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C-20' 열풍에 거래량·수수료 폭등
"열기 식을 것"…벌써 토큰 시총 반토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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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네트워크의 거래량 폭증과 함께 블록에 들어가지 않은 대기 상태의 트랜잭션을 의미하는 맴풀(Mempool)의 수는 이날 한때 50만 건을 넘기기도 했다. 이는 14년 만의 최대치를 기록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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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기준 비트코인 거래 수수료는 출금 재개와 함께 네트워크가 안정되면서 4달러대로 내려온 상태다. 바이낸스는 거래 수수료를 기존의 0.0002BTC에서 0.001BTC로 약 500% 올린 뒤 인출을 재개했다.
업계는 이번 비트코인 수수료 급등 및 네트워크 혼란의 이유로 비트코인 네트워크의 새로운 토큰 표준으로 제시된 'BRC-20(Bitcoin Request for Comment)' 기반 토큰과 NFT에 대한 수요 급증을 꼽고 있다.
지난 3월 온체인 분석가이자 개발자인 도모(domo)가 발표한 BRC-20은 오디널스(Ordinals) 프로토콜을 활용해 만든 비트코인 블록체인용으로 설계한 대체가능한토큰(FT)의 표준이다.
오디널스는 비트코인의 최소 단위인 '사토시(Satoshi)'에 그림, 이미지, 비디오 파일 등의 고유한 데이터를 새기고 대체불가토큰(NFT)을 저장 및 발행하게 도와주는 프로토콜이다. BRC-20은 이를 통해 'JSON(JavaScript Object Notation)' 데이터를 사토시에 기록하고 비트코인 블록체인 기반의 토큰을 배포하고 전송할 수 있게 만들어 준다.
BRC-20은 가상자산 시장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누구나 비트코인 네트워크에서 토큰을 발행하고 전송할 수 있게 되면서 BRC-20 기반의 토큰 수는 1만4000개를 넘겼고 시가총액은 한때 10억 달러를 돌파하기도 했다. OKX, 비트겟, 바이낸스 등 각종 글로벌 가상자산 거래소들도 BRC-20 및 오디널스를 지원할 채비를 꾸리고 있다.

0.1달러에서 시작한 최초의 BRC-20 토큰 '오르디(ORDI)'는 크립토닷컴, 게이트아이오 등 중앙화거래소에 상장되면서 최고 30달러까지 폭등하기도 했다.
포 필러스의 공동창립자이자 리서처로 활동하고 있는 '100y'는 "초창기 PC에는 텍스트로만 이루어진 게임이 있었던 것처럼 앞으로 텍스트로 굉장히 다양한 시도가 이어질 것"이라며 "BRC-20과 같은 시도들로 비트코인 네트워크 사용량이 늘어나고 수수료 보상이 높아지는 등 비트코인의 가치 제고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이더리움의 기본 토큰 표준인 ERC-20과는 다르게 BRC-20은 스마트컨트랙트를 지원하지 않는 비트코인 블록체인의 특성으로 인해 다른 프로토콜, 응용 프로그램과의 상호작용 및 금융 상품 등 실질적으로 사용되는 토큰의 프로그래밍이 불가능하다.
단지 텍스트로 발행되고 다루어지는 BRC-20의 열풍이 오래가지는 못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아무런 활용 가치가 없는 밈코인 투성이인 BRC-20이 ERC-20과 같은 토큰 표준으로 자리 잡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이다. 실제로 한때 10억 달러를 돌파했던 BRC-20 토큰의 시총은 현재 5억 달러대로 내려가는 등 하락세를 심화하고 있다.
샘슨 모우(Samson Mow) 전 블록스트림 CSO는 비트코인 오디널스와 BRC-20이 지속 불가능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최근 코인텔레그래프와의 인터뷰를 통해 "BRC-20과 같은 기술을 단기적인 자금 수취 수단"이라며 "비트코인(BTC)의 대량 채택은 그림을 체인에 새길 수 있어서가 아닌 저장 기술 및 교환 수단으로서의 사용 사례 때문"이라고 말했다.
바이낸스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BRC-20 토큰은 쉽게 채굴할 수 있으며 아무런 가치가 없다. 사용자와 투자자는 관련 토큰에 투자하기 전 적절한 조사를 진행해야 한다"며 BRC-20 토큰 투자에 주의를 기울일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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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두현 블루밍비트 기자 cow5361@bloomingbit.i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