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글로리 이도현 보러 왔어요"…싱가포르에 1만7000명 집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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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간 K-관광 상품 11억원 판매
“한국에서 여행할 때 유용한 영어 앱도 있을까요?”
지난 13일 싱가포르 외곽의 대형 커뮤니티 센터 ‘아워 템피니스 허브’ 중앙홀에 설치된 50여개의 부스들엔 한국 여행에 대해 묻는 현지인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지하철역 방향을 향한 주출입구에 위치한 메인 부스엔 한국 여행 관련 책자들을 가져가려는 사람들이 줄을 길게 늘어섰고, 중앙의 공연 무대에서 사물놀이가 시작되자 지나가던 사람들은 가던 길을 멈춘 채 공연을 지켜봤다.
이날 이곳 1층을 차지한 부스들은 ‘한국 여행박람회 2023’에 참여한 국내 및 현지 여행 관련 업체들이 마련했다. 전날부터 시작된 박람회엔 한국에 관심있는 싱가포르 현지인들이 몰려들었다. 현장에서 만난 한 싱가포르인은 “6월에 아이들 학교 방학이 시작되면 한국으로 여행을 갈 생각이었는데 한국 관광 박람회가 열린다고 해서 찾았다”며 “최근 싱가포르에서 한국은 가장 인기있는 여행지 중 하나”라고 말했다.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싱가포르에서 한국 여행 수요는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한국관광공사 ‘한국관광 데이터랩’에 따르면 지난해 11과 12월 한국을 찾은 싱가포인의 수는 각각 3만3212명과 5만711명으로 전체 방한 외래관광객의 8.4%를 차지했다. 같은 기간 싱가포르를 찾은 한국인 관광객 수는 11월 3만1627명, 12월 3만1811명이었다. 한국을 찾은 싱가포르인 관광객 수가 싱가포르를 찾은 한국인 관광객 수를 뛰어넘은 건 사상 처음이다. 싱가포르의 인구는 약 550만명으로 한국의 약 10분의 1 수준이다.
코로나19 이후 싱가포르인들의 한국 여행 트렌드는 크게 변화했다. 가족 단위 관광객이 늘었고, 서울·부산 등 대도시 중심의 관광에서 강원·제주 등 자연을 즐기는 여행으로 옮겨가는 추세다. 이날 사이클 투어를 전문으로 하는 한 현지 여행사 부스엔 ‘자전거 제주도 일주’ 투어 프로그램에 대해 문의하는 사람들이 넘쳐났다. 해당 여행사는 제주도 일주 투어 외에도 8일 간의 서울-부산 종주, 동해안-부산 자전거 종주 등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한국관광공사는 ‘K-웰니스 관광’이라는 이름의 별도 부스를 차리고 템플스테이·온천·명상 등 웰니스 관광을 찾는 현지인들을 겨냥했다. 현지 여행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싱가포르에선 엄청난 사이클 열풍이 불었다”며 “싱가포르와 비교해 장거리를 달릴 수 있는 한국에서 사이클을 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말했다.
이도현을 보기 위해 비행기를 타고 온 관광객들도 많았다. 싱가포르 뿐 아니라 인접 국가인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의 한류 팬들이 이도현을 보기 위해 현장을 찾았다. 이들이 개막 행사가 끝난 뒤 한국 여행 부스들을 찾으며 초반 흥행을 이끌었다. 박람회 개최 장소도 전략적이었다. 박람회가 개최된 템피니스 지역은 인구 26만여명이 거주하는 싱가포르 최대의 베드타운이다. 박람회 기획 단계에서 많은 현지 업체들은 도심부가 아닌 일종의 신도시인 템피니스 지역에서 여행 박람회를 개최하는 것에 대해 의문을 표했다. 하지만 결과는 이들의 예상과는 달랐다. 박람회가 개최된 아워 템피니스 허브는 쇼핑몰·관공서·스포츠 시설이 밀집한 일종의 커뮤니티 센터로 유동인구가 매우 많다. 템피니스 지역의 민족 구성이 중국계, 말레이계, 인도계 등 다양한 것도 장점이었다. 관광공사는 가족 단위 여행객들을 겨냥해 초등학생 이하 어린이들의 취향에 맞춘 프로그램들을 준비했다. 중앙 무대에서 열리는 상설 공연으로는 현지에서 인기가 많은 태권도를 전면에 내세웠다. 특히 각 지역의 대표 태권도 강사들을 공연자로 초청해 해당 학원을 다니는 학생과 학부모들이 박람회장을 찾게 했다. 한국에선 태권도 퍼포먼스 팀 ‘블랙닷’도 초청했다. 수학여행객 유치를 위해 각 학교의 수학여행 담당자들도 불렀다. 한국관광공사 싱가포르지사 관계자는 “가족 단위 여행객 유치를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했다”며 “뽀로로, 태권도 공연 등 문화교류의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싱가포르=송영찬 기자 0full@hankyung.com
지난 13일 싱가포르 외곽의 대형 커뮤니티 센터 ‘아워 템피니스 허브’ 중앙홀에 설치된 50여개의 부스들엔 한국 여행에 대해 묻는 현지인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지하철역 방향을 향한 주출입구에 위치한 메인 부스엔 한국 여행 관련 책자들을 가져가려는 사람들이 줄을 길게 늘어섰고, 중앙의 공연 무대에서 사물놀이가 시작되자 지나가던 사람들은 가던 길을 멈춘 채 공연을 지켜봤다.
