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최강욱(왼쪽), 김남국 의원. /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최강욱(왼쪽), 김남국 의원. / 사진=연합뉴스
최강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해 온라인 화상회의에서 성희롱성 발언을 했다는 의혹으로 중징계를 앞둔 가운데, 성희롱성 발언이 아닌 '짤짤이'(동전으로 하는 도박)였다는 최 의원의 해명이 사실일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최근 거액의 암호화폐(코인) 투자 및 보유 논란에 휩싸인 김남국 의원의 코인 투자 사실을 그가 알고 있었고, 이를 덮어주고자 오해를 오롯이 뒤집어썼다는 취지다.

오마이뉴스 소속 A 기자는 최근 페이스북에 지난해 저서 집필 과정에서 최 의원을 만나 인터뷰한 내용을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최 의원은 당시 인터뷰에서 '짤짤이' 논란에 대해 "회의가 늦어지는 상황에서 김 의원과의 대화에서 시작된 사건이지 않느냐"며 "김남국이 재테크에 관심이 많아서 코인 투자를 했는데, 코인값이 올랐다고 자랑할 때도 있고 자기 것은 다 팔았는데 다른 사람 것은 더 올라서 속상하다는 얘기도 했다"고 했다.

최 의원은 또 "그날 온라인 회의에서 사람들이 빨리 안 들어오는 상황에서 김남국도 고정 화면을 띄우고 얼굴을 안 비쳤다. 그 순간 마침 코인이 생각났다"며 "코인 투자하면서 동시에 회의에 집중하기 어려울 것 아니냐. 그래서 '너까지 왜 그러냐? 지금 짤짤이 하는 거냐'고 말한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내가 이 얘기를 밖에 해버리면 안 그래도 코인 투자에 대한 이미지가 안 좋은데, 논란의 불똥이 김남국으로 튈 것 아니냐"며 "나 살겠다고 차마 그 얘기까지는 못 하겠더라"고 덧붙였다. 본인의 발언이 왜곡돼 오해받았는데도, 김 의원을 보호하기 위해 누명을 뒤집어썼다는 취지다. 이 인터뷰 내용을 공개한 A 기자는 "김남국의 코인 투자가 더 이상 비밀이 아니니 김남국을 배려해 이 얘기를 더 이상 안 할 이유가 없다"고 했다.
가상자산(암호화폐) 이상 거래 의혹 논란에 자진탈당을 선언한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의원실로 출근하고 있다. / 사진=뉴스1
가상자산(암호화폐) 이상 거래 의혹 논란에 자진탈당을 선언한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의원실로 출근하고 있다. / 사진=뉴스1
앞서 최 의원은 지난해 4월 28일 김 의원을 비롯한 남녀 보좌진들과 온라인 화상회의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김 의원이 카메라를 켜지 않자 성적인 행위를 상징하는 'XXX를 하느라 그런 것 아니냐'는 말을 했다는 의혹에 휩싸인 바 있다. 민주당 윤리심판원은 최 의원에게 당원권 정지 6개월의 징계를 내렸지만, 재심을 청구하면서 아직 징계는 이뤄지지 않았다. 이때 해명 과정에서 불거진 게 이른바 '짤짤이 논란'으로, 좀처럼 납득이 어렵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김 의원은 지난 14일 거액의 코인 투자 논란이 불거진 지 9일 만에 민주당에서 탈당했다. 그는 "무소속 의원으로 부당한 정치 공세에 맞서 진실을 밝혀내겠다"며 "사랑하는 민주당을 잠시 떠난다"고 했다. 일각에서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윤리감찰을 긴급 지시하자 탈당으로 '선수'를 쳤다는 평가가 나온다. 민주당 지도부는 당헌·당규에 따라 탈당자에 대한 징계는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논란의 중심에 선 김 의원은 15일 김어준 씨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김어준의 뉴스공장 겸손은 힘들다'에 출연해 수사기관이 윤석열 정부의 국면 전환을 위해 자신의 거래 내역을 고의로 언론에 유출했다고 주장했다. 또 국회 상임위원회 도중 코인 거래를 한 의혹은 사실이라고 인정하면서도 '에어드롭'(무상 지급), 미공개 정보 이용 의혹 등은 강력하게 부인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