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드 맥킨지 보고서…"올해는 LNG 개발 프로젝트 빅사이클 진입 원년"
EU 각국 정부 주도로 천연가스 개발 지원…시추·개발 규제 완화 잇따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에 따른 전 세계 에너지 수급 불안으로 천연가스 확보를 위한 국가 간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올해가 글로벌 액화천연가스(LNG) 개발 프로젝트의 '빅사이클' 진입 원년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한국은 여전히 '걸음마'인데…글로벌 LNG 프로젝트 확대일로
15일 업계에 따르면 에너지·화학 컨설팅업체 우드 맥킨지는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오는 2030년까지 글로벌 LNG 공급량이 약 45% 가량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우드 맥킨지의 카테리나 필리펜코 글로벌 가스연구 수석 연구원은 "현재 LNG 붐 사이클의 초기 단계에 있다"며 "지난 2년 동안 78MMtpa(연간 백만미터톤) 규모의 LNG를 공급할 수 있는 새 프로젝트가 승인됐으며 2025년까지 추가로 약 90MMtpa가 공급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유럽 지역을 중심으로 신규 LNG 프로젝트를 위한 국가 차원의 다양한 정책 지원이 이어지고 있다.

그동안 재생에너지 중심의 에너지 전환에 주력해오며 화석연료인 LNG 사업개발에 소극적인 입장을 보여왔던 유럽연합(EU) 국가들이 태세 전환에 나서는 것이다.

이탈리아의 경우 자국 천연가스 생산량을 현재의 2배 수준인 6bcm(1bcm은 10억 입방미터)까지 늘리기 위해 아드리아해에서 시추·생산을 확대할 예정이다.

연안에서 12해리(약 22km) 이내 구역에 적용되던 각종 규제 조치도 완화하기로 했다.

이탈리아는 아프리카, 중동 지역까지 공급망을 다각화할 계획이다.

네덜란드도 북해 가스전 개발 관련 시추 효율성과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인허가 절차 간소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지난해 4월 자국 내 천연가스 생산 계획을 발표한 그리스는 육상 탐사정 시추를 추진 중이다.

대규모 LNG 터미널을 확충해 중남부 유럽의 천연가스 허브로 자리매김하기 위한 계획도 진행하고 있다.

한국은 여전히 '걸음마'인데…글로벌 LNG 프로젝트 확대일로
보고서는 에너지 안보 강화가 핵심 정책 과제로 떠오르면서 LNG 업스트림(원자재 채굴단계)에 대한 투자도 탄력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EU 회원국들은 부유식 LNG 터미널(FSRU)과 재기화(Regas) 터미널 등 LNG 사업 관련 제반 인프라 투자에도 박차를 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럽에서는 지난해에만 연간 약 23.2bcm 규모의 천연가스를 처리할 수 있는 신규 터미널이 상업 운전에 돌입했다.

현재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등에서 건설 중인 터미널 용량도 약 43bcm에 달한다.

유럽투자은행(EIB)과 유럽부흥개발은행(EBRD)은 최근 각종 LNG 관련 프로젝트에 대주단으로 참여하며 힘을 보태고 있다.

중장기적으로 이산화탄소 포집·저장(CCS) 등 탄소 저감 기술을 적용해 천연가스를 개발하게 되면 까다로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기준을 가진 유럽 투자기관 사이에서 매력적인 투자 대상으로 주목받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한국은 여전히 '걸음마'인데…글로벌 LNG 프로젝트 확대일로
반면 한국은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현실에도 과거 자원외교 실패 영향으로 여전히 '해외 자원개발은 적폐'라는 꼬리표가 붙어있다 보니 기업들의 해외 가스전 개발사업이 위축됐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기후환경 이슈에 진보적인 입장을 취해왔던 유럽마저 코로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을 거치며 에너지 자원 개발을 전폭적으로 확대하는 상황"이라며 "대표적인 자원 빈국인 우리나라도 천연가스 등 해외 자원개발 사업을 펼치는 기업들을 대상으로 맞춤형 정책을 지원할 때"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