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KPGA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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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성재(25)가 '월드 클래스'다운 경기력을 펼치며 우승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임성재는 12일 경기 여주시 페럼클럽(파72)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우리금융챔피언십(총상금 15억원) 2라운드에서 버디 7개를 잡고 더블보기 1개, 보기 2개를 범했다. 이날 하루에만 3타를 줄인 그는 중간합계 4언더파 140타로 공동 8위로 경기를 마쳤다. 단독 선두 최진호(39)와는 5타 차이로, 전날 공동 24위에서 단숨에 16계단 뛰어올랐다.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 2승을 거둔 임성재는 한국 남자골프의 '간판'이다. 지난주 PGA투어 웰스파고 챔피언십을 마치고 곧바로 한국으로 향한 그는 시차에 적응할 새도 없이 곧바로 대회에 참가했다. 그가 코리안투어 대회에 출전한 것은 2019년 제네시스 챔피언십 이후 3년 7개월만이다.

1라운드를 1언더파로 마친 그는 이날 한결 가벼운 컨디션으로 경기에 나섰다. 초반에는 다소 고전했다. 첫 홀인 10번홀(파4)에서 스리퍼트를 쳐 보기를 범했고 13번홀(파4)에서는 더블보기를 기록했다.
하지만 후반에 접어들면서 제 페이스를 찾았다. 1번홀(파4)을 시작으로 후반에만 버디 5개를 몰아쳤다. 퍼팅감이 살아나면서 버디 행진에 속도가 붙었다.

경기를 마친 뒤 임성재는 "초반 출발이 좋지 않았지만 최대한 점수를 줄이고자 하는 마음으로 차근차근 경기했다"며 "마무리가 좋아 3, 4라운드에 (우승) 경쟁을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사진=KPGA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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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1라운드에 이어 이날도 임성재를 보기 위해 많은 팬들이 대회장에 몰렸다. 임성재가 경기를 마치자 100여명의 팬들이 그의 사인을 받기 위해 긴 행렬을 이뤘다. 임성재 역시 팬들을 위해 준비했던 20분을 훌쩍 넘겨 그를 기다린 모든 팬들에게 사인을 해주며 '월드클래스'다운 매너를 선보였다.

그는 "(마지막으로 한국 대회에 나왔던) 4년 전에는 PGA 투어 루키였고, 지금은 5년 차에 접어들었다. ‘PGA 투어에서 꾸준히 잘하니까 한국에도 팬이 많이 생겼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사실 이렇게까지 많이 오실 줄 몰랐다. 여주가 경기도에서도 좀 먼 곳인데 많이 와주셔서 기분 좋고 뿌듯했다"고 환하게 웃었다. 이어 "후반부에 갤러리가 점점 몰려서 힘이 났다. 응원을 많이 해주셔서 그런지 버디도 많이 잡을 수 있었다"고 팬들에게 감사함을 전했다.

그는 '무빙데이'인 3라운드에서 본격적인 반격에 나설 예정이다. 임성재는 "PGA 투어에서도 3, 4라운드가 가장 중요하다. 한국도 마찬가지로 3라운드가 중요할 것 같다"며 "최대한 1등과 스코어를 좁혀놔야 마지막 날 경쟁할 수 있다. 격차가 많이 벌어지지 않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