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 1호 가수' 이현, 미드낫 명의로 신곡 발표
AI 기술로 6개국어로 노래 발표…남→녀 목소리 전환도
인공지능(AI) 기술의 도움을 받아 가수가 스페인어와 베트남어 등 모국어가 아닌 생소한 외국어 발음도 자연스럽게 구사해 노래를 내는 시대가 도래했다.

하이브는 15일 가수 이현이 '미드낫'(MIDNATT) 명의로 새 디지털 싱글 '마스커레이드'(Masquerade)를 6개 국어로 발표했다고 밝혔다.

이는 방시혁 하이브 의장이 앞서 미국의 음악지 빌보드 매거진 4월호 인터뷰에서 "인공지능 기술이 하이브 다음 핵심 전략 중 하나"라고 언급한 '프로젝트 L'의 결과물이다.

소속사 빅히트뮤직의 신영재 대표는 이날 오후 서울 용산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 기술이 K팝 아티스트가 글로벌 음악 시장에서 활약하는 데 있어서 언어적 제약을 덜어주고, 궁극적으로 K팝이라는 장르가 글로벌 시장에서 가진 영향력을 확대해주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드낫은 새로운 도전을 맞아 "내 발라드를 많이 좋아해 주셨고, 이는 꽤 긴 시간 지금까지 음악을 하는 큰 힘이 됐다"면서도 "그것이 감사함에도 내 안에서는 또 다른 음악적 시도를 해보고 싶다는 욕구가 강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최근 데뷔한 신인을 '5세대 아이돌'로 부르던데, 5세대의 선두 주자 미드낫으로 불리면 좋을 것 같다"고 너스레도 떨었다.

'마스커레이드'는 리듬감 있는 일렉트로닉 기타와 복고풍 사운드가 돋보이는 신스웨이브 장르의 노래다.

이 노래는 한국어와 영어는 물론 일본어, 중국어, 스페인어, 베트남어 등 6개 국어로 발표됐다.

한 음원이 이렇게 여러 언어로 동시에 출시된 것은 세계 최초라고 하이브는 설명했다.

하이브는 이번 미드낫 프로젝트에 올해 초 인수한 AI 오디오 기업 수퍼톤의 다국어 발음 교정 기술과 보이스 디자이닝 기술을 적용했다.

다국어 발음 교정 기술은 가수가 부른 특정 언어를 자연스러운 발음으로 교정하고 구현하는 기술이다.

별도 섭외한 6개국어 원어민이 내레이션 발음을 노래 박자에 맞춰 데이터로 녹음하고, 이를 미드낫이 부른 각각의 외국어 버전 노래에 적용하는 방식이다.

하이브는 "내레이터의 음성 데이터에서 발음과 강세 등의 요소만 가져와 적용함으로써 아티스트의 음색과 음정 등 가창 스타일과 음악적 표현을 훼손하지 않고 외국어 발음만 자연스럽게 교정할 수 있게 됐다"고 소개했다.

보이스 디자이닝 기술은 새로운 음색의 목소리를 구현하는 기술이다.

하이브는 이 기술로 이현의 목소리를 토대로 '마스커레이드' 중간 구간의 여성 목소리를 구현해냈다.

여성 음색을 미드낫이 직접 부른 구간에 합성해 고유한 가창 스타일을 보전하면서도 여성 음색을 표현해내는 데 성공했다.

이 기술로 콘서트 현장에서 미드낫이 라이브로 노래를 하면 관객에게는 해당 파트가 실시간 여성의 목소리로 들릴 수 있다고 하이브는 전했다.

이 밖에 '마스커레이드' 뮤직비디오에는 가상 공간을 표현하는 XR(확장현실) 기술이 적용됐다.

이 프로젝트를 이끈 하이브의 인터랙티브 솔루션 자회사 하이브 IM 정우용 대표는 "미드낫 외에도 하이브 레이블즈 소속 다양한 아티스트와 여러 기술 스타트업과의 협업에 대해 열린 마음으로 검토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