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네이버가 공동으로 인공지능(AI) 반도체 개발에 나서고 있다. 세계적인 반도체 기업과 내로라하는 AI 기술 기업이 손을 잡으면 시너지를 확실히 낼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삼성전자와 네이버의 ‘동맹’이 더 끈끈해지는 모양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네이버는 공동 개발 중인 AI 반도체의 기술 검증을 최근 마쳤다. 이르면 오는 8월 프로그래밍이 가능한 칩을 만들어 본격 시험할 계획이다. 기존 그래픽처리장치(GPU) 대비 모델 크기는 10분의 1이면서 전력 효율성은 네 배 이상 높은 수준으로 알려졌다.

AI 반도체는 AI 서비스를 구현하기 위해 필요한 대규모 연산을 초고속·초저전력으로 실행하는 시스템 반도체다. AI에서 ‘핵심 두뇌’ 역할을 한다. 최근 챗GPT와 함께 AI 서비스 수요가 늘면서 AI 반도체의 존재감이 커지고 있다.

삼성전자와 네이버가 AI 반도체 동맹을 결성한 것은 지난해 12월이다. AI 반도체 솔루션 개발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고 실무 태스크포스(TF)를 출범시켰다. 더 효율적인 AI 반도체가 필요하다는 공통 목표가 맞아떨어지면서다. AI 반도체 시장은 엔비디아가 독식해왔다. 게임용 그래픽 반도체를 개발하다 AI 분야에서 빠르게 성장했다. 챗GPT 개발사인 오픈AI만 해도 개당 1만달러(약 1340만원)에 달하는 엔비디아의 ‘A100’ 1만 개를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는 두 회사가 내놓을 AI 반도체에 주목하고 있다. 이들이 전력 효율을 극대화하는 새로운 반도체 솔루션을 내놓는다면 업계 전반에 큰 변화가 생길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두 회사가 AI 반도체를 외부에 판매하며 새 수익원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AI 반도체 수요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AI 반도체 매출은 지난해 444억달러(약 59조원)에서 2026년 861억달러(약 116조원)로 두 배 가까이 증가할 전망이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