이날 이곳 1층을 차지한 부스들은 ‘한국 여행박람회 2023’에 참여한 국내 및 현지 여행 관련 업체들이 마련했다. 전날부터 시작된 박람회엔 한국에 관심있는 싱가포르 현지인들이 몰려들었다. 현장에서 만난 한 싱가포르인은 “6월에 아이들 학교 방학이 시작되면 한국으로 여행을 갈 생각이었는데 한국 관광 박람회가 열린다고 해서 찾았다”며 “최근 싱가포르에서 한국은 가장 인기있는 여행지 중 하나”라고 말했다.
한류 인기에 K-관광 수요 폭발한 싱가포르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공동 주최한 한국 여행박람회가 지난 14일 사흘 간의 일정을 끝으로 성황리에 종료됐다. 사흘 간 약 12만명의 싱가포르 현지인들이 박람회를 찾았다. 관광공사에 따르면 이번 행사 기간 동안 판매된 한국 여행 상품의 총 액수는 11억원에 달한다.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싱가포르에서 한국 여행 수요는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한국관광공사 ‘한국관광 데이터랩’에 따르면 지난해 11과 12월 한국을 찾은 싱가포인의 수는 각각 3만3212명과 5만711명으로 전체 방한 외래관광객의 8.4%를 차지했다. 같은 기간 싱가포르를 찾은 한국인 관광객 수는 11월 3만1627명, 12월 3만1811명이었다. 한국을 찾은 싱가포르인 관광객 수가 싱가포르를 찾은 한국인 관광객 수를 뛰어넘은 건 사상 처음이다. 싱가포르의 인구는 약 550만명으로 한국의 약 10분의 1 수준이다.
코로나19 이후 싱가포르인들의 한국 여행 트렌드는 크게 변화했다. 가족 단위 관광객이 늘었고, 서울·부산 등 대도시 중심의 관광에서 강원·제주 등 자연을 즐기는 여행으로 옮겨가는 추세다. 이날 사이클 투어를 전문으로 하는 한 현지 여행사 부스엔 ‘자전거 제주도 일주’ 투어 프로그램에 대해 문의하는 사람들이 넘쳐났다. 해당 여행사는 제주도 일주 투어 외에도 8일 간의 서울-부산 종주, 동해안-부산 자전거 종주 등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한국관광공사는 ‘K-웰니스 관광’이라는 이름의 별도 부스를 차리고 템플스테이·온천·명상 등 웰니스 관광을 찾는 현지인들을 겨냥했다. 현지 여행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싱가포르에선 엄청난 사이클 열풍이 불었다”며 “싱가포르와 비교해 장거리를 달릴 수 있는 한국에서 사이클을 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말했다.
'신도시+이도현' 전략 대성공
이번 한국 여행박람회의 성공엔 관광공사의 전략적 판단도 기여했다. 관광공사는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첫날인 지난 13일 오전 개막 행사에 배우 이도현을 초청했다. 최근 넷플릭스 시리즈 '더 글로리'로 동남아시아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이도현을 초청한 효과는 컸다. 오전 개막 행사에만 아워 템피니스 허브 측 추산 1만7000명이 넘는 관광객이 현장을 찾았다.이도현을 보기 위해 비행기를 타고 온 관광객들도 많았다. 싱가포르 뿐 아니라 인접 국가인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의 한류 팬들이 이도현을 보기 위해 현장을 찾았다. 이들이 개막 행사가 끝난 뒤 한국 여행 부스들을 찾으며 초반 흥행을 이끌었다. 박람회 개최 장소도 전략적이었다. 박람회가 개최된 템피니스 지역은 인구 26만여명이 거주하는 싱가포르 최대의 베드타운이다. 박람회 기획 단계에서 많은 현지 업체들은 도심부가 아닌 일종의 신도시인 템피니스 지역에서 여행 박람회를 개최하는 것에 대해 의문을 표했다. 하지만 결과는 이들의 예상과는 달랐다. 박람회가 개최된 아워 템피니스 허브는 쇼핑몰·관공서·스포츠 시설이 밀집한 일종의 커뮤니티 센터로 유동인구가 매우 많다. 템피니스 지역의 민족 구성이 중국계, 말레이계, 인도계 등 다양한 것도 장점이었다. 관광공사는 가족 단위 여행객들을 겨냥해 초등학생 이하 어린이들의 취향에 맞춘 프로그램들을 준비했다. 중앙 무대에서 열리는 상설 공연으로는 현지에서 인기가 많은 태권도를 전면에 내세웠다. 특히 각 지역의 대표 태권도 강사들을 공연자로 초청해 해당 학원을 다니는 학생과 학부모들이 박람회장을 찾게 했다. 한국에선 태권도 퍼포먼스 팀 ‘블랙닷’도 초청했다. 수학여행객 유치를 위해 각 학교의 수학여행 담당자들도 불렀다. 한국관광공사 싱가포르지사 관계자는 “가족 단위 여행객 유치를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했다”며 “뽀로로, 태권도 공연 등 문화교류의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싱가포르=송영찬 기자 0fu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