과 합쳐 국방 분야에 접목했다. 침입 경로가 많아진 만큼 AI의 역할이 늘었다는 것이다. 조 대표는 “특히 여러 회사의 클라우드를 쓰는 ‘멀티클라우드’ 체계에서, 보안 사각지대를 막는 AI 탐지 기술을 적용한 것이 장점”이라고 말했다.

김 연구위원은 “단순히 센서와 공격 장치가 연결된 ‘킬체인’이 아니라, 전쟁의 개념 자체가 바뀌고 있다”며 “팔란티어의 응용 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는 이미 오픈AI사의 초거대 AI 모델인 GPT-4를 장착해 임무를 수행하는 중”이라고 했다. 팔란티어와 같은 ‘방산 유니콘’ 성공 사례를 키워내는 한편, 군의 현장 실증이 더욱 늘어야 한다고도 했다. 그는 “윤리적으로 AI를 적용할까 말까 고민하는 것이 아니라, ‘대규모 자율 살상무기(LAWS)’를 제외한 나머지 기술을 전장에 빨리 적용해 적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참 한 가지 더
포화 한 가운데로…11조 ‘국방 유니콘’ 보유한 美

가장 앞서가는 회사는 2003년 탄생한 팔란티어(SHARPE의 ‘P’)다. 팔란티어는 이미 2020년 상장한 상태라 이들과 묶이기엔 적합하지 않다는 의견도 있다. 다만 팔란티어의 공동 창업자 중 한 명인 피터 틸이 앤듀릴(SHARPE의 ‘A’)에도 투자한 상태라 함께 회자된다. 앤듀릴은 AI 기반 군사용 드론을 만든다. 메타에 매각된 가상현실(VR) 기기 제작사 오큘러스의 창립자 팔마 럭키가 2017년 설립했다. 지난해 말 시리즈E 라운드에서 14억8000만달러(1조9700억원)를 유치, 기업가치 84억8000만달러(11조3100억원)를 인정받았다.
실드 AI와 호크아이360은 각각 ‘S’와 ‘H’를 상징하는 회사다. 양사는 2015년 설립됐다. 실드 AI는 군용 자율 비행 시스템을 만드는데, 지난해 23억달러(3조원) 상당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호크아이360는 나노위성으로 지상을 감시하는 기술을 갖고 있다. 2018년 설립된 이피러스(SHARPE의 ‘E’)는 에너지 무기를 개발한다. 올해 초엔 미 육군을 대상으로 6610만달러(882억원)짜리 계약을 따내기도 했다. 2019년 창립된 리벨리온(SHARPE의 ‘R’)은 전술 분석 소프트웨어(SW) 등을 만든다. 2021년 시리즈B 라운드를 유치한 상태로, 이미 2000억달러 상당 자금을 모았다.
이시은 기자 s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